꼭 피해야 할 ‘여성의 날’ 선물 리스트

2017년 3월 8일 주영은, Russia포커스
고심 끝에 준비한 선물이 먼지 가득한 창고 안에 버려지지 않기 위한 여성의 날 선물 블랙리스트.

사진제공: Vostock-Photo사진제공: Vostock-Photo다가오는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다. 러시아에서 이 날은 연중 단연 중요한 날로 손꼽힌다. 여성의 날이 다가오면 온 시내가 축제 분위기로 활기를 띤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날에는 모든 여성들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선물을 준다. 꽃과 초콜릿 선물이 보통이지만 요즘에는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러시아 남성들은 여성의 날이 다가올 수록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을 위해 선물 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고심끝에 고른 선물이 사실 ‘그녀’의 마음에 들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5%의 러시아 남성들이 여성의 날에 장미를 선물하면 상대가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으나, 사실 여성들은 이 날 튤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의 날을 위한 적당한 선물을 고르는 것은 남성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러시아에서는 일년 중 여성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인 만큼 선물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날 러시아 여성들이 선호하지 않는 선물은 어떤 것인지 Russia포커스에서 살펴보았다.

상대방의 사이즈와 취향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피하는 편이 낫다. 특히 사이즈는 여성들에게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면 안 주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사이즈와 상관없는 목도리나 머플러의 경우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목도리를 선물하면 이별할 수도 있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연인에게 구두를 선물하면 떠나간다는 한국의 미신과 비슷하다. 미신은 믿는 사람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가전 제품

요즘에는 청소기, 식기 세척기, 전자레인지 등과 같은 가전제품도 많이 선물한다. 집안에 정말 필요한 물건이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꼭 3월 8일에 이와 같은 청소 제품들을 선물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3월 8일은 일년 중 여성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중 하나다. 여성으로서 축하를 받고 싶은 날이지 가정주부라는 점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날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저렴한 액세서리

액세서리는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다. 하지만 싼 액세서리를 선물하면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액세서리는 오히려 러시아에서는 여성들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렴한 액세서리를 보다는 로맨틱한 저녁식사나 꽃다발을 훨씬 더 선호한다. 그래도 꼭 액세서리를 선물하고 싶다면 한번 쯤은 들어본 브랜드 혹은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제품으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케이크

중요한 날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케이크다.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케이크 하나 만으로도 큰 선물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선물이라기 보다는 좋은 날 같이 나눠먹는 디저트에 더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여성의 날로 기념하고 싶다면 케이크보다는 다른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 더욱이 상대가 혹시라도 다이어트 중이라면 케이크 선물은 상대에 대한 무관심을 증명해보일 뿐이다.

미용제품

여성의 날에 화장품이나 바디워시와 같은 미용제품을 선물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본인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선물을 받은 여성은 ‘내 화장이 이상한가?’ 혹은 ‘내 향이 별로인가?’와 같은 생각으로 밤새 잠을 못 이룰 수도 있다. 화장품 선물이 러시아에서는 여성의 외모를 지적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바디워시, 데오드란트와 같은 선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트니스 기구나, 헬스 이용권과 같은 선물도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모든 선물에 대해 이처럼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선물 받은 말의 이는 살펴보지 말라 (Дарёному коню в зубы не смотрят)’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받은 선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러시아에서도 예의가 아니다. 그렇다면 유독 여성의 날 선물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여성의 날’ 자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여성의 날을 기념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의 날 선물에 대해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여성의 날은 공식적인 휴무일로 지정될 만큼 소비에트 시대를 거쳐 굳어진 중요한 날이다. 3월 8일 만큼은 여성으로서 존중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선물에도 그만큼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위 리스트만 보면 여성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는 것이 어쩌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도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여성의 날을 위한 선물은 너무나도 쉽게 이미 정해져 있다. 꽃, 분위기 좋은 저녁식사, 그리고 관심.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고 원하는 선물은 사실 바로 이 세가지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선물 종류가 다양해지고 폭이 넓어졌다 하더라도 선물보다는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과 사랑이 더 의미있다는 점은 아직까지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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