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반도-유럽' 물류 연계 희망 버리지 않는 이유

알렉산드르 그랴제프/리아노보스티
가까운 장래에 한국이 3자간 물류 프로젝트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됐다면 한국으로서는 석탄 수입과 대유럽 상품 수출 비용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Russia포커스가 만난 러시아 한국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의 3자 물류 프로젝트 중단 선언으로 러시아가 입게 될 피해가 얼마나 될 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현 상황에 정통한 러시아 한국학자들이 본지에 밝혀왔다.

한국의 현대상선, 한국철도공사, POSCO 3사로 구성된 콘소시엄은 2015년 12월 이미 저금리로 1천억 원을 대출받기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였다. 이 자금은 러·북 합작법인 ‘라선콘트랜스(RasonConTrans)’의 러시아 지분 70% 중 49%를 매입하기 위한 것이다(북한 지분은 30%). 하산-라진 철도 및 라진항 하역터미널이 ‘라진콘트랜스’ 소유다.

현 상황에 대해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의 한국학자 류드밀라 자하로바는 북한의 위성 발사 및 핵실험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판단컨대 한국이 2018년 전에, 즉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에는 이 프로젝트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불참한다면 하산-라진 철도의 전면 가동은 불가능한 일이 된다. 3국은 이 철도를 통해 연 5백만 톤의 석탄을 한국으로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한국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프로젝트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 철도를 이용해 시베리아산 석탄을 중국을 필두로 한 아태지역 국가들에 계속 공급할 것이다. 현재 라진항 물동량의 약 75%가 중국으로 가는 것으로 작년 한 해 이를 통해 중국으로 공급된 석탄은 150만여 톤에 달한다.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철도공사(РЖД)는 하산-라진 철도에 약 3억 달러를 투자했다. 류드밀라 자하로바의 말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러·북이 함께 추진한 ‘상업적’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일뿐 아니라 상당 부분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00년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한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한반도종단철도(TKR) 사업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하산-라진 철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면, TKR은 다른 누구보다 한국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고 거기에 더해 “한반도의 정세 안정”에 기여함으로써 “북한 경제의 개방과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 있어 이 프로젝트는 남북한과 함께 철도(하산-라진 철도가 그 일부), 가스 및 전력연계망 사업 등 다양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북한 간의 지속적인 마찰로 한국 정부는 동 프로젝트에 대한 유의미한 규모의 참가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한국의 유럽행 컨테이너 운송을 위해 건설된 하산-라진 철도는 러시아산 석탄 수출 용도로 개조해야 했고 한국 기업들의 ‘라선콘트랜스’ 지분 참여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 와중에 북한이 광명성4호를 발사했고 러시아의 기대는 무산되었다.

한편, 류드밀라 자하로바는 하산-라진 철도를 이용하여 러시아산 석탄을 공급받는 경우 한국 소비자들은 운송 시간의 10~15%, 그리고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한국 언론에서도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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