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러시아 여성들은 여전히 모피코트를 입을까?

알렉세이 쿠덴코/ 리아노보스티
에바 호프만은 21세의 네덜란드 기자이며 슬라브학과 학생으로 러시아어와 문화를 깊이 공부한다. 러시아에 대해 더 많이 배우기 위해 현재 모스크바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 그녀는 매일 러시아 문화의 새로운 양상을 목격한다. 즉, 그녀가 보기에 새로운 것들 말이다.

처음으로 겨울의 모스크바 거리를 걸으며, 나는 곧 겨울동화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부츠 아래에서 뽀드득 거리는 두껍게 쌓인 눈, 도시의 광장 도처에 있는 아이스링크에 비치는 장식 조명, 주위 공원 벤치에 새로 내려 쌓이는, 마치 슈가파우더 같은 눈송이 층.

이 겨울 동화나라에서 갈 길을 가는 동안, 나는 매우 특이한 무엇을 보았다. 이전에는 결코 그렇게 많은 숫자로 본 적이 없는 무엇. 이들은 주로 여성이었는데, 바로 전체가 모피인 코트를 입고 걷는 여자들이었다.

나는 그 여자들을 지나치며 그들은 분명 자기가 영화배우라고 상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화려한 모피를 사 입을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영화배우들뿐이었으니까. 그러나 모스크바는 할리우드가 아니고, 그런 코트가 너무 흔하게 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따라가는 것을 그만 뒀다.

주위를 둘러봐요. 여기는 러시아에요.

옴스크 시. 사진제공: 알렉세이 말갑코/ 리아노보스티옴스크 시. 사진제공: 알렉세이 말갑코/ 리아노보스티

약간의 조사를 거친 후, 나는 러시아인과 모피코트에 관해 이미 수많은 농담이 만들어져 있음을 알게 됐다. ‘러시아에선 모든 것이 놀랍다. 심지어 코트를 벗은 데이트 상대의 모습도’ 같은 농담들이다. 한 러시아 농담에 따르면, 러시아 여자들은 신장 두 쪽을 가진 멀쩡한 남자가 자기 부인에게 새 모피코트를 사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냥 신장 한 쪽을 팔아버리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내게는 새로울지 몰라도 러시아인들에게 모피를 입는다는 것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이다. 러시아인들은 수세기 동안 입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했다. 왜 모피코트는 여전히 그렇게 인기가 높을까? 내가 방문한 어떤 나라보다도 더? 나는 모피코트 소유자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모스크바 출신의 22세 여성 다리야 팔은 “간단히 말해 모피코트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떤 코트보다도 추위로부터 나를 잘 보호해줘요. 내 모피는 엄마의 선물이죠. 러시아 여자들은 다 하나씩 있어요. 왜 입냐고요? 주위를 둘러봐요. 여기는 러시아에요”라고 당당하다.

전통

심페로폴 시애서의 폭설. 사지제공: 막스 베트로프/ 리아노보스티심페로폴 시애서의 폭설. 사지제공: 막스 베트로프/ 리아노보스티

“이런 코트를 갖는 것은 러시아 여자들에게 전통이 됐어요. 우리를 추위로부터 보호해 주니까요.” 모스크바 출신의 56세 여성 알라 알레비나가 말한다. 그녀는 항상 모피코트가 갖고 싶었지만, 좋은 것을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다. 2년 전 드디어 늘 꿈꿔 왔던 무릎 길이의 검은색 모피코트를 살 만큼 돈을 모았다. 그녀는 “이렇게 따뜻했던 적은 없었어요”라고 말한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 동물권리활동가 집단들이 모피산업 반대 운동을 했지만, 알레비나는 추위 때문에 의류에 모피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인들은 원래 기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모피코트를 입었어요. 단지 멋져서가 아니에요...사실 멋있어 보이긴 하지만.”

다운 코트와 파카가 모피를 완전히 대체한 사례들도 있지만, 겨울에는 자신의 하프 모피코트를 믿는 38세 여성 줄리아 주라블로바의 경우는 아니다. “일반적인 코트를 입을 때는 얼어버리지 않기 위해 아주 따뜻한 옷을 안에 입어야 해요. 하지만 내 모피코트를 입으면 안에 T셔츠만 입고 외출해도 따뜻해요. 잘 관리하면 모피코트는 10년 정도는 입어요. 장기적으로 보면 10년에 한 번씩 모피코트를 사는 게 2년에 한 번씩 파카를 사는 것보다 저렴해요.”

아무도 이런 코트는 없어요

일부 러시아 웹사이트와 일리야 바를라모프 같은 블로거들은 러시아 여성에게 자기의 코트와 같은 코트를 입은 사람과 나란히 있게 되는 것보다 당황스러운 일은 없다고 농담 삼아 말한다. 좀 과장 같기는 하지만, 모피코트는 모든 종류의 천, 스타일, 길이와 색깔을 가질 수 있다.

모스크바에 사는 30세 여성 베라 콜레스니코바는 이렇게 설명한다. “제 코트는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었어요. 소매가 짧은 코트를 사서 밑에 가죽 소매를 달았죠. 이런 코트는 누구에게도 없어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모피코트의 가격은 거의 모피 타입에 좌우된다. “러시아에서 모피코트가 부자와 유명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고급스러운 것은 꽤 비쌀 수 있어요. 영화배우와 엄청난 부자들은 흑담비 모피를 입죠.”

비록 흑담비 모피는 아무나 가질 수 없다지만, 어떤 여성들에게는 보통의 모피코트를 갖는 것만 해도 너무나 매력적인 일로 보인다. 모스크바 출신의 17세 소녀 줄리아는 “아직 내 모피코트가 없어서 너무 추운 날에는 엄마의 모피코트를 입어요. 더 커서 스무 살 정도 되면 내 코트를 사고 싶어요. 현대적인 베이지 색 코트로요. 코트를 입은 내 모습은 정말 멋질 거에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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