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기업 4곳이 어떻게 세계 10대 에너지 대기업에 포함됐나?

 "가즈프롬" 알렉세이 밀러 사장과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사장

"가즈프롬" 알렉세이 밀러 사장과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사장

로이터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루블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달러 표시 지출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기업의 이익이 대폭 늘어 세계 에너지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S&P Global Platts가 지난 9월 19일 발표한 평가 순위에 따르면, 러시아 가스 독점 기업인 국영 ‘가스프롬’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에너지 대기업 상위 3위에 포함됐다.

1위와 2위는 각각 미국의 엑손모빌과 한국전력공사가 차지했다. 지난 1년간 ‘가스프롬’은 43위에서 3위로 단숨에 40계단을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가스프롬’은 매출에서 세계 9위를 차지했고 순이익에서는 엑손모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전력공사가 이익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알렉세이 롯산알렉세이 롯산

이 밖에도 세계 에너지 대기업 상위 10위에 국영 ‘로스네프티’, 민영 ‘루코일’과 ‘수르구트네프테가스’ 등 러시아 기업 세 곳이 더 포함됐다.

TeleTrade 그룹의 알렉산드르 예고로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총 자산 50억 달러 이상인 기업들이 포함되는 Platts 평가 순위는 자산 규모와 매출액, 순이익, 자본 회수율(ROIC) 등 4가지 지표를 고려해 작성된다”며 “따라서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평가의 적법성과 객관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피남’의 전문가 애널리스트 알렉세이 칼라체프는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S&P Global Platts는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와 함께 세계 석유 및 석유 제품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개 평가 기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주요 원인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가스프롬’은 환 손실을 겪었을 뿐 아니라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도 급락하면서 부채 상환과 신용 한도 연장이 어렵게 돼 에너지 대기업 상위 10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가스프롬’은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것을 얻었다. 루블화 가치 하락이 ‘가스프롬’의 국내 지출비를 줄여줬기 때문이다.

다른 러시아 석유 기업들도 루블화 평가절하 덕에 세계 에너지 대기업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루코일’은 13위에서 6위로, ‘로스네프티’는 10에서 7위로, ‘수르구트네프테가스’는 12위에서 9위로 뛰어 올랐다. 이와 함께 자본 회수율 20%를 기록한 ‘수르구트네프테가스’는 41%인 인도 석탄공사 Coal India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알렉세이 칼라체프는 “러시아 기업들의 높은 평가 순위는 주로 외화로 표시되는 높은 이익률 덕분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 석유가스 기업들은 루블화 평가 절하 덕분에 외국 경쟁사에 비해 상황이 유리하다. 이들 기업의 달러화 환산 국내 지출이 하락한 반면, 루블화 표시 지출은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프리덤 파이낸스’의 게오르기 바셴코 러시아 증권시장 거래부장은 “게대가 대기업들 중에서 ‘가스프롬’은 최소 부채 부담이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이전 기업이익)보다 낮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총 손실

이와는 반대로 대부분 세계 굴지의 석유 가스 대기업 순위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에 영향 받아 크게 악화됐다. 미국의 쉐브론과 코노코필립스, 영국-네덜란드 합작기업 쉘,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페트로차이나는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2015년 결산 결과 세계 에너지 대기업 28곳의 이익금 총합은 1393억 4천 만 달러에서 257억 3천 만 달러로 약 5.5배 급감했다. 이는 에너지 기업 평가가 시작된 2002년 이후 나온 지표 중에서 가장 낮은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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