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토라나 고원의 사화산 여행

안드레이 포드코르토프
서시베리아 처녀지의 협곡과 폭포, 시베리아큰뿔양

푸토라나 고원은 여행자들이 꿈꾸는 곳이다. 그곳의 천연보호구역은 '인간이 발을 들여놓지 않은' 곳이다. 헬기를 타고 내려다 보면, 평평한 툰드라의 늪 지대 한가운데로 산맥이 솟은 것을 볼 수 있는데, 크기가 가히 영국 만하다. 헬기로 푸토라나 고원에 처음 와 보는 사람들은 이 고원이 어찌 그리 평평할 수 있는지에 놀란다. 어떻게 평평한 지대가 형성된 것일까?

제1화: 고대 화산의 용암

사진제공: 안드레이 포드코르토프사진제공: 안드레이 포드코르토프

이 고원은 본래 화산이었다. 2억5000만 년 전 중앙시베리아 고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용암이 세차게 분출되었다. 용암의 흐름이 한 겹 두 겹 겹치고 식으며 현무암 층을 이루게 된 것이다. 수 백 만 년이 흐른 후 이곳에는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를 연상케 하는 깊은 협곡이 형성되어 갔다. 빙하, 급류가 잦은 강들, 청정수로 이루어진 호수들이 생겨났다. 북방의 토박이 민족인 에벤크족은 이 고원을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호수'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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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토라나 고원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 목록에 포함된다. 그 이유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광대하고 다양한 지형(а vast and diverse landscape of striking natural beauty. 유네스코 사이트의 문구), 그리고 타이가, 삼림툰드라, 툰드라, 심지어 북극 사막과 같은 생태계가 천연의 상태로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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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토라나 고원은 러시아에서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담수가 풍부하다. 여기엔 2만 5000 개 이상의 푸른 호수들이 있으며, 절벽에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가 수 백 개에 달하고 그 중 하나인 탈니코비 폭포는 러시아에서 가장 높고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443m)보다 높다(600m).

제2화: 절벽을 누비는 시베리아빅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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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토라나 시베리아 빅혼(큰뿔양)을 직접 목격하면 운이 좋은 것이고 그걸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행운이다. 시베리아빅혼을 근거리에서 몇 시간 계속 촬영한다는 것은······,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사진사 안드례이 포드코리토브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40kg 배낭을 메고 여행을 시작한 지 21일째. 눈잣나무 숲이다. 어디에도 길은 나 있지 않다. 모기들은 덤벼든다. '특수 극한 환경에서 사용한다'는 살충제조차 듣지 않는다”라고 안드레이는 기록했다. 그는 3주간 푸토라나 고원을 걸어서 여행했다. 시베리아빅혼을 비롯한 북방의 자연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였다.

사진제공: 안드레이 포드코르토프사진제공: 안드레이 포드코르토프

이 고원에서는 시베리아빅혼의 아종인 Ovis nivicola borealis가 1만 년에 걸쳐 고립 돼 살았다. 이 아종은 러시아 보호동물 리스트에 수록되어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짐승들의 서식 영역은 면적으로 따지면 아이슬란드 정도이지만 그중 28%만 천연보호구역으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빅토르 마타소프사진제공: 빅토르 마타소프

겨울에 푸토라나의 시베리아빅혼들은 강이나 숲 근처에서 서식한다. 여름엔 좀처럼 발길이 닿기 힘든 절벽의 수직면의 튀어나와 있는 바위들을 즐겨 찾는다. 그곳에서 늑대, 울버린, 불법 사냥꾼들을 피할 수 있다. 시베리아빅혼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한 이유가 이해가 갈 만하다. 개체 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그라마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 동물의 개체 수는 6000~6500마리 사이다.

제3화: 북쪽으로 향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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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토라나 고원은 수 백 년 동안 원주민들이나 러시아인 여행자들에게 발길이 닿기 힘든 북쪽의 요새와 같은 존재였다. 20세기 초 북극 탐험가 알렉산드르 민넨도르프와 러시아 학술아카데미 탐사단들이 에벤크족들과 함께 푸토라나 고원의 변방을 따라서만 여행했었다. 당시 현지인들의 민속적 특징을 기록하고 지리 조사를 했다.

이 고원은 제2차 세계 대전 후 노릴스크 인근 지역에서 구리·니켈 산지를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지도 상에 등장했다. 그 이후 이 지역에 대한 여행객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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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자연, 도보 여행이 바로 푸토라나에 가는 이유예요”라고, 2016년 여름 고고학 탐험을 위해 고원에서 66일을 보낸, 기자이자 여행가인 빅토리야 레파스가 말했다.

고원을 여행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투어 상품을 구입하여 푸토라나의 외곽 지역에 있는 관광 단지나 여행사에서 알선한 캠프장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민간 여행사에서 알선하는 1~2주 도보 여행이나 도보와 수상 교통 수단을 함께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보로 노릴스크까지 가서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 상품의 가격은 약 4만 루블(약 78만 원)이다. 푸토라나 천연보호구역에서 미리 통행 허가증을 받으면 도보 여행을 자율적으로도 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도보 여행을 마친 후에 여행사 직원이 당신을 픽업할 바로 그곳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 째는 부유한 여행자들에게 적합한 헬기 투어가 있다. 삼림 초소 숙박과 견학을 포함한 32시간 투어의 비용은 1인당 1만1000루블(21만 원)이다. 헬기 투어 비용은 개인별로 직접 항공사에 지불한다. 대규모 팀은 Mi-8 헬기를 타고 1시간 비행하는 데 총 약 15만루블(291만 원)이며, 4명으로 구성된 팀은 보다 작은 헬기를 이용하게 되므로 그 반 값 정도인 7만5000~9만 루블(145만~174만 원)을 낸다.

여행자들을 위한 조언

푸토라나 고원으로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곳이 자연 환경이 혹독하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기 겨울은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튼튼한 신발, 따뜻한 양말, 재킷, 모자, 우비가 여행의 필수품이다. 여름 여행의 또 하나 애로 사항은 우글거리는 모기다. 불편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물리는 것을 견디든지, 아니면 특수 모기장을 두르고 다녀야 한다. 사진사 안드레이 포드코리토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행 첫날, 연락책에게 모기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써 보내야 할지 오래 생각했어요. ‘여기 모기가 엄청 많아!’같은 말로는 실제로 어떤지를 알려주는 게 아니었죠. 나는 본래 모기를 먹지 않아요. 그렇지만 여행을 하면서 모기의 맛, 그들이 내는 아주 거슬리는 소음, 얼굴에 붙은 것을 문질러 떼고 난 후 나는 냄새에 익숙해져야만 했어요. 이동을 하면서 입으로 숨을 쉬면 모기들이 입 안으로 날아들곤 했죠. 하루 식사 정량이 450g인데, 모기들을 뱉어 내기가 그렇잖아요. 차나 죽을 끓이면 10, 20, 30마리의 모기가 들어가선 나오질 않았어요. 처음엔 건져 내려고 했지만, 곧 쓸데없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죠. 잠자리에 들기 전에 텐트를 어떻게 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해야 돼요.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모기들을 다 없애려면 고생 한번 제대로 해야 되죠.”

푸토라나 고원의 천연보호구역에 있는 쏘바치예 호수를 가상 여행해 보실 것을 권한다. 그러면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서 북방의 자연 환경도 견딜 각오가 돼 있는지를.

푸토라나 여행용품 from 키릴 움리힌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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