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내고 푸틴과 만날 수 있을까?

2017년 3월 2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IEF)을 방문한 플랜트 배관 퓨처파이프 산업(Future Pipe Industries) 포우와드 마흐주미( Mr. Fouad Makhzoumi), 프랑스 총리인 프랑수아 피용(Francois Fillon)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17년 3월 2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IEF)을 방문한 플랜트 배관 퓨처파이프 산업(Future Pipe Industries) 포우와드 마흐주미( Mr. Fouad Makhzoumi), 프랑스 총리인 프랑수아 피용(Francois Fillon)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러시아 전문가들은 프랑스 대통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이 사업가들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소문을 믿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비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는 돈을 받고 최고위급 정치인과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이 러시아와 관계된 스캔들의 한 가운데 놓였다. 프랑스의 ‘르 카나르 앙셰네(Le Canard enchaîné)’ 신문은 3월 21일 피용 후보가 돈을 받고 레바논 정유업계 거물 포아드 마크조미와 프랑스 석유가스회사 ‘토탈(Total)’의 회장 패트릭 파우야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피용(2007~2012년 프랑스 총리)이 자기 ‘고객들’로부터 5만 유로를 받고 2015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에서 러시아 대통령을 소개해 줬다.

파벨 살린 금융대학 정치학 연구센터 소장은 피용 대선후보가 로비스트 역할을 했을 수 있지만 2015년에 그가 국가의 공직에 있지 않았으므로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샬린 소장은 “현직에 있는 이들뿐 아니라 은퇴한 이들을 포함해 많은 권력기구 출신은 경력의 공백기에 비슷한 일을 하게 마련이다. A를 B와 연결해 주기 위해 인맥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본지에 말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런 경우 사업가가 만나고 싶어하는 인물-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은 소개를 대가로 돈이 지불됐다는 사실을 모른다.

살린 소장은 이것이 정상적인 관행이라고 확신한다.그는 “만남의 자리가 주선되는 유력 정치인이나 그 측근에게 만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이는 부패가 아니라 합법적인 로비”라며 “그러한 관행은 전 세계적이며 따라서 왜 피용과 푸틴 대통령의 경우에 스캔들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이는 현재 서방에는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일종의 정신병이 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5만 유로는 ‘푼돈’

피용 대선후보는 보도에 대해 ‘부끄러운 거짓말’이라 했다. 러시아 당국도 이번 보도를 회의적으로 본다. 예를 들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스캔들 보도가 위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공보실장은 “러시아 대통령과 사업가들의 모든 만남은 규정된 틀 내에서 이뤄지며 이 사안에서 중개인의 역할은 배제돼 있다”고 언급했다.

드미트리 오를로프 ‘정치경제커뮤니케이션스에이전시’ 소장은 중개 서비스 대가로 피용이 받았다는 금액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 생각에 이 이야기는 믿기 어려운데, 우선 금액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러시아 대통령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만남을 대가로 훨씬 더 큰 금액을 요구할 것이다”라고 본지에 말했다.

오를로프 사장은 또 “기업가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 틀 내에서 최고위급 정치인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면서 “합법적으로 등록하고, 신청비를 낸다. 작년의 경우 신청비는 29만 루블(약 5000 달러)였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현실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대가로 사업가가 중개인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식의 로비는 러시아에도 있다. 지자체 의회는 로비를 통제하지 않는다(의회에 주기적으로 로비활동규제 법안이 제출되긴 하나, 통과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만남을 주선하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합법적이다.

파벨 톨스티흐 민관협력문제연구센터 소장은 ‘콤메르산트 FM’ 방송에서 “이러한 일은 법률회사와 비즈니스컨설턴트 등 전문 로비스트들이 맡고 있다”며 “만남 자체는 계약 체결을 의미하는 ‘케이크 위의 체리’ 보다 큰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로비스트의 주요 업무는 정치인이 사업가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설득하는 데 있으며 이때 정치인은 로비스트와 일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톨스티흐 소장은 “러시아에는 로비스트에 관한 법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사회에서 논의되지 않는다”고 고 말한다. 그의 가정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회사라면 고객을 푸틴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줄 수도 있다. 이러한 자리의 대가는 100만 달러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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