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트네프 러 부총리 “러시아 사업 제안에 한국측 무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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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EEF)를 일 주 일 여 앞두고 서울을 방문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를 Russia포커스·로시스카야가제타 서울 대표가 만나 표류하고 있는 러-한 무역·투자 관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지난 25일 개최된 제15차 러-한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의 주요 의제와 성과는 무엇인가.

“이번 공동위에서 우리는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공식 방한 때 도출된 합의의 법적 기반과 그 이행 결과를 점검하고 양국 협력의 경제적 결과를 검토했다. 그 밖에 공동 추진 중인 다수의 프로젝트들을 조속히 진척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공동위 개최 성과를 요약하자면, 양측은 과학, 관광 등 인문 분야에서의 협력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투자, 금융, 생산 등 경제 전 분야의 협력은 사실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찾자면 첫째, 석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 및 환율 변동과 관련하여 양국간 교역 규모가 상당히 축소됐다는 점, 둘째 터놓고 말하자면 우리측의 여러 제안에 (한국측은) 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서울. 사진제공=Tina Nelson, Russia포커스 특별기고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서울. 사진제공=Tina Nelson, Russia포커스 특별기고

-그렇다면 2016년의 양국 교역량이 늘어나겠나?

“정확한 전망을 하려면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자료가 불충분해 섣불리 전망을 하기 어렵다. 이는 한국 측이 일련의 사안에 대한 입장 결정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측의 결단이 없는 이상 이 분야에서의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양국간 투자 플랫폼이 2013년부터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생산 분야의 협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우리는 현지화 확대 및 극동 생산 기지 건설을 염두에 두고 협력을 진행했는데, 진척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산 육류의 한국 수출 문제는 한국 측의 심의 단계에 걸려 있다. 여기서도 우리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수산업 분야에서는 미미하나마 진전이 있다. 한국측은 수산물 가공 공장 건설 계획이 있다고 말했고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실질적으로 발전하려면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아시아 국가들 중 대러 투자 및 협력 규모에서 1위는 중국이며 일본, 싱가포르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은 10위권 밖이다.”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적으로는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걸림돌이 될 요인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 때문이다. 미국은 의미도 효과도 없는 대러 제재를 계속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로 다뤄야 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제 제재로 정치적 시각의 변화를 이끌어낸 경우는 없었다.”

-한국측이 관심을 보이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극동의 자원 외에 한국의 수요가 있는 품목이 있는가?

“우선 연해주 볼쇼이카멘 공업단지 건설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외에 세계적 수준의 한국 조선업계가 시장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홋카 광물비료 공장 건설에 한국 하청업체를 참여시키는 안도 있다. 한국의 건설 분야 대기업 경영진들을 만났는데 관련 제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다른 투자 제안들도 있다. 유일호 한국 경제부총리와의 25일 면담에서 사할린 스키 리조트 건설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제안했다. 트랙 길이 75km인 사할린 스키 리조트가 1년 반 후면 완공된다. 리프트, 도로, 송전라인 등 인프라는 전적으로 러시아가 맡는다.

이 사업은 리스크가 전무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을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극동은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므로 관광객들이 러시아식, 한국식, 일본식, 중국식 등 다양한 식당과 호텔을 선택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측의 호텔 건설 참여를 기대하는데 인프라가 구축된 상황에서 건설에 참여 한다면 한국측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9월 동방경제포럼에 한국측 인사는 누가 방문하나? 양국 기업간에 대형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은 있는지?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으로 초청으로 방문한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정상회담의 효과가 최고로 높다. 최종 결정이 대통령 선에서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박 대통령의 방문이 매우 중요하다.

금년 포럼에 참가하는 한국 재계 대표단 규모도 상당할 것이다. 지난해 포럼(제1회 동방경제포럼 2015년 9월 개최)에 참석했던 한국측 인사들 중에 새로운 회사 설립을 계획 중인 이들이 있다. 우리는 누구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물론 본격 작업은 포럼이 끝나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 24일 한국 재계 대표들과의 만났는데 그 중 한 명이 러시아에서의 실패담을 토로했다. 나는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추후 연락을 해달라, 걸림돌이 무엇이었는지 해결해 보자고 말했다. 러시아의 법을 잘 몰랐을 수도 있고 다른 원인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국 기업인들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힘껏 지원할 것이다. 동방경제포럼이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새로운 단계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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