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자금이 인플레이션 불러" vs "경제 활력 위해 양적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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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글라지예프 대통령 경제고문이 지난 10월3일 소치 국제투자 포럼에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통화 발행 확대를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경제부문에서 국가의 역할 증대를 적극 지지하는 인물이다.

세르게이 글라지예프 대통령 경제고문이 지난 10월3일 소치 국제투자 포럼에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통화 발행 확대를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경제부문에서 국가의 역할 증대를 적극 지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어 “(러시아 경제가 침체돼 있는) 현재 중앙은행이 적절하지 않은 정책을 취하고 있다. 모든 은행 대출업무의 지침이 되는 주요 지표인 기준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러시아 내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9월 11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1%대로 고정했다. 이는 기업이 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자릿수로 높게 유지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경제개발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12%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은 1990년대 말 이후 기록적인 수치다.

글라지예프는 고금리 환경에서 기업 내 유보자금이 바닥을 보이면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지 생산량을 확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러시아 내 생산자원이 제한된 게 아니라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도 된다. 모든 생산자원이 동원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통화 발행의 목적이 경제 혁신성을 높이는데 있다면 물가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들어 양적완화를 확대하고 있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있다며 모든 생산력이 가동되는 상태에서 유동성 공급을 늘릴 경우에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라 했다.

러시아 재무부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글라지예프의 이러한 주장에 반대의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특히 중앙은행 총재는 더 그렇다.

옐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와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장관과 1990년대 러시아 내 자유 개혁지침을 마련한 예고르 가이다르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이 두 사람은 국가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유동성 조절이라고 본다. 이들의 이론에 따르면 국가는 추가로 통화(루블화)를 발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석유 달러를 시장에서 회수해야 한다.

글라지예프는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고문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경제관을 견지하고 있다. 그의 입장은 러시아 정부의 관점과 현저하게 대비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로 간주되는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글라지예프의 의견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 이 밖에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와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과도 여러 차례 공개 토론을 벌였는데, 두 사람 모두 잉여 자금은 경제에 해롭고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통화 이론을 신봉하고 있다. 글라지예프와는 견해가 전혀 다르다.

그러나 글라지예프의 주장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기업인 권익 대표 옴부즈맨(러시아 내 사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직책)인 보리스 티토프는 “자금이 미래 사업에 확실하게 투자되고 외환시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도 괜찮다”고 주장한다.

“이 루블화 추가 발행으로 늘어난 유동성은 외환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없는게 러시아 경제 시스템이다. 특수 체계가 외환시장 내 발행한 돈의 사용을 제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은행의 운영부장이자 경제학자인 안드레이 클레파치는 “개혁 에 중앙은행의 책임 범위 변경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중앙은행을 비판한다. 그는 “중앙은행의 책임으로 국가화폐의 안정성 보장이라는 과제가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책임 범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었다. 특히 중앙은행이 경제발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반드시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실물경제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실상 러시아 GDP 추계는 잠재 GDP보다 낮다. 현재 발생하는 일들로 인해 러시아의 잠재 GDP가 떨어지고 있다. 즉 앞으로 경제발전 여건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은행이 투자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들도 다양하게 구사해야 한다며 일부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방안 등을 예로 들었다.

2015년 초 러시아 내 수입대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산업발전기금은 이미 낮은 금리로 기업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알렉세이 코미사로프 산업발전기금 대표는 연 5% 금리로 대출을 제공한다고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이는 러시아 내 인플레이션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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