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에서 레나 석주까지… 러시아 극동의 유네스코 유산들

새 연재기사에서 Russia포커스는 러시아 동쪽에서 서쪽까지 펼쳐져 있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들을 살펴본다. 유네스코(UNESCO, 유엔 교육문화기구)는 국제 협력을 통해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자 하는 유엔(UN)의 특별 기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연문화 랜드마크들을 보존하고려고 노력하고 있다.

캄차카 화산 (1996년 등재)

캄차카 불곰들. 남캄차카 보호구역 (사진제공=이고리 스필레노크)
캄차카 불곰들. 남캄차카 보호구역 (사진제공=이고리 스필레노크)

화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드디어 캄차카에 온 것을 알 수 있다. 캄차카 반도에 내렸을 때 다른 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형이 매우 다채로운데다 땅에서는 김이 피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캄차카는 화산들이 넓게 분포해 있으며(모두 합하면 약 300개 있다), 어쩌면 세계 최대의 활화산(29곳) 밀집 지역일지도 모른다. 화산과 빙하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태평양 연안을 끼고 있고 흑곰, 해달, 참수리 등 다양한 생물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는 캄차카는 지구상에서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

크로노츠키 국립자연보호구역 (사진제공=이고리 스필레노크)
크로노츠키 국립자연보호구역 (사진제공=이고리 스필레노크)

캄차카의 강과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연어 아목(亞目) 어류(연어, 송어, 곤들매기, 살기 등)로 가득 차 있으며 천연 온천들도 지척에 널려 있다. 캄차카를 방문한다면 여러분은 진심으로 '정말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내뱉게 될 것이다.

캄차카 가는 방법: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몇몇 시베리아 도시에서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행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다. 미국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 행 시즌 항공편도 있다.

시호테-알린(Сихотэ-Алинь) 산맥 (2001년 등재)

해안에서 멀지 않은 시호테-알린 산맥 아침 풍경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해안에서 멀지 않은 시호테-알린 산맥 아침 풍경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시호테-알린 산맥은 러시아의 두 지방(하바롭스크와 연해주)에 걸쳐 뻗어 있으며 1,900m 이상의 산 정상만 세 곳이나 된다. 블라디보스토크 동쪽에서 북쪽 방면으로 500마일 이상 솟아올라 있는 이 지역에는 순록과 우수리 불곰 같은 타이가의 대표 동물들이 아무르 표범, 아시아 흑곰 같은 아열대 기후 지역 동물들과 함께 섞여 서식하고 있다. 이 지역은 시베리아 호랑이와 호사비오리(붉은부리고방오리), 섬올빼미 같은 일부 멸종 위기종 서식지로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사진제공=유리 스미튜크)
(사진제공=유리 스미튜크)

러시아 탐험가 블라디미르 아르세니예프(В. Арсеньев)는 20세기 초에 이 지역을 두루 여행하고 나서 '데르수 우잘라' 등 몇 권의 책을 출판했다. '데르수 우잘라(Дерсу Узала)'는 아르세니예프가 동명의 원주민 사냥꾼과 몇 년간 함께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중에 일본의 구로사오 아키라 감독이 이를 각색해 찍은 영화는 1975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영화는 대부분 러시아 극동의 야생 자연 속에서 촬영됐다.

산 정산의 첫눈에 덮인 시베리아 난장이 소나무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산 정산의 첫눈에 덮인 시베리아 난장이 소나무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시호테-알린 가는 방법: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롭스크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다음에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다.

브란겔 섬 (Остров Врангеля, 2004년 등재)

브란겔 섬 자연보호구역과 이곳의 풍부한 야생은 북극을 데드존(불감대)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본토 사이의 추콧카 자치구의 북극권 지역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곳 자연보호구역은 산악 지형의 브란겔 섬과 근처의 게랄드 섬(Остров Геральд)으로 이루어져 있다.

브란겔 섬의 우에링 곶(мыс Уэринг) 모습 (사진제공=베이스만/리아 노보스티)
브란겔 섬의 우에링 곶(мыс Уэринг) 모습 (사진제공=베이스만/리아 노보스티)

이 지역은 대륙빙하들이 그린란드와 남극대륙에 도달했던 가장 최근의 빙하기 때까지 거의 자연 상태 그대로였다. 그 결과 이 섬들은 태평양 바다코끼리들의 서식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북극곰 동면 굴이 몰려 있는 등 엄청난 분포의 생물 다양성을 자랑한다. 또한 멕시코에서부터 찾아온 회색고래(귀신고래)와 100종 이상의 철새들의 임시 안식처가 되고 있다.

유빙에 올라가 있는 북극곰 (사진제공=알라미/레기언 메디아)
유빙에 올라가 있는 북극곰 (사진제공=알라미/레기언 메디아)

이곳은 매머드들을 살아 남게 해준 지구 최후의 장소였다. 마지막 매머드들은 약 4,000년 전에야 멸종됐는데, 현대 인류의 사냥술이 발달하고 기후변화가 지체되어 멸종됐을 가능성이 크다. 1976년 이후 이곳은 제한된 과학연구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수행할 수 없도록 금지됐다.

브란겔 섬 가는 방법: 헤리티지 익스페디션스(Heritage Expeditions) 같은 특별 여행사를 통해 갈 수 있다.

레나 석주 (Ленские столбы, 2012년 등재)

 

(사진제공=바딤 기펜레이터)
(사진제공=바딤 기펜레이터)

러시아에서 가장 최근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 가운데 하나인 레나 석주 국립공원은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에서 해마다 기후 변동이 일어났음을 입증해준다. 여름철 영상 최고 40도에서 겨울철 영하 최저 60도까지 오르내리는 기온 변화로 생성된 멋진 자연 암석층은 레나 강변을 따라 높이 100~300m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석주는 얼었다 녹았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모양이 울퉁불퉁해졌고 깊은 협곡으로 서로 분리됐다. 석주는 여러 층으로 쌓인 석회암과 이회암, 백운암, 점판암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과학자들이 거의 5억 년 전에 끝난 것으로 의견 일치를 보고 있는 암브리아기 화석도 발견됐다.

레나 석주 가는 방법: 야쿠츠크나 바이칼 호수에서 레나 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간다. 레나 강은 바이칼 호수 서쪽 10km 지점에서 시작되어 북극해로 나가는 도중 레나 석주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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