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가 강 연안의 고도(古都) 코스트로마

코스트로마. 도시를 가르는 강변 백사장에서 바라본 이파티예프 수도원 전경 (사진제공=리아노보스티)

코스트로마. 도시를 가르는 강변 백사장에서 바라본 이파티예프 수도원 전경 (사진제공=리아노보스티)

코스트로마는 러시아의 고도(古都) 가운데 하나로 모스크바에서 345km 떨어져 있다.

세르기예프 포사드, 로스토프, 야로슬라블, 수즈달, 블라디미르 등과 함께 코스트로마는 독보적인 건축물들과 문화, 역사 유적들이 보존돼 있는 고대 도시들을 하나로 잇는 이른바 '러시아의 황금고리(Золотое кольцо России)' 관광노선에 속한다.

코스트로마를 찾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모스크바-코스트로마 구간을 운행하는 야간열차가 모스크바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에서 매일 출발한다. 기차 여행 소요 시간은 약 7시간으로 터무니 없이 오래 걸린다는 느낌이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이보다 훨씬 더 편리하고 빨리 갈 수 있다. 자동차 여행은 (도로포장 상태가 좋기 때문에) 편안한 동시에 흥미롭기까지 하다. 모스크바에서 가까운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 몇 곳을 도중에 지나치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서 M8번 고속도로를 타고 코롤료프, 페레슬라블 잘레스키, 로스토프를 지나면 야로슬라블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다시 A11번 고속도로를 타면 최종 행선지까지 갈 수 있다.

코스트로마는 1152년 수즈달 공후 유리 돌고루키가 카잔 지역 불가리아인 땅으로 군사원정을 떠나면서 세웠다. 코스트로마를 둘러싼 상황은 오랫동안 좋지 않았다. 몽골-타타르족의 침략을 당했는가 하면 모스크바와 트베리 공국 간 전쟁 때는 약탈을 당했고, 15세기에는 여러 차례 화재를 겪었다. 상황은 17세기에 와서야 비로소 호전됐다. 이때 코스트로마는 거대한 수공업 중심지로 부상하며 가장 부유한 상업 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 지역 성상화가와 무두장이, 대장장이, 건축장인, 기타 자신의 일에 뛰어난 명인들의 빼어난 솜씨가 소문을 타고 전 루시로 퍼져 나갔다.

현재 코스트로마는 볼가 강을 끼고 있는 인구 약 27만 5천 명의 작은 지방 도시다. 하지만 코스트로마는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다. 지난 몇 년간 코스트로마는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의 여러 광장들을 정비하고 녹화사업을 실시했으며 유적들을 복원하는가 하면 새로운 호텔, 카페, 레스토랑이 생겨났다. 또 관광객들을 주 타겟층으로 하는 각종 시내 투어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코스트로마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최근 몇 년 들어 점점 더 늘고 있다. 사람들이 꼭 국경일과 휴일에만 이곳을 찾는 것도 아니다. 일부 열성 관광객은 코스트로마가 '황금고리' 도시들 중에서도 모스크바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당일치기로 모스크바에서 이곳까지 찾아온다. 언뜻 보기에 무모해 보이는 이런 시도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도시 코스트로마는 무엇보다도 건축 유적과 민속문화유산으로 유명하다.

도심의 수사닌 광장(Сусанинская площадь)에 가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황금고리' 도시들을 여행하면 으레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중세 러시아의 목조 건축물들이 아니라 18세기 고전주의 양식의 질서 정연한 건축물들이다. 복잡한 형태의 광장에는 군부대가 주둔했던 옛 수비대 건물, 황제 니콜라이 1세가 황태자 알렉산드르 2세를 데리고 코스트로마를 방문할 때마다 머무른 세르게이 보르쇼프(1754~1837) 장군의 저택, 수많은 아치 때문에 이탈리아 건축을 연상시키는 1773년 화재 이후 조성된 상업지구가 자리 잡고 있다. 광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1824~1827년 코스트로마현 지사의 지시로 건설된 화재 감시탑 건물이다. 질서 정연한 전면에 원주들이 서 있는 육중한 건물 위로 관측탑이 불쑥 솟아 있다. 이 건물은 동시대인들에게도 감탄의 대상이었다. 황제 니콜라이 1세는 코스트로마를 방문한 뒤 러시아 지방 최고의 소방서라는 영예를 안겨준 이 건물에 탄복해 마지 않았다고 한다.

코스트로마의 주요 정교회 관광명소로는 고대 러시아 건축 기념비인 성 삼위일체 이파티예프 수도원(Свято-Троицкий Ипатьевский монастырь )을 들 수 있다. 지금도 운영 중인 이 수도원은 타타르의 봉건영주인 체트(Чет)가 14세기에 자신의 병이 나은 것을 기념하여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그러나 학자들은 수도원이 이보다 전인 13세기 중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황금색 둥근 지붕 다섯 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삼위일체 사원이 흰 돌벽 뒷편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곳에는 정교회의 주요 성물 가운데 하나인 기적을 행하는 이파티예프 성모 성상(Ипатьевская икона Божией Матери)이 모셔져 있다. 러시아 전국에서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가 이 성상을 보려고 이곳을 찾는다.

코스트로마는 저녁 때 특히 아름답다. 광장들을 산책하고 명소들을 둘러보고 나면 반드시 유람선을 타봐야 한다. 볼가 강을 따라 흐르는 뱃전에서 바라보는 도시 야경과 붉은 노을은 황홀경을 자아낸다.

찾아가는 방법

자동차: 모스크바에서 M8번 고속도로를 타고 야로슬라블까지 갔다가 여기서 다시 A113번 고속도로를 타고 코스트로마까지 간다.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이다. 다차 시즌이 시작되면 교외로 가는 모든 도로가 엄청나게 막히기 때문에 그 전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

기차: 야간열차가 모스크바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에서 매일 출발한다. 4인 1실 쿠페의 편도 가격은 약 2천 루블이다.

숙박:

'아지무트(Azimut)' 호텔에서 묶을 수 있다. 더블 룸 가격은 약 3,500루블이다. 호텔에서 무료 와이파이와 레스토랑, 사우나, 회의실,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용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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