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동화의 나라,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키지 섬

키지 섬 유적은 러시아 북서부의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이며, 카렐리야 공화국 수도 페트로자보츠크 방문객들의 필수 문화관광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사진제공=strana.ru)

키지 섬 유적은 러시아 북서부의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이며, 카렐리야 공화국 수도 페트로자보츠크 방문객들의 필수 문화관광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사진제공=strana.ru)

오네가 호수의 키지 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매혹적인 목조 교회들이 있는 곳. 상상을 초월하는 중세 목조 건축공예의 아름다움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대부분의 러시아인에게 중세 러시아의 목조 건축예술의 상징은 키지 섬이다. 이곳에서 이름 없는 명장들이 목공용 도끼 하나만을 사용해 세계 건축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탄생시켰다. 러시아에서 거의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 '키지 포고스트(Кижский погост)'인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정확하게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그 교외의 궁전들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재됐다. 키지 섬 유적은 러시아 북서부의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이며, 카렐리야 공화국 수도 페트로자보츠크 방문객들의 필수 문화관광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키지 포고스트'에서 '포고스트'란 중세 러시아에서 교회와 공동묘지가 아우르는 지방 행정단위이다. (현재는 키지 섬의 목조 교회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건축물 군락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 '키지 포고스트'를 중심으로 러시아 최초의 야외 박물관 '키지 국립역사·건축·민속박물관 겸 문화재보호구역'이 설립됐다. 야외 박물관 면적은 1만 헥타르.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라자로의 부활 교회(церковь Воскрешения Лазаря)를 비롯한 76개의 옛 목조 건축물들과 아름다운 성상화 500여 점이 고이 보존되어 있다.

(사진제공=strana.ru)
(사진제공=strana.ru)

키지 섬은 오네가 호수(Онежское озеро)에 있는 1,650개의 섬 중 하나이다. 유람선을 타고 키지 섬에 도착하면 나무 널빤지로 포장된 선착장에 내린다. 섬에는 두 개의 키오스크가 있다. 오솔길을 따라 교회에서 목조 가옥, 목조 가옥에서 풍차까지 둘러보면 당신은 키지 섬 전체(길이 5km, 너비 500m)를 다 돌아본 것이다. 오네가 호수 북쪽의 나즈막하고 고만고만한 크기의 섬들 사이에 숨어 있는 키지 섬을.

오네가 호는 라도가 호(Ладожское озеро) 다음으로 유럽에서 큰 호수이다. 북반구가 마지막 빙하기를 벗어나던 만2천 년 전 생성됐다. 두께 1km의 빙하가 북쪽으로 물러나면서 지표면에 깊은 홈들을 남겼고 나중에 이 홈들은 얼음이 녹아서 된 물로 채워졌다. 그리고 솟아오른 부분은 수많은 섬으로 변했다. 빙하가 북쪽으로 후퇴하자 이 지역에 최초의 인류가 이동해 왔다. 과학자들은 오네가 섬 동쪽 암석해안에서 암각화를 발견했는데, 이는 기원전 4,000~2,000년 대에 이곳에 인류가 존재했다는 증거이다.

섬들은 11세기부터 15세기까지 노브고로드 대공국의 영토였으나, 1478년부터 모스크바 대공국에 병합됐다.

예수변용 교회 (사진제공=strana.ru)
예수변용 교회 (사진제공=strana.ru)

흥미로운 사실:

쿠폴에 사용된 '레메흐(лемех)'라는 나무 기와를 만들기 위해 장인들은 심혈을 기울여 사시나무를 고른다.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은 나무는 적합하지 않다. 경험 많은 목수가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나무 기와는 30개...그래서 교회 하나를 짓는데 약 2년이 걸린다. 그렇다면 쿠폴 22개일 때는 어떨까? 2014년에 예수변용교회(Преображенская церковь)의 대대적 복원 작업이 완료되는데, 20~30%의 통나무를 교체해야 한다. 거대한 건축물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400년 전과 같이 '바가(вага)'라는 나무 지렛대를 사용하는 고전 방식을 쓴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핀란드에 점령당했으나, 그때까지 보존된 목조 가옥 몇 채와 함께 키지 포고스트는 1945년에 이미 국립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1951년에 이웃 지역에서 키지 섬으로 농부 오셰브네프(Ошевнев)의 집을 옮겨 왔고, 이 때부터 목조건축 박물관에 새 전시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94년에는 반 세기 동안 중단됐던 키지 포고스트의 수호성모 교회(Покровская церковь)의 예배도 재개됐다.

키지 섬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재는 1714년에 건설된 예수변용 교회(церковь Преображения Господня)로 그 높이는 37m에 이른다. 다양한 크기의 쿠폴(양파형 지붕) 22개가 층층이 배열돼 하늘을 찌르고 있다. 옛 장인들은 놀라운 효과를 연출했다. 쿠폴들을 오래 보고 있으면 교회가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한 줄에는 쿠폴들이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으로, 다른 줄에는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으로 배치하여 얻어진 착시효과다. 게다가 교회를 짓는 데 못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제공=strana.ru)
(사진제공=strana.ru)

물론 못이 사용된 곳이 있다. 쿠폴의 나무 기와를 고정하기 위해서였는데, 기와 하나당 쇠못 하나가 사용됐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쿠폴들은 마치 세월이 흘러 색이 바랜 물고기 비늘로 덮힌 것처럼 보인다. 쿠폴의 재료인 사시나무는 비와 햇빛에도 갈라지지 않는 놀라운 특성을 갖고 있다. 평면도 상으로 교회의 크기는 가로 20m, 세로 29m로 매우 건조한 토양에서 자라 송진이 풍부한 단단한 소나무로 만들어졌다. 소나무 통나무를 도끼와 끌로 극히 정교하게 다듬은 데다, 당시에도 이미 널리 사용됐던 쇠톱은 사용하지 않았다. 톱과는 달리 도끼로 예리하게 자른 단면은 매끈하여 나무로 물이 스미지 않는다.

또 하나의 시각 효과는 어느 방향에서 보든 교회가 똑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목조 건축물이 비와 습기에 손상되지 않고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한 옛 장인들의 솜씨는 더욱 놀랍다. 교회 중앙 쿠폴의 십자가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아래 쿠폴이나 지붕 경산면을 따라 이동하는 궤적을 따라가 보면, 수많은 장식요소들이 실제로 교회에 수분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완전히 실용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진다. 어딘가에서 지붕 아래로 물이 샌다 하더라도 지붕 아래에 자작나무 껍질은 얹은 두 번째 박공지붕이 있고, 그 빗물받이의 연결부에서 경사진 홈통을 따라 습기가 밖으로 배출된다.

(사진제공=strana.ru)
(사진제공=strana.ru)

키지섬에는 15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세워진 목조건축 기념물 89개가 있다. 섬을 도는 기본 견학 코스는 세 시간 걸린다.

가는 방법


확대지도로 본 페트로자보츠크의 모습

매일 8시 45분과 11시 30분에 페트로자보츠크에서 수중익선이 출발한다. 성인 요금은 1,990루블(약 5만9천 원)이며, 12세 미만 아동은 50%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 키지 섬까지 가는 데 1시간 반 걸린다. 섬 견학 요금은 성인 180루블(약 5,400원), 학생 70루블(약 2천 원)이다. 겨울과 봄에는 헬리콥터를 운행한다.

페트로자보츠크에는 베소베츠(Бесовец)라는 다소 특이한 이름의 국제공항이 있다.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로 1시간 반 거리이며, 비행기삯은 5,000~8,000루블(약 15만~24만 원)이다. 기차로도 페트로자보츠크에 갈 수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15시간(최저 1,200루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7시간(최저 800루블) 걸린다.

크루즈선을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 5일 일정의 '상트페테르부르크 ~ 스비리스트로이 ~ 키지 ~ 페트로자보츠크 ~ 만드로기 ~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루즈 투어는 3인실 기준으로 1인당 6,500루블(약 20만 원)이 든다.

숙박 정보

키지 섬에는 호텔이 없다. 가장 가까운 숙박시설은 페트로자보츠크까지 나가야 있다. 페트로자보츠크 시내 중심의 오네가 호수 연안 공원 안에 '카렐리야(Карелия)' 호텔이 있다. 1인실 숙박요금은 4,000 루블부터 시작한다. 하며, 슈이스코예 도로 16번지(Шуйское шоссе, д. 16)에 위치한 관광숙박복합시설 '표트르(Пётр)'의 1인실 최저 요금은 1,300 루블이다. 수도스트로이텔나야 거리 30번지(Судостроительная улица, д. 30)에 위치한 휴양숙박시설 '벨리예 클류치(Белые ключи)'에서는 요양치료 및 시내관광 프로그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저 숙박 요금은 하루에 2,400 루블이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