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네스코 등재 러시아 자연공원 ‘레나 필라스’

야쿠티야의 광활한 영토는 유럽 국가들을 모두 합한 면적과 맞먹는다. 야쿠티야를 대표하는 명소는 세계적으로 레나 필라스(Lena Pillars)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2012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레나 강변의 기둥들(Ленские столбы)’을 흔히 꼽는다.

(사진제공=이반 데멘티옙스키)


확대지도로 본 야쿠츠크의 모습

레나 필라스까지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동시에 흥미진진하다. 모스크바에서 야쿠츠크까지는 항공편이 있다. 가격은 8,000~10,000루블 정도이고, 비행 시간은 대략 7시간이다. 야쿠츠크에서 레나 필라스까지는 보트가 운행한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눈앞에 펼쳐지는 황홀한 경관 덕분에 여행 중에 이 구간이 관광객들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경우가 많다. 1인당 350루블을 내고 소형 여객선이나 보트를 타고 가거나, 전용 보트를 빌릴 수 있다. 성수기 보트 임대료는 시간당 4,000루블 정도이다.

자세한 정보는 레나 필라스 국립공원 홈페이지(영어)에서 볼 수 있다.

'마찻길'

공식 여행사 Visit Yakutia의 레나 필라스 투어 일정(영어)은 아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Visit Yakutia

Heart of Siberia

한갈라스 군(Хангалаский улус)의 군청소재지 포크롭스크 시로 간 다음, 그곳에서 보트나 모터보트를 타고 레나 필라스 국립공원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과거 이 지역을 통과하는 마찻길이 있었는데, 아마도 야쿠츠크 시가 생길 무렵에 나타났을 듯 싶다. 지금은 다 쓰러져가는 집 몇 채와 마차여행 중 죽은 사람들이 묻힌 공동묘지만이 이 길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비문 중 어떤 것은 지금도 적힌 내용이 해독이 가능하다. 당시 마부들의 후손이 지금까지도 몇몇 마을에서 아직 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들을 알아보기란 어렵지 않다고들 말한다. 야쿠츠크 토착민과 전혀 다른 외모에 푸른 눈동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투쿨라니

레나 강은 그 폭이 어마어마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쪽 강변에서 반대쪽 강변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레나 강에는 섬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는 독립적인 미시기후가 형성될 만큼 면적이 넓은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진짜 사막이 있는 곳도 있다. 토착 야쿠트인들은 그런 사막을 '투쿨라니'라고 부르는데, 이는 에벤키어로 '모래사장'이라는 뜻이다.

레나 필라스가 있는 지역은 큰 연교차를 보인다(극심한 대륙성 기후의 전형적인 양상). 겨울철 영하 35도까지 떨어졌던 수은주가 여름이 되면 영상 20도는 물론이고, 40도까지 올라갈 때도 있는데, 이 지방에선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강 때문에 공기 중에 습도가 높아, 겨울은 몹시 춥고 여름은 찜통 같은 더위가 이어진다.

띠처럼 길게 이어진 장애물 같은 질퍽한 강가를 지나면 언덕이 시작되고, 언덕에 올라서면 첫 번째 모래사장이 보인다. 사막이 나무들을 한 그루 한 구루씩 서서히 집어삼키면서 시커멓게 말라비틀어진 줄기만 남겨 놓으며 숲을 잠식해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평선 멀리 보이는 숲이 없었다면 사하라 사막에 와 있는 착각을 할 수도 있을 정도다. 태양이 살아있는 모든 것을 지글지글 태워버리고, 작은 덤불이나 꽃만이 겨우 지표면 위에 납짝 붙어 있다.

'레나 강의 기둥들' - 레나 필라스

야쿠티야의 사막을 보았으면, 이제는 레나 강을 따라 레나 필라스로 떠나자. 처음엔 좌우 강변으로 아담한 절벽들이 나타나다가 급기야는 절벽들이 하나의 벽처럼 빽빽히 늘어선 곳이 나타난다. 오랜 세월 바람에 깎인 강둑의 가장자리 암벽이 지평선 끝까지 이러져 있다. 반 시간의 여정으로도 레나 필라스의 장엄한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사이사이 숲이 무성하게 자란 붉은 사암 절벽이 넓은 강의 매끄러운 수면에 반사된다. 연회색 석회암 절벽이 강 위로 우뚝 솟아 있고, 석영층이 햇살에 반짝반짝 빛난다. 아무 절벽에나 올라갈 순 없지만, 레나 필라스 자연공원에는 높이 100m 정도의 전망대가 몇 군데 있어 주위 경관과 시베리아를 흐르는 거대한 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레나 필라스 자연공원은 방문객을 위해 러시아어와 영어로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투어를 운영한다. 이런 투어를 이용해 독특한 지형을 감상하고, 토착 식물을 만나보고, 먼 옛날부터 이곳에 서식하는 토착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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