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어디로 가나... '견인차'는 16세 메드베데바

그랑프리파이널과 유럽선수권 우승자이기도 한 16세의 메드베데바는 프리프로그렘에서 150.10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또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그랑프리파이널과 유럽선수권 우승자이기도 한 16세의 메드베데바는 프리프로그렘에서 150.10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또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로이터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부문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종목의 경우 러시아 대표팀은 많은 구조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여자싱글 종목의 약진

러시아 여자싱글 선수들의 흠잡을 데 없는 경기가 아니었다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러시아 대표팀은 완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의 마지막 경기인 여자싱글 프리프로그램 전까지 러시아 대표팀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채 침울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여자싱글 선수들은 대표팀 전체의 저조한 분위기와 여자싱글 선수들 간의 경쟁이라는 이중의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는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됐고 미국의 여자싱글 선수들도 러시아 선수들 만큼이나 메달을 고대하고 있었다. 쇼트프로그램 후에 1위를 기록한 선수도 다름아닌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였다.

하지만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프리프로그램을 훌륭하게 마쳤고, 그 결과 금메달의 주인이 될 지는 의심이 여지가 없었다. 그랑프리파이널과 유럽선수권 우승자이기도 한 16세의 메드베데바는 프리프로그렘에서 150.10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또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17세의 안나 포고릴라야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탄탄한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따. 메드베데바의 우승은 누구나 예측가능한 것이었다면, 특히 포고릴라야가 메달권에 든 것은 많은 이에게 예상 밖의 일이었다.

안나 포고릴라야(17)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안나 포고릴라야(17) 출처 : 리아 노보스티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옐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포고릴라야의 연기는 자신감 넘치고 힘이 있으며 열정적이었다. 여자싱글 상위권 경기 전 워밍업에서도 워낙 밀도가 높은 연기들이 펼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안정적으로 실수 없이 연기한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랐다”며 동메달을 따낸 동료를 칭찬했다.  툭타미셰바는 금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러시아 여자싱글 선수들의 전성기가 얼마나 오래 갈까? 이들이 연기하는 프로그램의 난이도는 환상적이지만, 현재와 같은 경쟁 분위기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안정성이다. 지난해 메달을 목에 걸었던 옐레나 라디오노바가 잘한 경기였음에도 완벽한 연기를 펼치지 못해 6위에 머문 것도 그런 이유다.

페어 종목의 부진

러시아 선수들이 그랑프리파이널과 유럽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페어스케이팅 종목에서의 실제 전력을 보여준 것은 이번 세계선수권이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메달권자가 포함된 러시아의 세 조 중 단 한 조도 우승은 커녕 메달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 조, 크세니야 스톨보바-표도르 클리모프 조가 소치 올림픽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이 동안 페어스케이팅 종목에서는 울트라C 기술이 대세가 되었고, 현재 이것이 주요 순위권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세계 1위인 캐나다의 메간 두하멜-에릭 레드포드 조와 2위 중국의 수이웬징-한콩 조는 이 방향으로 계속 훈련해왔다. 하지만 러시아 팀들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는 부분적으로 스톨보바-클리모바 조의 경우처럼 부상 때문이거나,  볼로소자르-트란코프 조의 경우 동기의 부재가 그 이유가 되었다.

아이스댄싱… 해체와 부진

아이스댄싱 부문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9위와 11위에 머물렀다. 상위권에 속하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게 아주 어려운(확인 필요) 아이스 댄싱 부문에서 올림픽 이후 맞이한 결과가 이러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옐레나 일리니흐-니키타 카찰라포프 조가 러시아 아이스댄싱을 이끌 것이라 기대됐다. 그러나 이 탁월한 팀이 해체되고 그들은 각각 다른 파트너를 찾아 대신 평이한 두 개 조가 결성됐다. 새로 결정된 조들은 자신들의 최고 기량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계 정상급 커플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차세대 플류셴코?

미하일 콜야다(21) 출처 : 리아 노보스티미하일 콜야다(21) 출처 :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는 플류셴코가 부재한 가운데 남자개인 종목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여러 시즌 동안 러시아 팀을 이끌 거라 주목받던 막심 콥툰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면에서 그렇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1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유럽선수권과 세계선수권에 데뷔한 21세의 미하일 콜야다가 뒤에 버티고 있다. 그는 캐나다의 패트릭 챈을 앞서면서 4위에 올라 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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