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에 KHL 소속 구단 ‘아드미랄’ 탄생

(사진제공=이타르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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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의 ‘아드미랄(Адмирал)’ 구단이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인 대륙하키리그(КХЛ, KHL)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태평양 연안에 KHL 소속 하키팀이 탄생한 것은 정치, 스포츠, 상업적 이유에서 필연이었다.

아드미랄 구단은 KHL 데뷔전을 가장 가까운 이웃도시 하바롭스크에서 홈팀 '아무르(Амур)' 구단과 치렀다. 이제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에 아무르 구단-아드미랄 구단으로 구성된 극동 지부가 탄생한 것이다. 하바롭스크에서 아이스하키의 인기는 아드미랄 구단 창단을 기획한 이들에게 확신을 주었다. "하바롭스크의 아이스하키 경기장 '플라티눔 아레나'의 관중석 7천 석인데 반해 개별 경기 관람은 물론이고 전 시즌 관람권 구매를 희망하는 시민의 수가 2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아드미달 구단의 이고리 티혼코 영업담당 총괄 이사는 말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비슷할 것이다. 이제 막 구단이 꾸려졌는데, 어떻게 우리 연락처를 알아내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홈경기장에서 가진 첫 번째 연습경기에 약 3백 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주중 근무시간대였는데 말이다. 이 말은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시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스포츠 구단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아드미랄은 팬들이 기대할 만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아드미랄-아무르 첫 경기는 박진감 있게 진행됐다. 덕분에 관중들은 진정한 리그 경기다운 경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전∙후반 팀 당 세 골씩 총 여섯 골이 터졌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진 연장전에서 여러 골이 쏟아져 나왔다. 아드미랄은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으며 구단의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줄 능력이 있음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이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 팬들은 아드미랄의 홈경기장 데뷔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아드미랄 구단의 공동창설자이자 홈경기장 '페티소프 아레나'에 이름을 빌려준 유명한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뱌체슬라프 페티소프는 "KHL 리그의 극동 지부 탄생은 국가정책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연해주 지방을 대표하는 상원의원이기도 한 페티소프는 "현재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 발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시발점으로 이곳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고, 회의를 준비하면서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지금도 극동지역의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 극동지역도 국가적 수준의 스포츠 저력을 키워야 한다. KHL 리그가 이곳에 양질의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KHL의 극동 지부 탄생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바로 이곳에서 아시아의 3대 경제강국인 한중일로의 하키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축구와 하키 월드컵 방송 중계권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인프론트 스포츠 미디어(Infront Sports & Media)사의 협찬 하에 진행된 KHL 2012-2013 시즌의 일부 경기 중계권 판매에서부터 아이스하키 수출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2018에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KHL은 그때쯤 한국에서 하키의 인기가 치솟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리야 코체브린 KHL 영업 총괄 부사장은 한중일 3국이 동계올림픽에서 하키 경기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메달권을 노리지는 않겠지만 아시아의 3대 경제강국인 이들 간에 상대를 이기려는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드미랄 구단도 러시아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해외 관객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올림픽에 희망을 갖고 있다. 하키에서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하키 경기장 '페티소프 아레나'가 구단의 주요 수입원이 될 수도 있다. 경기장 운영 계획에 따르면 매년 120개 이상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경기장 이용 계획은 미국의 ComCast사가 담당하고 있다. 경기장 운영의 주요 방향은 구단과 경기장,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시를 미국에 알리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스포츠팬과 TV시청자, 스폰서들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아드미랄 구단은 프리시즌 드래프트 처음 두 라운드에서 재능있는 러시아 선수가 아닌 일본의 이즈미 쇼무와 한국의 이정윤을 선발했다.

"우리 구단에 대한 한국과 일본 팬들과 파트너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두 선수에 주목했다. 두 나라는 오랜 하키 전통이나 뛰어난 선수가 없지만, 경제적 수요와 열망이 있다면 전통은 생겨나게 돼 있다"고 이고리 티혼코는 말한다. "나는 테니스에서 이를 직접 경험했다(티혼코는 몇년 간 '크렘린컵' 국제테니스대회를 운영해왔다). 처음에는 테니스 강국의 선수들이 대회를 휩쓸었지만, 지금은 적어도 모든 참가국에서 국제 수준의 선수 한두 명은 찾을 수 있다. 이때문에 우리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아시아에서도 재능있는 선수를 찾아낼 것이다. 우리 구단은 아시아 국가들을 순회하면서 친선 경기도 할 계획"이라고 티혼코는 덧붙였다.

아드미랄 구단 창단은 KHL의 아시아 지부 창설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페티소프 의원은 확신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일본 동계 올림픽 걔최지인 삿포로와 나가노, 중국의 베이징과 하얼빈, 한국의 서울과 평창 구단이 생길 수 있다.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가 일본에서 시범경기를 가졌을 때 관중석은 만원이었다. 이것은 좋은 신호다. 하지만 NHL 리그가 중계권 판매 및 부대사업으로 충분하다면, 우리는 하키 경기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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