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에서 40년 전에 발송된 편지를 받은 한 여성

스타니슬라프 크라실니코프/타스
러시아우정사업본부는 남동생이 누나에게 보낸 편지가 이토록 늦게 도착한 이유를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1975~1976년 시베리아 지역 톰스크 주(州)의 그로미셰보라는 마을에서 한 초등학생(당시 8세)이 톰스크 시(市)에서(모스크바에서 3,500km 떨어진 곳) 유학중이던 친누나 예카테리나 데니소바(당시 15세)에게 편지를 보냈다. 소년은 편지에 자신과 가족들의 근황을 쓰면서 당시 시골에서는 구하기 힘들었던 컴퍼스를 보내달라고 했다.

편지는 40년이 지나 어찌어찌해서 수신처로 배달되긴 했는데,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은 친누나 에카테리나가 아니라 봉투에 기재된 주소에 지금 살고 있는 친척이었다.에카테리나가 이사를 갔기 때문이다.

편지 겉봉에는 '소련 우정사업본부' 소인과 편지가 도착해야 할 우체국의 식별 번호가 찍혀있다. 그런데 이 우체국은 20년 전에 이미 문을 닫았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편지가 그처럼 오랫동안 배달되지 않고 러시아 우정사업본부에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우정사업본부가 편지봉투를 자세히 검사해 보아야 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모든 편지에는 접수일과 발송 우편번호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이 편지봉투가 확보되는 대로 내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시 편지를 보낸 남동생은 이제 쉰 살이 됐는데 여전히 그로미셰보 마을에 살고 있다. 러시아에서 편지 배달이 지연된 일들은 예전에도 있었다. 2014년에 크라스노야르스크 변방주(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4,000km 떨어진 곳)에 살던 한 여학생은 자신의 입학서류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모스크바의 한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이 학생은 소송을 해서 보상금을 받았다. 같은 해에는 모스크바에서 살렌하르드(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2,800km 떨어진 곳)로 보낸 속달 우편 소포가 반년 만에 배송된 일도 있었다. 소포가 지연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편지 배달이 지연되거나 아예 배달되지 않는 가장 빈번한 원인은 수신인 주소가 틀렸기 때문이다. 주소를 끝까지 다 적지 않을 경우 편지 배달이 지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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