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러시아 사회 5대 사건

엘튼 존.

엘튼 존.

보스터크 포토
2015년 러시아인들은 파시스트 독일에 맞선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했고 장애인 인권을 되돌아봤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가장해 영국 팝 가수 엘튼 존에게 건 짓궂은 장난전화를 논의했다. Russia포커스가 2015년 러시아 사회의 흥미로운 사건 다섯 가지를 골라 이 사건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아 봤다.

5월 9일 전승 70주년

2015년 5월 9일은 소련군이 대조국전쟁(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맞서 승리한 지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모스크바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군인 15,000명 이상이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그중 1,300명이 10개국에서 온 해외 군인이었다.

이 날 가장 눈에 띈 행사는 러시아 도시들에서 ‘불멸의 연대(Бессмертный полк)’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였다. 70년 전 전투에 참가했지만, 이 날까지 생존하지 못한 친지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 친지의 사진을 들고 고향 도시 거리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2015년 5월 9일 행사 조직위의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약 1,200만 명이 이 행사에 참가했다. 연대 행진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참가한 도시는 모스크바로 최대 50만 명이었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최대 20만 명, 툴라는 10만 명 이상이었다.

보댜노바 모욕 사건

2015년 여름 세계적인 슈퍼모델 나탈리야 보댜노바의 여동생이 모욕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장애인의 인권이 러시아 사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건은 지난 8월 11일 일어났다. 자폐증과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옥사나 보댜노바는 자신의 보모와 함께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한 카페를 찾았다가 손님들이 그녀의 모습으르 보고 기겁한다는 이유로 카페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같은 날 보댜노바의 어머니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다. 나탈리야 보댜노바도 자신의 블로그에 이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연방수사위원회가 사건에 관심을 보였고 카페 직원들은 ‘폭력을 사용한 인간 존엄성 모독’ 조항에 따라 형사기소됐다. 이어 소송과 수사가 시작됐다. 사건은 양측이 법원에서 합의를 보고 기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나탈리야 보댜노바는 사람들이 장애인 관련 정보가 적어 그들에 관해 잘 알지 못해 그렇게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엘튼 존과의 장난전화

러시아의 장난전화꾼 블라디미르 크라스노프(SNS 사용자명 보반)와 알렉세이 스톨랴로프(SNS 사용자명 렉서스)는 희대의 장난전화를 거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 9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을 가장하여 영국 팝 가수 엘튼 존에게 전화를 걸었다. 크라스노프가 푸틴 대통령을 연기했고 스톨랴로프는 페스코프 공보실장으로 가장해 그의 말을 영어로 통역했다. 전화 대화는 러시아의 성적소수자(LGBT) 권리에 관한 것이었다. 다음 날 엘튼 존은 푸틴 대통령의 전화에 대해 감사한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공보실장은 이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장난전화꾼들은 사건 하루 뒤 자신들이 엘튼 존에게 장난전화를 걸었다고 실토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난전화에 대해 엘튼 존에게 사과하려고까지 했지만, 그에게 재차 전화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대화가 성사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공보실장은 푸틴 대통령이 엘튼 존에게 전화해 짓궂은 장난 전화에 기분 상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와 만나 어떤 주제도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여행자들 (사진제공=AP)러시아의 여행자들 (사진제공=AP)

러시아인, 해외여행 러시 가라앉아

러시아 여행사들은 러시아인이 가장 즐겨 찾는 관광지인 터키와 이집트 항공권 판매를 중단했다. 이 두 나라는 러시아인의 최대 관광지다. 러시아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결산 결과 두 나라를 방문한 러시아 여행객은 209만 명으로 국외에서 휴가를 보낸 러시아인 총원에서 38%를 차지했다. 두 관광지는 특히 저렴한 패키지 여행 가격 덕분에 수요가 많았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잇따라 발생한 두 사건으로 인해 이제 국내에 잔류한다.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여객기는 지난 10월 31일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알셰이흐를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도중 시나이 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로 인해 탑승객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기내에서 발생한 테러가 여객기 추락 원인으로 발표됐고 러시아는 이집트 항공노선을 중단했다. 지난 11월 24일에는 리시아-터키 국경에서 러시아 Su-24 전폭기가 격추됐다. 공식 보도에 따르면, Su-24 전폭기는 터키 공군에 의해 격추됐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여행 목적의 터키 방문 자제를 공식 권고했다.

이슬람국가(IS)의 신부

지난 5월 사라졌다가 10월 체포된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철학부 여대생 바르바라 카라울로바(알렉산드라 이바노바)의 이야기는 2015년 최대 화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모스크바국립대 철학부 2학년생인 카라울로바는 지난 5월 27일 종적을 감췄다. 그녀가 터키로 떠났고 이곳으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만난 이슬람 남자친구를 찾아 시리아로 넘어 가려 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이에 앞서 카라울로바는 부모님 모르게 아랍 문화에 심취했고 학교 가는 길에 이슬람 복장으로 갈아입고 수업에 히잡을 쓰고 나타나곤 했다. 지난 6월 4일 카라울로바는 터키-시리아 접경 지역의 칼리스에서 다른 러시아인 14명과 함께 체포됐고 곧이어 그녀 아버지와 인터폴 직원들이 동행하는 가운데 모스크바로 송환됐다.

수사 발표에 따르면, 바르바라는 귀국 후 모집책과 연락을 끊지 않고 있다 구류 처분을 받았다. 바르바라 카라울로바는 사건 발생 이후 대중에 알려지는 걸 피하기 위해 알렉산드라 이바노바로 이름을 바꿔 살기 시작했다.

러시아 시민평의회는 시리아에 갈 예정이거나 시리아에 이미 가 있는 친지들을 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핫라인을 개설했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테러리스트 모집책과 테러리스트로 모집된 사람들에 대한 색출 작업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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