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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임산부는 정맥에서 7~10ml만 혈액샘플을 채취하면 태어날 아이가 남아인지 여아인지, Rh인자가 충돌을 일으킬 확률은 없는지, 태어날 아기에게 다운증후군 같은 유전적 결함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 새로운 비침습적 유전자 테스트 방식은 울리야놉스크기술이전센터(Ulyanovsk Technology Transfer Center) 나노센터의 자회사 '테스트겐(ТестГен)' 연구진이 개발한 것이다.
혈액샘플을 낸 후 두세 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다. 이 새로운 테스트는 이미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에서 캄차카에 이르는 20개 지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의 분만센터와 민간 연구실에 도입됐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이 테스트를 국가 의료프로그램에 포함하기까지 했다. 테스트겐 사는 이제 세계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연구진이 Russia포커스에 밝힌 바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 이라크가 이미 관심을 보였다.
안드레이 토로폽스키 테스트겐 사장이 Russia포커스에 말했다. "우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의 11개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총 2,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테스트의 정확성은 99%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는 태어날 아기의 성별이나 Rh인자, 질병 유무를 알려면 임신 11~13주차에 검사해야 했다. 지금까지는 Rh인자를 검사하려면 주사기 주입을 통해 태아의 혈액을 추출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쓰면 유산할 위험이 커진다."
러시아가 개발한 테스트에 드는 비용은 시약의 조합에 따라 차이가 나며 36달러부터이다. 개발자들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사용하는 방식들은 정확성이 95%이고 검사 가격은 약 270~360달러라고 했다.
학계는 이미 1997년에 임산부의 혈액에 태어날 아기의 DNA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임신 5주차부터는 아기의 DNA가 산모 DNA의 3%가 된다. 테스트겐 연구팀은 임산부의 혈액에서 태아의 단일 DNA 분자가 발견될 때까지 테스트 시스템의 민감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합성 DNA 단편과 나노입자로 구성된 시약이 조합에 포함된다.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Y염색체가 없다. 만약 혈액에서 Y염색체가 발견되면 태어날 아기가 남아라는 의미이다." 안드레이 트로폽스키가 말했다.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Rh인자 검사다. 임산부의 약 15%가 Rh음성이므로 용혈성 질환이나 심지어 태아, 신생아 사망의 가장 잦은 원인 중 하나인 산모와 신생아 사이의 Rh인자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Rh 인자 테스트가 없다면 Rh음성인 모든 임산부가 181달러 정도 하는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중 절반이 사실 태아도 Rh음성이어서 불필요한 경우이다." 안드레이 트로폽스키가 지적했다. 러시아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임신부가 예산 지원을 받아 Rh 충돌 예방 접종을 한다. 그리고 2014년 러시아에서 신생아 194만7천 명이 태어났는데 그중 15%가 Rh음성이었다. 테스트겐 측은 자신들이 개발한 Rh테스트를 했더라면 예산 지출을 2천9백만 달러 더 절약할 수 있었을 거라 했다.
그런데 부모가 이와 같은 테스트를 이용해 원하지 않는 성별의 아이를 지울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없을까? 그 예로 중국에서는 초음파 검사가 도입된 이후 젊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아졌다.
가정심리학자인 안톤 쿠즈네초프의 의견은 이렇다. "러시아에서는 중국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리 없다. 현실과 법,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 러시아에서는 예기치 않은 임신과 신생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으며 이혼율이 높다. 더 많은 사람이 미리 알수록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