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도소 내 종교생활

(사진제공=Press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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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러시아 정부위원회가 재소자의 종교적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에 따라 수감자는 성직자와 교류할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된다. 지금도 재소자들은 종교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출소 후 성직자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교도소인권보호관리 민간감시위원회의 회원인 미하일 센케비치가 재소자의 교화 실태를 이야기했다.

신앙의 권리

미하일 센케비치는 개신교 목사이자 인권운동가다. 10년 넘게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그곳애서 종교에 귀의했다. 그는 "내 가족은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부모님은 군인이셨고, 형은 학자였다. 하지만 나는 거리 생활이 끌렸다. 처음 유죄판결을 받은 건 14살 때였지만, 집행유예로 교도소에는 가지 않았다. 27살에 가택침입절도죄로 실형을 받았다. 6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가, 나중에 마약 때문에 또다시 10년 형을 받게 됐다"고 RBTH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센케비치가 종교를 접한 건 1987년의 일이다. "교도소에서 복역할 때 전도사들이 선교하러 왔다. 그 때 신약성서를 받고, 점차 기독교 집회에 나가고 기도도 드리기 시작했다. 나중엔 교도소 내 기독교 모임의 대표가 돼 예배를 보았다. 1990년에 출소해서 교회로 들어왔다. 범죄자로서의 과거는 청산하고 국제성경대학을 졸업한 후 선교에 나섰다. 내 삶을 통해 다른 수감자를 감화하고자 교도소에서 예배를 맡아보기 시작했다"라고 목사는 말했다.

센케비치는 출소 이후 8년간 재수감되지 않았다. 범죄 세계에선 매우 긴 시간이다. 그러나 실패를 겪은 뒤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이번엔 10년 형이 선고됐다. 감옥에 들어가자 금방 마음을 바로잡게 됐다. 나는 울리야노프 교도소에 배정되었고, 그곳에서 기도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변에 규칙을 위반하지 않고, 담배를 끊고, 교도작업을 거르지 않는 등 예전과는 달라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무리가 생겼다. 모두 30명 정도였다. 다른 수감자들은 압력으로 제압할 수 없는 우리를 불편해했다"고 그가 회상했다. 악의를 가진 재소자들은 교도소장에게 이들이 여는 집회가 위험하며, 기도를 올리는 대신 폭동을 꾸미고 있다고 모함했다. 무리에 있던 목사가 독실에 구금됐다가 다른 교도소로 옮겨졌다. 교도소 이전 규칙에 따르면 미하일도 다른 재소자와 대화할 수 없도록 격리되어야 했으나, 관료주의적 관행이 그를 도왔다. 교도소 측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그의 처우를 결정하는 동안, 다른 재소자들과 일주일을 더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일주일 동안 나는 두 명을 전도했고, 교도소 측은 내가 규칙을 모두 지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격리되지 않았고, 점차 주변에 새로운 무리가 생겨났다"고 그는 회상했다.

모든 역경을 뒤로하고 석방된 후, 센케비치는 계속해서 목회를 하다가 교회에서 미래의 아내를 만났다. 60세가 넘은 미하일에게는 6살과 9살짜리 아들이 있다. 출소자는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종교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새로운 규정

현행 형법은 재소자가 성직자와 교류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그 권리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에 관한 세부 사항은 전혀 언급이 없다. 이번에 러시아 입법부는 개정을 통해 성직자와의 대화 시간과 조건, 사용할 수 있는 종교 물품 등 세부 사항을 명시하려 하고 있다.

종교계는 이번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정교회 종무홍보국 관계자들이 일간 코메르산트에 밝힌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수감자들과의 교류 범위가 정교회 교구장과 연방교도국(ФСИН) 지부 간에 어떻게 합의를 보는 가에 달려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이슬람율법가위원회 부회장 루샨 아뱌소프는 동지에 "성직자의 재소자 방문에 관한 새로운 규정이 제정되면 종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거의 모든 교도소에 러시아정교 신부가 파견되어 있으며, 많은 곳에 이슬람, 개신교, 유대교 기도실이 갖추어져 있다. 이런 시설들은 중앙화 되어있지 않고 수용소마다 개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통계 자료는 없다.

"러시아 연방교도국에 새 국장이 취임하면서 지난 2년간 수감자의 종교적 권리가 개선되었다"고 수감자 인권보호 사이트 Gulagu.net 운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이 말했다. "종교 의식이 열리고, 기도실이 생기고 있으며, 모스크바 구치소에는 정교 교회와 유대교 회당, 이슬람 기도원이 있다. 교도소가 종교적 전통을 지켜나가는 데 적합한 장소는 아니지만, 지금 지도부는 이것이 범죄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기사는 일간 코메르산트의 정보를 인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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