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딕테이션,’ 세계를 사로잡다

(사진제공=알렉세이 크랴제프/리아노보스티)

(사진제공=알렉세이 크랴제프/리아노보스티)

지난 4월 6일 ‘토탈 딕테이션’(Total Dictation) 시험이 전 세계에서 진행됐다. 토탈 딕테이션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비 없이 응시할 수 있는 러시아어 받아쓰기 시험이다. 러시아인뿐 아니라 러시아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온라인으로 받아쓰기하고 자신의 글쓰기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세 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받아쓰기는 모스크바 시각으로 9시에 러시아 극동지역과 호주에서, 두 번째 받아쓰기는 12시(모스크바 현지 시각) 러시아 시베리아와 우랄, 카자흐스탄에서, 세 번째 받아쓰기는 15시(모스크바 현지 시각)에 러시아 중부와 유럽, 북극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미국에서도 현지 시각으로는 아침, 모스크바 시각으로는 23시에 진행됐다. 시험 결과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수요일 올가 레브코베츠 토탈 딕테이션 운영위원장이 기자들에 밝힌 바로는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180개 도시에서 3만 2천 명 이상이 참가하여 러시아 여류작가 디나 루비나의 글을 받아쓰기했다.

노보시비리스크 국립대 학생들이 문장 바로쓰기를 대중화하기 위해 처음 창안한 이 국제행사는 올해로 벌써 10회째이다. 레브코베츠 운영위원장은 “첫 행사는 참가자 150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참가자 수가 3만 2천280 명”이라며 “그중 2천 564명은 외국에서 참가했다”고 밝혔다.

토탈 딕테이션이 급성장한 것은 획기적 행사 홍보 덕분이다. 매년 저명 작가가 받아쓰기용 텍스트를 작성한다. 그러면 어문학자들이 어려운 문법사항이나 맞춤법 요소들을 가미해 받아쓰기에 적합하게 글을 손본다.

올해는 러시아 여류작가 디나 루비나가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의 역할’을 주제로 받아쓰기용 글을 집필했다. 작가가 받아쓰기를 위해 직접 낭독한 음성이 많은 스튜디오로 방송되었다. 집행위원회는 올해는 러시아 스타시티 연구센터의 시험우주비행사와 러시아 북극 기지 ‘프로그레스’의 북극탐사대원들도 받아쓰기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어문학자들은 안타깝게도 젊은 세대의 글쓰기 수준이 낮아졌다고 지적한다. 토탈 딕테이션 전문가 위원회 대표인 나탈리아 코시카료바는 대부분 젊은이인 시험 참가자들이 중요한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받아쓰기 시험은 아직 채점 중이다. 레브코베츠 운영위원장은 “현재 2만 7천 560건의 결과가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335명이 최고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년 참가자의 1~2%가 최고점을 받는다. 레브코베츠 운영위원은 채점이 완료되면 약 400명이 올해 최고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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