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방선거 결과... 집권당 승리에 담긴 함의

AP
9월 13일 치러진 러시아 지방선거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승리한 가운데 원외 야당은 매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정치학자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선거 운동 기간에 당국의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고 다른 일각에서는 러시아 ‘선거 시스템의 질적 발전’이 있었다고 확신했다.

9월 13일 이른바 러시아 ‘통합 선거일’에 다양한 차원의 선거가 치러졌다. 11개 주에서는 주 의회 의원을 선출했고 21개 지역에서는 주지사를 선출했다. ‘통합러시아당’ 소속 후보가 주지사로 선출된 주는 11개였고, 러시아자민당(ЛДПР) 소속 후보가 선출된 주는 1개였다. 또 하나의 주에서는 2차 투표가 치러진다.

자민당 외에도 국가두마(하원)에서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공산당(КПРФ)과 ‘정의러시아당(Справедливая Россия)’도 대부분 지방 의회에 진출했다. 공산당은 나머지 두 정당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공산당과 러시아 제1당 ‘통합러시아당’ 사이에는 큰 격차가 벌어졌다.

많은 관측통의 주목을 받았던 선거는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있는 러시아국민자유당(ПАРНАС) 소속 후보들이 참가한 노보시비르스크와 코스트로마 주 의회 선거였다. 결국 러시아국민자유당 후보들은 이 두 주 의회에서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코스트로마 주 의회 선거에서 이 당 후보들이 획득한 득표율은 2%를 밑돌았다.

행정력 동원인가, 선거 시스템 발전인가?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민간분석센터 인뎀(INDEM)의 유리 코르구뉴크는 이번 선거 결과가 “충분히 예측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러시아당’의 승리 배경을 “적극적인 행정력 동원과 정보 공간 독점”으로 인한 “정치 경쟁 실종”에서 찾았다. 이와 동시에 그는 당국이 저조한 투표율을 위해 많은 러시아 사람이 교외 다차에서 시간을 보내는 9월 두 번째 일요일로 선거일을 일부러 연기했다고 평가했다. 코르구뉴크는 “이 모든 것이 집권당 후보들에게는 최대한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야당 지지는 최소화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국민자유당의 득표율이 저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과거보다 스캔들이 훨씬 더 적었다고 지적했다. “선거 위원회들의 중추부 구성과 그들의 교육에 기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이 긍정적 결과를 낳았음이 확실하다. 큰 소동도 심각한 위법 사실도 없었다.” 러시아정치학회 회원인 정치학자 미하일 미줄린이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미줄린은 참관인과 자원봉사자들이 선거에 많이 투입됐는데도 심각한 위법 사실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회적 감시 시스템 속에서 행정력을 직접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미줄린은 확신했다.

미줄린의 견해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여당 지지는 선거 지역들에 경제 성장 거점들이 있고 이곳 주민들이 경제 위기의 영향을 느끼지 않으며 동시에 당국은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미줄린은 국민자유당의 패배 원인을 설명하면서 야당 후보들의 큰 실수가 심리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활달하고 개성이 강한 모스크비치(코스트로마 주에서 선거 운동은 주로 모스크바에서 온 활동가들이 진행했다)가 이곳 주민들을 찾아온다면, 그는 주민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중략) 선거 운동은 우리가 여기 모스크바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일반대중’의 자료를 갖고 해야 한다.” 미줄린의 평가다.

코루구뉴크의 견해에 따르면 이번 선거 결과는 경제 위기가 러시아 국민의 견해를 바꿔 놓지 않을 경우 2016년 국가두마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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