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대 협력국이지만 EU가 교역량은 1위 여전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대러 제재 이후 러시아 무역 파트너 변화

동서양에 걸쳐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스스로를 서구 문명의 변경으로 인식했다. 러시아가 서방국과 주요 무역 관계를 확립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2014년 시작된 대러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는 아시아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 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손님이나 진배없게 됐으며 브릭스(BRICS) 등을 통한 아시아 지역과 개발도상국가들과의 협력이 러시아 대외정책의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됐다.

러시아와 서방의 정치적 관계가 냉각되면서 경제 교류 지도가 바뀌었을 뿐 아니라 용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2014년 전까지 러시아 관리들은 유럽연합(EU) 국가 전체를 염두에 두며 EU를 러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고 불렀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4년 대러 경제 제재가 일방적으로 시작된 이후 EU가 러시아 1위의 무역 파트너라는 통계가 사라졌다. 지금은 모든 국가가 따로따로 취급되고 있다. 그 결과 공식 통계에서 여러 차례 강조된 바와 같이 러시아의 무역 파트너 가운데 1위는 중국이 차지하게 됐다.

그렇다고 전통적 무역 파트너들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2015년 1~4월 러시아 무역에서 EU가 차지한 비율은 45.7%였다. 2014년(49.%)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여전히 상당하다. 러시아의 전체 대외무역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여전히 절반을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러시아 무역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27.9%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의 대외 무역과 관련해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통적 무역 파트너들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성이 정치 노선의 천명에도 불구하고 줄었다. 예를 들면 2015년 1~4월 무역 결산 자료가 6월 초 발표됐는데, 이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무역에서 대중국 교역은 206억 달러(연간 29.4% 감소), 독일·네덜란드와의 교역은 각각 154억 달러(35.2% 감소)와 150억 달러(37.7%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대미국 교역량은 71억 달러(20.2% 감소)였고 대한국 무역량은 60억 달러(27.95% 감소), 대프랑스 교역은 38억 달러(43.2% 감소)였다. 러시아 경제에서 독일과 네달란드의 역할은 러시아 수출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탄화수소연료의 주요 공급로가 바로 이 두 나라를 경유한다는 사실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석유는 네덜란드 항구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발트해 해저 부설 '노스 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산 가스의 대유럽 공급로 가운데 하나다.

2015년 5월 러시아와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협정과 아울러 중국 은행들이 러시아 기업들에 위안화 차관을 제공하는 내용의 협정에도 서명했다. 그럼에도 EU는 여전히 러시아산 가스의 최대 구매자로 남아 있으며 EU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국영 은행들은 유럽 내 '자매' 은행들을 통해 미국과 유럽 은행들에서 신디케이트 차관을 유치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통적 파트너들과의 교류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2015년 1분기에 러시아 가스 독점 기업 '가스프롬'은 대유럽 가스 공급에서 노르웨이 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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