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담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속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경험해 볼 최고의 장소는 단언컨대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구시가지다. “도시 변두리에서는 도시를 느끼지 못한다. 그곳은 너무 획일적이고 단조로워서 모스크바나 노보시비르크스에 와 있는 것 같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경험해 볼 최고의 장소는 단언컨대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구시가지다. “도시 변두리에서는 도시를 느끼지 못한다. 그곳은 너무 획일적이고 단조로워서 모스크바나 노보시비르크스에 와 있는 것 같다.”

알렉산드르 페트로샨
분주한 대도시의 특별한 순간들을 카메라로 포착해온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진작가 알렉산드르 페트로샨이 ‘성 표트르의 도시’의 살아 숨쉬는 순간들을 Russia포커스 독자들과 함께 공유했다.
알렉산드르는 2000년 전업 사진작가가 된 이후 지난 15년 동안 사랑하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사진 속에 담아 왔다.
“이곳 날씨는 상당히 혹독하다. 거리가 활기차 보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인도나 쿠바가 아니다. 이곳 사람들은 그냥 A에서 B로 이동할 뿐이다.” 페트로샨의 말이다.
“모든 게 진부해 보일 때가 자주 있다. 음울한 모습의 행인들이 서둘러 지나가고, 특별한 일이라곤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기쁨과 흥분, 또는 어떤 순수한 감정의 순간들을 오히려 더 가치 있게 해준다.”
알렉산드르는 자신을 낚시꾼에 비유한다. “만약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한다면, 그것은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난 뒤에, 그것도 순전히 민족지학적(ethnographic)인 관점에서 볼 때 비로소 흥미로워진다.”
이따금 4월 초까지 계속되는 이곳의 겨울에도 알렉산드르는 우울해 하지 않는다. “최고의 시기는 당신이 조화를 느낄 때다. 그때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간다.”
시간 여행에 관해 말하자면, 페트로샨은 자신이 원래 살던 환경에 충실하다. “내 경험으로 볼 때 내가 자라면서 기억하고 있는 1970~80년대의 레닌그라드로 되돌아가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카메라와 함께 돌아가 보자.”
면적이 수십 제곱마일에 불과한 도시 중심부는 아주 친숙하여 “집처럼 느껴진다. 나는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다”고 알렉산드르는 말했다.
눈길이 주변 풍경에 익숙해져 이따금 곤란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절망의 순간에도 언제나 놀라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페트로샨의 사진집은 출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집 제목 ‘쿤스트카메라’는 표트로 대제가 수집한 진기한 물건들과 돌연변이 생명체를 소장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명한 인류학박물관 이름에서 따 왔다.
이 사진집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도시 주민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친절하고 소박하면서도 사악하고 심술궂으며, 어릿광대이자 성스러운 바보들이다.
“이 사진집은 역설(paradoxes)의 컬렉션이다. 어떤 것은 그로테스크하고 부조리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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