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로켓 ‘앙가라’ 시험발사 성공… 러 우주산업의 성공적 “홀로서기” 신호탄

친환경 우주로켓 ‘앙가라 1.2PP’가 지난 9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космодром Плесецк)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친환경 우주로켓 ‘앙가라 1.2PP’가 지난 9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космодром Плесецк)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소련 해체 후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우주로켓 ‘앙가라(Ангара)’가 ‘계획에 따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친환경적 신형 우주로켓 앙가라의 성공적 발사로 이제 러시아 우주산업은 어떠한 가능성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그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를 RBTH가 알아보았다.

소련 해체 후 러시아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친환경 우주로켓 '앙가라 1.2PP'가 지난 9일 모스크바 서북쪽 아르한겔스크 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космодром Плесецк)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번 시험발사는 전 과정이 계획한대로 무사히 진행됐다. 발사 후 4분 뒤 1단 로켓이 분리되어 목표지점인 바렌츠 해로 떨어졌다. 그리고 발사한 지 21분 뒤에는 모형탑재체와 2단 로켓이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полигон "Кура") 내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발사 지점부터 계산한 앙가라의 총 '비행 거리'는 5,700km였다.

신형 '앙가라' 로켓의 경량급 모델인 '앙가라 1.2PP'의 발사는 애당초 6월 25일로 계획됐으나, 추가적인 점검의 필요성이 생겨 발사일이 미뤄졌다. 그후 6월 28일에는 발사를 불과 19초 앞두고 자동발사취소장치가 작동되기도 했다. 당시 원격화상장치로 발사 과정을 직접 참관하던 푸틴 대통령은 실패 원인을 규명하라고 지시했고 로켓 발사일은 무기한 연기됐다.

우주 로켓 복합체 앙가라는 모듈 타입의 차세대 우주 발사체이다. 앙가라 시리즈의 경량급 및 중량급 로켓의 탑재체 무게 범위는 3.8~35톤이며, 앙가라 시리즈 로켓은 모두 같은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다. 각 범용 모듈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성능 로켓 엔진 RD-191 하나를 탑재한다.

이후 원인조사 결과 엔진과는 상관 없는 산화제 이동밸브관 밀폐성 파열로 자동발사취소 장치가 가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앙가라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우주기지에서 바로 수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스크바 시각으로 7월 9일 16시 2분 마침내 앙가라 발사에 성공했다.

독립성과 친환경성

로켓 1단을 구성하는 범용로켓블록 개수에 따라 로켓의 급이 달라진다. 이번에 발사된 '앙가라 1.2PP'의 경우 본체는 경량급 구조로 조립됐지만, 2단은 중량급용을 조립한 중간급 모델이었기 때문에 1단 로켓과 2단 로켓의 작동을 모두 시험해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중량급 앙가라는 수소를 연료로 쓰는 3단 로켓들도 탑재해 훨씬 무거운 화물도 플레세츠크에서 우주로 보낼 수 있게 될 거다. 첫 중량급 앙가라의 유인 우주 비행은 극동의 아무르 주에 건설 중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2018년 시행될 계획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새로운 로켓 복합체를 이용해 독자적으로 우주공간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러시아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위치한 카자흐스탄의 동의 없이도 모든 타입의 위성을 저궤도와 지구정지궤도로 쏘아올릴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앙가라 시리즈는 전략적 안보 문제 때문에 러시아에 위치한 러시아 회사들의 연합체가 설계하고 생산했기 때문에 타국 기업에 주문하지 않고도 생산할 수 있다.

앙가라를 이용하면 로켓 발사에 따른 환경오염 지수도 크게 개선되리라는 점 역시 중요하다. 현재 운용 중인 발사체 프로톤이 연료로 사용하는 헵틸은 환경에 해로우나, 앙가라가 사용하는 산소와 등유의 조합은 유독성이 훨씬 적다.

상업적 성공을 거두려면

치올콥스키 기념 러시아우주비행아카데미의 준회원인 안드레이 이오닌은 비상업용 앙가라 시리즈 개발과 병행하여 훨씬 더 저렴한 중량급 로켓 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레세츠크에서 발사되는 앙가라 로켓들은 상업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앙가라의 임무는 국가 예산으로 제작한 연방 위성을 궤도로 진입시키는 것"이라고 이오닌 준회원은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미국의 민간 위성발사회사 스페이스엑스(SpaceX)처럼 중저가의 중량형 로켓 발사체 개발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약 7천만 달러대의 로켓 개발에 성공해 생산에 들어갔다.

"상업위성 발사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면 프로톤(발사비 약 1억 달러) 운용을 계속하면서 발사비를 그 절반인 5천만 달러대로 줄일 수 있는 새 로켓을 개발해야 한다. 앞으로 상업로켓 발사 시장을 완전히 스페이스엑스에 내주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오닌의 결론이다.

치올콥스키 기념 러시아우주비행아카데미 정회원 이고리 마리닌은 앙가라의 성공적인 첫 발사는 러시아 국방부에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고 지적했다.

"앙가라를 이용하여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지구정지궤도로 화물을 올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상업적 통신위성 발사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러시아 국방부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중(重)량급 로켓을 발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제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방부의 계획에 따라 로켓을 발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마리닌은 설명했다.

 

이 기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 Gazeta.ru, 이타르타스 통신 자료를 토대로 작성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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