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54%, “러시아로 서버 이전하겠다”

Shutter Stock/Legion Media
9월 1일부터 외국기업들은 러시아인의 개인정보를 러시아 내에 저장해야 한다. 구글의 경우 이미 러시아 내 서버 구축을 위해 적당한 곳을 찾았다. 반면에 페이스북은 러시아 당국의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Russia포커스가 새 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떤 제약이 따르는지 알아보았다.

“지금까지 러시아 기업과 외국 기업은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 호스팅 서비스가 발달한 나라에서 러시아인 개인정보의 대부분을 저장하고 처리했다.” 러시아 정보보안업체 ‘인포름자시타’의 알렉산드르 볼진스키 수석 정보설계사가 설명했다.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은 거의 다 개인정보를 러시아 서버에 옮기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를테면 구글은 이미 러시아 내 '로스텔레콤'의 데이터센터에 장비를 설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은 연말까지 개인정보를 옮기기로 약속했다. SAP, 삼성, 레노버, IBM 역시 러시아 내에서 개인정보 이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 전자상거래, 온라인 서비스 및 결제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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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를 러시아에 저장하는 데 동의하나?

러시아전자통신협회(РАЭК)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외국기업의 54%가 개인정보를 러시아로 옮기는데 동의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개인정보 이전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기업이 이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에는 이미 외국기업에 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가 여러 곳 마련되어 있다. 볼진스키 수석설계사는 “이러한 데이터처리센터들은 장소와 함께 장비도 제공할 수 있다. 어느 곳이나 뛰어난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신규법을 고려하여 그 규모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기업이 이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력 부족으로 9월 1일까지 개인정보를 이전할 수 없는 외국기업도 1/4이 넘는다.

IT업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용자 정보를 이전하려면 서비스 인프라도 함께 옮겨야 한다.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장소에 정보 저장 시설을 마련해야 할 뿐 아니라 새 협력업체도 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볼진스키 수석설계사는 “대기업의 경우 총 비용이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비용의 대부분은 서버와 정보 저장 시스템 구입, 기술 작업, 정보 보안 장치 마련, 데이터 라인 시설 구축, 소프트웨어 구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로스텔레콤과 계약을 체결한 구글은 자체 서버를 위한 장소 임대료로 한 달에 10만 8000루블(약 190만원)을 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구글 같은 대기업은 수백대에서 수천대의 서버가 필요하다.  

페이스북, 러시아에 남을까?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지난 8월 26일 페이스북은 러시아의 새 법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러시아로의 개인정보 이전을 거부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IT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이용자 정보가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주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본지에 설명했다. “이용자가 직접 자신의 정보를 정보시스템에 올린다는 것은 누구나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정보는 다양한 리소스에 저장되기 때문에 이용자 별로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

한편 러시아 연방통신감독청은 올해 말까지는 개인정보보호법 불이행에 따른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외국기업들의 개인정보 이전 기한은 내년 1월 1일 전까지로 연장된 셈이다. 그러나 본지가 자문을 구한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를 이전하는 데 6개월에서 24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정해진 기한에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정해진 기한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해야 할 작업이 10~15%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규정을 감안하고서도 러시아 시장에 남아있고자 하는 기업 경영진의 의지로 풀이된다”고 볼진스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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