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초콜릿 업계 강타하는 러시아 맞제재

(사진제공=AFP/East News)

(사진제공=AFP/East News)

위기에 빠진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관계가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대러 제재 연장에 맞서 새로운 대응 조치를 마련했다. 러시아의 맞제재 유효 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됐고 금지 상품 목록도 초콜릿과 꽃 등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분석가들은 제제와 맞제재가 유럽과 러시아 양측에 불리한데도 첨예한 정치적 긴장 때문에 조만간 철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열린 EU 집행위원회 외무장관 회의는 "민스크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도록" 대러 경제 제재 유효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정부의 EU 맞제재 연장 제안서와 맞제재 대상 품목이 담긴 정부 결의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크렘린궁이 정부의 EU 맞제재 연장안을 최종 손질한 후 "매우 신속하게" 승인하게 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모두가 손해

투자홀딩 '피남'의 애널리스트 티무르 니그마툴린은 EU가 최근 몇 달 사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고조된 긴장을 이유로 대러 제재를 6개월 더 연장했다고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의 식료품 금수조치 연장이 정치적, 경제적 관점에서 충분히 예견된 맞대응 행보라고 그는 말했다.

러시아의 맞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평하면서 니그마툴린은 러시아 경제개발부 자료를 인용하여 금수조치가 아니라 루블화 평가절하가 최근 몇 달간 높은 물가상승률을 이끈 주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맞제재가 가져온 효과는 2%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니그마툴린은 설명했다.

콘스탄틴 코리셴코 러시아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증시 및 금융공학과 학과장은 현 상황이 어느 측에도 경제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러 제재가 러시아와의 교역을 대폭(종종 수십 퍼센트) 감소시키며 유럽의 경기 침체 탈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그는 서방 국가들과의 긴장으로 러시아 국민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졌고 서방 시장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으며 첨단기술 접근도 제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경제에 간섭하는 일이 늘어난 것도 대러 제재가 낳은 부정적 결과다"고 Russia포커스에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대러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친 긍정적 영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수입대체와 내부 자금 조달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고 '아시아와의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꽃과 초콜릿을 강타한 맞제재

러시아 관리들은 유럽과 미국, 캐나다, 호주 농산물 생산업체들에 대한 러시아의 맞제재가 러시아 농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 확대된 맞제재 목록에서 국내산이 경쟁하기 매우 어려운 서방 식료품의 수입이 금지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꽃과 초콜릿이 그렇다.

알렉산드르 트카체프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로시야 24' TV채널에 출연하여 농업부가 서방 제과류의 러시아 수입 금지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업부는 식료품 금수조치 연장으로 꽃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보길 제안하고 있다.

제재 철회 기다려봐야 소용 없어

하지만 유럽 국가들에 대해 각기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우리는 대러 경제통상 관계만 아니라 정치적 관계도 좋고 대러 제재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헝가리와 그리스, 키프로스 같은 나라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런 나라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티무르 니그마툴린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기가 심각하여 가까운 장래에 대러 제재 철회를 기대할 수 없고 따라서 제재를 고려한 어떤 거시경제 전망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러 제재 철회 전망과 관련하여 콘스탄틴 코리셴코 교수는 대러 제재가 경제적 판단과는 다르게 적어도 2016년 말에서 2017년 중반까지 유지되리라고 말했다. "2016년 미국은 대선이 있고 2017년 독일은 의회 선거가 있다. 언론이 러시아의 이미지를 계속 부정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매파 후보들이 비둘기파 후보들보다 더 유일한 입지를 점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미국과 독일의 새 지도자들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