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영기업 CEO 연봉 공개... 서방 기업들보다는 낮지만 일반 국민 소득 수천 배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티 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제공=AP)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티 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제공=AP)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네프티(Роснефть)’와 ‘러시아철도공사(РЖД)’가 이전에 여러 차례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최고경영자들의 수입에 관한 자료를 공개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국영기업의 장들은 외국의 경영자들에 비해 적은 연봉을 받고 있으나, 경제위기로 지갑이 얇아진 러시아 서민들보다는 수천 배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이자 국영기업인 로스네프티가 자사 최고경영진의 수입 자료를 공개했다고 당사 홍보실이 밝혔다. 전 러시아 부총리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친구로 알려진 이고리 세친 회장의 최대 수입은 보너스 포함 연 6억 루블(1,160만 달러)이었다.

이고리 세친 회장의 뒤를 이어 또 다른 국영기업, 러시아철도공사의 블라디미르 야쿠닌 회장도 자신의 수입을 공개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는 보너스를 제외하고 연간 4,800만~6,600만 루블(95만~1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두 최고경영자 모두 예전에 수입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에 있었던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국영기업 장들에게 수입을 보고하라고 권고했다.

주요 문제점

"국영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이와 같은 수입이 현대 러시아의 다른 경제지표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만약 그들의 수입이 다른 지표와 부합했다면, 그들의 수입 공개를 둘러싼 떠들썩한 구설수는 없었을 것이다." 경제학 박사인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고등경제대학(ВШЭ) 사회정책ž사회경제프로그램 연구소장이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인 평균급여가 월 3만 3,200루블(654달러) 또는 연 약 7,800달러인 상황에서 국영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수입은 사회여론의 불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그들의 수입은 도발적인데, 국영기업 경영자들이 위기 이후 자신의 봉급을 낮췄다는 소리는 아무도 들은 바 없다."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소장은 덧붙였다.

스미르노프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 사회에는 이런 저런 인물의 고위직 임명이 얼마나 근거가 있는 것이며 국가가 얼마나 적절하게 바로 이런 인물들의 급여를 설정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가 없다. 게다가 로스네프티와 러시아철도공사 같은 경우는 정부에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스네프티는 신규 프로젝트 재정지원 용도로 조성된 석유가스수입 비축기금인 국부펀드(Фонд национального благосостояния)에서 2,000억~2,500억 루블(39억~49억 달러)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철도공사는 재정건전성 보장을 위해 국가재정에서 5,000억 루블(98억 달러)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외국의 사례

한편 투자홀딩 '피남(ФИНАМ)'의 분석가 티무르 니그마툴린은 로스네프티 회장의 총수입은 대체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로스네프티 회장의 수입은 BP 회장의 수입과 비슷하다." 그는 말한다. 일간 '베도모스티'의 자료에 따라 비교를 해보자면, 2014년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회장의 총수입은 3,310만 달러였고, 밥 더들리 BP회장은 1,533만 달러, 존 왓슨 셰브런(Chevron) 회장은 2,597만 달러였다. "현재 미국 최고경영자는 보통의 러시아 최고경영자보다 평균 15~20배 더 많이 받는다"고 일리야 비코브니코프 러시아국민경제국가ž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경영학과 학과장은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2013~2014년 결산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미국 최고경영자는 석유부문 서비스 제공 전문 기업 '나보르스(Nabors)'의 회장 앤서니 페트렐로로 6,830만 달러를 벌었다. 미국의 거대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국 CBS의 레슬리 문베스 회장이 6,56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피남(ФИНАМ)'의 니그마툴린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다양한 재산 구조와 경영 촉진 정책을 갖고 있는 각국 기업 수장들의 수입을 비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러시아에는 객관적으로 부정부패 요소가 크기 때문에, 주주들은 자신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고경영자들에게 최대한 높은 수입을 설정한다." 그가 말한다. 니그마툴린에 따르면, 그렇지 않을 경우 경영진은 회사의 효과적인 발전에 관심을 가지 않을 것이므로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 기업 대표들의 수입은 더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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