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 브랜드’된 도시락 라면, 그 비결은?

러시아에서 ‘도시락’ 컵라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디선가 한 번은 다들 먹어봤을테지만, 정작 ‘도시락’이 한국 상표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어떻게 한국의 컵라면이 러시아의 ‘국민’ 브랜드가 됐는지를 Russia포커스가 한국쿠르트의 러시아 현지법인 ‘고야(KOYA)’의 김영철 본부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컵라면 '도시락' 라쟌 현지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타스)
컵라면 '도시락' 라쟌 현지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타스)

귀하의 회사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당사는 러시아 경제개혁이 단행되던 1990년 러시아에 진출하였습니다. 러시아에서 2004년 모스크바주 라멘스코예(Раменское) 지역에 제 1공장을 설립, 자체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판매량 증가에 2009년 리쟌(Рязань)주에 추가로 제2공장을 설립하여 10년 이상 러시아 및 CIS시장에서 안정적인 생산 및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귀사의 러시아 사업 중 가장 성공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1998년 모라토리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국가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여 당사 또한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외 경쟁사들은 투자를 거두어 들이거나 사업을 축소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사는 러시아 국민들과 쌓아온 신뢰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지속적인 투자 및 판매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현재 저희 브랜드는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당사 러시아 사업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소비자에 대한 믿음과 신의,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 및 과감한 투자가 가장 성공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사의 러시아 진출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 환율불안정(3번에 걸친 화폐개혁) 등에 의한 투자 불투명성이었습니다. 또한, 신용장 부재, 지하경제가 대부분이었던 러시아에서 정상적인 사업이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당사는 소비자 곁에 항상 함께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결심하에 여러 손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에서 사업을 지속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 지속적인 품질개선 및 러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

- 투명한 경영을 통한 정직한 기업, 모범적인 기업으로 인지 개선..

- 원,부재료의 현지화를 통하여 가격경쟁력 확보 및 재료수급의 리스크 최소화.

- 한국조직 문화의 러시아化를 통해 육성한 현지인들의 경영참여 : 현재에도 각 분야별 현지인력의 전문성 강화 및 정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시장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현재 러시아 시장은 혼돈의 시기를 지나 안정, 개편, 개선, 틈새시장의 확대 및 서비스업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대형마트의 확장 및 협상력 강화에 의해 유통구조 변화, 소비자 의식 견인 등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

- 물품의 거래위주가 아닌 서비스산업의 폭발적인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음.

- 소비자 의식의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제품의 품질/기능/디자인 등 고관여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음.

- 또한, 현재처럼 국가차원의 금수조치에 의해 시장상황이 한번에 바뀔 수 있는 기회시장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 시장은 정치적 밀접성, 미개척 시장의 거대자본 유입 및 장악, 소비자 의식 변화에 따른 급격한 서비스 및 고관여 제품의 시장확대 등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틈새시장으로서의 매력은 증가하는 반면, 거대 자본의 유입 및 확대에 의해 장기사업을 위해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사는 인스턴트 식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사 제품을 러시아인의 입맛과 기준에 맞게 현지화 하셨을 텐데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의 '도시락면'과 러시아의 'Doshirak'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당사는 페레스트로이카 개혁정책이 진행중이던 1990년 소련의 경제개혁과 더불어 진출을 하였습니다. 기존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러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한국의 연구소와 연계하여 러시아내 독립적인 제품개발팀, 품질관리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당사는 도시락류 9종(소고기,치킨,포크,버섯,순한소고기,핫치킨,김치,치즈,토마토) 봉지류 6종, 컵류 4종, 퓨레류 7종 등 총 26종을 러시아내에서 개발 및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생산된 음료를 포함한 약 2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도시락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운맛인 소고기맛뿐 아니라 러시아인 입맛에 맞춘 품목의 개발을 통하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해 영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일부 수입상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한 이후 러시아 시장 상황에 대하여 귀사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당사의 주력제품은 라면류 입니다. 대부분의 원부재료가 현지 조달 가능하여 크게 사업에 영향을 미칠만한 금수조치 해당품목은 많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여러 제품을 생산하고자 사용하고 있는 몇몇 유럽산 재료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사의 신속한 정보력을 통해 금수조치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만한 품목을 사전에 인지, 적시에 충분한 재료 확보 및 구매처 변경을 추진하여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거의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항상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예의 주시를 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러시아 정부의 식료품 금수조치로 귀사의 영업에 변화가 있었는지요? 만약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인지 말씀해주십시오. 귀사의 제품에 원산지가 러시아가 아닌 재료가 사용되는지요? 만약에 그렇다면 그런 재료를 한국에서 들여오십니까, 아니면 러시아 현지에서 조달하십니까? 귀사에 제품에 사용되는 재료 중에 제재 대상에 오른 품목이 있습니까?

물론 아무런 변화가 없지는 않습니다. 당사는 품질향상을 위해 특수 소맥분등 유럽산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산 스프원재료 및 면첨가제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번 금수조치에 의해 문제가 된 건야채 및 식품첨가제는 원산지 증명서를 통해 금수대상 국가의 제품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으며, 항시 러시아 금수조치의 변화에 대해 예의 주시하며 실시간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락토산(치즈가루), 크리머, 건야채 등 일부가 포함되었으며, 구매선 다변화를 통하여(금수면제국가) 해결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식료품 분야의 러·한 양국협력의 전망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분야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반대로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재 러시아는 자국 식료품 산업의 낙후로 인해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식료품의 4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정치적 상황에 의해 내려진 금수조치로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었던 유럽시장에서 선회하여 중국, 남미 및 한국까지 식료품 수입처 변경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차후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의 관계에 따라 예상치 못한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러 양국관계에 대해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러시아 국민소득 상승에 의한 프리미엄 식료품군 소비자 층의 확대 및 한국식품 인지도 개선에 의해서 한국식료품의 대러 수출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세계적인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식품을 소개할 지속적인 기회를 만들어 한국 식료품 소비자층을 한층 확대할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 식품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기업을 비롯하여 정부차원의 문화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시 러시아내 한국식품의 미래는 장미빛을 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 내에 나올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를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는 실패를 빨리 경험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장기적인 안목, 올바른 러시아 소비문화의 분석 및 전략을 통해 접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러 협력의 저해 요인으로는 우선적으로 국제정세에 따른 요인을 주로 들 수 있으며, 한국정부는 대러 제재 대응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에 호의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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