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비상하는 ‘붉은 날개’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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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브누코보 항공사고와 관련해 3개월 면허 정지에 처해졌던 레드윙스 항공이 저가항공 틈새시장 공략으로 재기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당국의 항공사 면허 요건 강화 정책으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Red Wings)의 면허가 지난 2월 정지됐다. 이에 따른 항공편 부족으로 항공료 인상이 잇따랐고 이에 러시아 연방항공청(Росавиация)은 추후 항공운임 인상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 중 최대 규모인 레드윙스의 운항을 곧 재개할 방침이다. 한편 레드윙스는 앞으로 저가항공 사업을 특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항공청은 작년 12월 29일 브누코보 공항 사고에 대한 비상 조사 결과에 따라 레드윙스 항공사의 면허를 정지했다. 사고 당시 레드윙스의 투폴레프 204(Tu-204) 기종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승무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기내에 승객은 없었다.) 연방항공청은 올해 1월 10일부터 16일까지 조사를 진행한 후 레드윙스에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 면허정지 기한은 지난 5월 5일에 끝났다. 레드윙스는 이전에 이미 면허 회복을 시도했으나 연방항공청은 레드윙스의 보고서를 검토한 후 “실시된 조치만으로는 위반 사항들이 완전히 개선됐다고 볼 수 없다”며 4월 1일 면허 회복을 거부한 바 있다.

레드윙스는 오는 6월 1일부터 어쨋든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레드윙스는 위반 사항을 완전히 개선했으며 운항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방항공청 공식 대변인은 아직 정확한 운항재개 일자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 레드윙스 경영진은 회사에 대한 정부 조사에서 드러난 결함들을 제거하는 중이다. 연방항공청은 결함이 모두 제거되는 즉시 레드윙스의 운항재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레드윙스의 조속한 면허 회복이 당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레드윙스가 면허정지로 운항을 중단하면서 일부 인기 관광노선에서 항공권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전반적인 항공권 가격 인상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드미트리 고린 러시아 여행사협회 운송위원회 위원장은 전세편 항공료가 연초보다 7% 올랐다고 밝혔다. 물론 비단 운항 항공편 부족만이 아니라 물가인상도 항공료 인상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고린 위원장은 지적한다.

레드윙스는 인기 관광노선(안탈리아, 후르가다, 이스탄불, 샤름 엘 셰이크, 바르셀로나, 부르가스, 리미니, 아가디르) 연중 전세편과 러시아 내 7개 노선(마하치칼라, 옴스크, 우파,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크라스노야르스크, 첼랴빈스크) 정기편을 운항해왔다. 작년 한해 레드윙스 항공을 이용한 승객 수는 약 81만7천 명으로 러시아 항공사 가운데 이용객수 17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레드윙스가 운항을 재개하면 저가항공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저가항공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다. 작년 말 러시아 양대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Аэрофлот)와 트랜스아에로(Трансаэро)도 저가항공을 담당할 계열사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저가항공사 설립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것은 바로 레드윙스”라고 러시아 교통부 내 한 소식통이 밝혔다. 동 소식통은 과거 아에로플로트의 계열사 사장직을 맡았던 세르게이 벨로프가 5월 13일 레드윙스 사장으로 새로 부임하여 저가항공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벨로프의 사장 부임으로 레드윙스의 면허 회복이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여름 레드윙스는 국내 정기선 항공료를 낮추는 저비용 모델을 창안해 항공료를 저가항공 수준에 근접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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