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대규모 벤처캐피털, 러시아 스타트업에 주목

이색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신사업을 지원하는 청년창업가들의 ‘협업사무공간’. (사진제공=게티이미지/포토뱅크)

이색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신사업을 지원하는 청년창업가들의 ‘협업사무공간’. (사진제공=게티이미지/포토뱅크)

과연 러시아는 과연 미국 벤처캐피털의 차세대 타겟으로 부상할 것인가? 러시아정부의 강력한 경제 현대화 정책에 힘입어 스타트업과 창업인큐베이터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세계 유수의 외국 첨단기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러시아가 미국 벤처캐피털의 다음 타깃으로 부상할 것인가?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경제현대화 정책에 힘입어 스타트업(신생기업)과 창업인큐베이터들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세계 유수의 외국 첨단기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러시아 신세대 기업인들은 일정한 틀에 갇힌 조직생활에 답답해한다. 디자인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인 알렉 산드르 작스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작스는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이라는 도식을 거부한다. 필요하다면 종일 일할 수 있지만 대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 영감을 주는 작업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이색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호지원 할수있는‘협업사무공간’이 늘어 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스타트업의 성장을 보여주는 한 예다.

또 다른 예는 뉴욕 소재 국제 투자 매니지먼트 기업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위키마트(wikimart.ru)와 애니웨이애니데이(anywayanyday.ru) 같은 러시아 스타트업에 2,2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타이거는 2011년 5월 나스닥에 상장된 러시아 최대 검색포털 얀덱스(Yandex.ru)의 주식도 보유 하고 있다. 또 징가(Zynga)의 설립자 마크 핀커스, 초기 페이스북 투자자 피터 티엘, 스카이프 설립자 니컬러 스젠스트롬 같은 서방의 에인절 투자가들은 ‘부킹닷컴’의 러시아판인 오스트로보크(Ostrovok.ru)의 성장을 위해 1,360만 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 스타트업의 약진은 혁신주도적 시장의 급속한 성장 덕분에 가능해졌다. 1990년대 후반까지 러시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아주 낮았지만 지금은 러시아인 두 명 중 한 명 이 인터넷 사용자이며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러시 아는 인터넷 사용자 수에서 독일을 제치고 유럽 1위에 올랐다.

트루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의 투자분석가인 맥 앨라탭은 “미국 펀드들은 한 지역에서 성공한 온라인 상거래와 소셜 네트워킹 기업의 성공사례를 다른 곳으로 이식하는데 관심이 많다. 종전에는 중국이 타깃이었지만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관 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 기술 산업에서 러시아가 가진 명성도 도움이 된다. 미국 최대 벤처펀드인 개러지 테크놀로지 벤처스의 빌 라이하트 전무는 “러시아의 컴퓨터공학과 재료공학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낮은 인건비도 또 다른 이유다. 모스크바 스타트업 직원의 연봉은 높지만 주민 네 명 중 한 명 꼴로 대학생, 연구원, 대학 강사,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직원인 시베리아의 톰스크 같은 도시에서는 월 2,500달러 이하로도 최고급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

사모펀드 투자를 러시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도 1990~2000년대 초 의 러시아와 현재 러시아를 구분하 는 요인이다. 국책사업으로 대대적인 물량공세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러시아 정부가 연방과 지방 차원에서 수백억 달러를 혁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테크노파크와 경제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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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파크와 경제특구

완공 단계에 이른 모스크바 외곽 의 대규모 테크허브 스콜코보는 혁신사업에 대한 대규모의 국가보조금과 감세혜택을 등에업고 수십 개의 국제 벤처펀드와 하이테크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하나의 예는 동유럽 최대 규모인 카잔 인근의 IT파크다. 톰스크 경제특구(SEZ)는 국내 기업들뿐 아니라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 한국의 다림 인터내셔널, 미국에 본사를 둔 몬순멀티미디어와 로비 코퍼레이션 같은 해외의 유수 첨단기술 기업 등을 유치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3년 전 러시아에서 실제 운용되는 펀드는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풍부한 자금이 모스크바로 몰려 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전문가인 스티브 블랭크 교수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거대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도 많다. 그중 하나가 스타트업이 주도면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업가정신을 물려받지 못한 러시아의 신생 기업인들은 종종 설익은 프로젝트를 들이댄다. 샌프란시스코와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벤처펀드 BV 캐피털의 마리나 쿠즈 네초바는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계획이 부족하고 경험과 자질도 모자라는 신생 스타트업을 종종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 개선도 시급하다. 앨라탭은 "미국에서 러시아발 뉴스는 늘 부정적이다. 러시아인과 미국인은 아직도 서로 내심 냉전시대의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IT 전문가를 러시아 신세대 상징으로 육성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 힘입어 급속도로 몸을 키워나가고 있는 청년사업가들은 해외투자자들이 러시아 스타트업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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