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의 유머감각

Lori / Legion-Media
4월 1일 만우절(День дурака)은 러시아의 대문호 니콜라이 고골(1809~1852)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요즘 시쳇말로 ‘셀프 디스’에 능했던 고골의 유명한 문구들을 Russia포커스가 소개한다.

러시아인에겐 이상한 특징이 있다. 주머니에 푼돈만 생겨도 모든 게 될 대로 되라, 세상 무서울 게 없어진다. (단편 ‘초상화(Портрет)’ 초판본 중에서)

...그녀는 오직 아침에만 남편과 싸웠는데, 그 이유인즉슨 어쩌다 남편을 볼 수 있는 것이 아침뿐이기 때문이었다. (중편 ‘성탄 전야(Ночь перед Рождеством)’ 중에서)

내가 원장이 된 이래, 믿기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모두 파리떼마냥 건강해지고 있어요. 아픈 사람이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병이 나아버리는 겁니다. 약의 힘이라기 보다는 정직과 기강 덕분이라고 해야겠지요.  (희곡 ‘검찰관(Ревизор)’ 중에서 자선병원장 아르테미 필리포비치가 한 말)

러시아인에게는 영원한 숙적이 있네. 이 적만 아니었다면 그는 거인이 됐겠지. 그 적은 바로 게으름이라네. (K. 악사코프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영국인의 말은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과 삶에 대한 지혜로운 깨달음을 드러내고, 프랑스인의 그리 오래가지 않는 말은 가볍고 화려한 세련미로 빛나며 흩어지고, 독일인은 누구에게나 이해되지는 않는 지적으로 빈약한 단어를 교묘하게 고안해 낸다.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러시아 말만큼 그토록 널리 퍼지고 대담하고, 그토록 가슴 깊은 곳에서 찢겨 나오고, 그토록 열정적이고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말은 없다. (장편 ‘죽은 혼(Мёртвые души)’ 중에서. 번역은 이경완 역 ‘죽은 혼’(을유문화사, 20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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