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향연'... 붉은광장에서 '문학의 해' 기념 도서전시회 열려

(사진제공=예브게니야 노보제니나/리아 노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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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가장 중심부인 붉은광장에서 지난 25~28일 나흘 동안 '러시아의 책들'이란 제목으로 도서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도서 페스티벌은 전국적인 '문학의 해' 행사 중 최대 규모의 것이다.

이번 도서 전시회의 규모는 붉은광장을 찾은 방문객들과 참가 출판사들, 도서 애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붉은광장 전체와 유서깊은 '굼' 백화점 건물의 일부가 온갖 서적들도 가득 찬 때문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일찍부터 붉은광장 입구에는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에 대해 이번 전시회 주최자인 연방인쇄매스컴청(Роспечать)의 미하일 세슬라빈스키 청장은 "공식 게스트 명단에 비는 없었다. 비는 특별 게스트"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개막 첫날부터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의 연주로 공식 개막식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하원의장은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번 도서 축제를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러시아 문학이 보유한 최상의 것,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여기 모두 모여 있다. 전시회를 찾은 방문객 수로 추정컨대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은 나라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전시장 내에 특별히 마련된 '문학 뷔페'에서는 문학 작품을 모티브로 한 별미를 맛볼 수 있었다.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화 '어부와 물고기'를 모티브로 한 조개관자 버거와 디저트로는 러시아 작가들의 초상화가 그려진 과자 등이 방문객들을 즐겁게 했다.

전시회 개최에 맞춰 푸시킨, 고골, 아흐마토바의 옆모습이 그려진 '문학의 해' 기념 우표가 발행되기도 했다.

아동문학에 거는 기대

이번 전시회는 특히 아동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 방문객들이 참가하는 퀴즈풀이, 마스터클래스가 포함된 강연이 전시회 기간 내내 진행됐고, 러시아 전역의 수십 개 출판사가 신간을 소개하고 작가들의 강연회도 마련됐다. 전시회 제작자인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예프 출판매스컴청 부청장은 "러시아에서도 러시아의 조안 롤링이 자라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물론 아동문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여전히 80% 정도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우리에게 읽어주었던 작가들"이라고 지적했다.

개막 첫날 전시회장을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방의 아동문학 지원 및 보급을 위해 대통령 개인기금에서 5천만 루블을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광장에 나타난 방주

전시회 장에는 빼곡한 책들과 컴퓨터 모니터들로 가득찬, 실제 도서관을 방불케하는 전시장 내 '도서관'이 운영되기도 했다. 도서관 '개장식'에서는 비잔틴에서 만들어진 서적들을 포함해 약 8백 권의 독보적인 책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던 이반 뇌제 도서관의 미스테리한 실종 사건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설 때까지 많은 통치자들이 이반 뇌제의 도서관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러시아 최초의 공공도서관 또한 붉은광장에서 탄생했다. 1705년 표트르 대제의 허가 하에 바실리 사원 옆에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건물이 세워졌다. 표트르 대제는 또 다른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인 페테르부르크 과학아카데미 도서관에서 추운 겨울 동안에는 보드카와 안주를 팔 수 있도록 허가했었다.

예카테리나 게니예바 외국문학도서관 관장은 "현대의 도서관은 '섹시'해야 한다. 독자들을 유혹하고 놀라게 하며 그들이 기대하지 못 한 것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문학자인 드미트리 리하쵸프는 만약에 전 세계가 멸망해도 하나의 도서관이라도 살아남는다면 세상은 부활할 수 있다. 도서관은 일종의 노아의 방주"라고 말했다.

지방 문학과 e-book

전시회에는 '지방 문학' 섹터가 따로 마련되었다. 체첸, 다게스탄 등 러시아 전역 50개 지방의 출판사들이 참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출판사 부스 앞을 지날 때 여러 출판사들이 자신이 출판한 최고의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전시회는 전자책(e-book)과 온라인독서 문제도 물론 다뤘다. '크니가바이트' 섹터에서는 인터랙비트 교과서, 도서 디지털화, 인쇄출판에서 디지털출판으로의 이행과 같은 문제들이 논의됐다. 이러한 토론 과정에서 올가 메젠체바 국립어린이도서관 부관장은 전자책 문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이들이 모니터를 보며 책을 읽든 종이책을 읽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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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문학의 해' 공식 포털(www.godliteratury.ru) 자료를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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