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문화교류의 해…‘막스 플랑크의 사이언스 터널’展 열려

자연과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사이언스 터널’ 내부. (사진제공=artplay.ru)

자연과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사이언스 터널’ 내부. (사진제공=artplay.ru)

현대 기술이 가까운 미래 세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전시회 '막스 플랑크의 사이언스 터널' 특별전이 러시아·독일 '문화교류의 해' 행사 일환으로 모스크바에서 열리고 있다. 양자물리학 창시자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막스 플랑크를 기념해 명명된 이 전시회는 산하에 80여 개 연구소를 거느린 독일의 막스플랑크 과학연구협회(MPG)가 주최했다.

왜 자연에는 같은 모양의 눈 결정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왜 V자 대형으로 나는 새들은 서로 부딪히지 않을까? 우주에는 암흑 물질이 존재할까? '사이언스 터널'에 들어서면 이런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해답을 찾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관람객의 몫이다.

사이언스 터널은 기존의 전시회들처럼 여유롭게 걸으며 생각에 잠기는 곳이 아니다. 모든 관람객에게는 입장 시 특별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아이팟(iPod)이 제공된다. 관람객은 이 아이팟으로 각 전시물의 QR 코드를 읽으면서 잠시나마 직접 아마추어 과학자가 되어 보는 체험의 기회를 가진다.

예를 들어, '생명' 전시관에서는 네안데르탈인 두개골 조각 전시대에 부착된 QR 코드를 아이팟에 인식시키기만 하면 전시물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람객은 이 간단한 작업으로 화석의 나이를 알 수 있고, 선사시대 인류의 거주지 발굴과 관련한 고고학자와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으며, 네안데르탈인의 완전한 두개골 3D를 보면서 전시물이 두개골의 어느 부분인지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전시물이 네온 조명에 둘러싸인 어두운 느낌의 전시장은 미래의 과학센터에 온 듯한 착각을 준다. 관람객들은 따분하게 강의실에 앉아 과학 강의를 듣는 것보다 이런 분위기를 더 좋아한다. 전시회는 우주, 물질, 생명, 복잡성, 뇌, 인체, 사회, 건강을 주제로 한 8개의 큰 영역으로 나눠 있다. 인체 전시관에서 관람객은 '마술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몸에 투영된 장기를 볼 수 있다. 아직 '마술 거울'은 실제 우리 몸의 내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미 인체에 유해한 엑스레이를 찍거나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우리 체내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겁니다." 사이언스 터널의 관람 안내를 맡은 사바 미하예스쿠(모스크바국립대 생물학과 학생)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진행 보조로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이공계 학부생 수십 명이 배치되었다. 이들은 관람객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말로 어려운 과학지식을 설명해주며 현장경험을 쌓고 있다.

전시회 규레이터를 맡은 피터 슈타이너 교수는 이러한 전시회가 왜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과학은 사회에 빚을 지고 있으며 그 빚을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것이며 "그 빚을 우리는 이렇게 갚고 있다"고 슈타이너 박사는 말했다. 사이언스 터널 전시회는 대중에게 과학 이야기를 들려줄뿐 아니라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과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하여 훗날 이들이 인류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전시회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막스플랑크 협회는 12년여에 걸쳐 사이언스터널 전시회를 위한 쌍방향 전시물을 수집했다. 신경생물학에서 핵물리학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과학 분야를 막라하는 협회 산하 연구소들이 제공한 것들이다.

작년 10월 파더보른에서 첫선을 보인 '막스 플랑크의 사이언스 터널' 전시회는 2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러·독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세계순회 첫 장소로 모스크바 아트플레이(ARTPLAY) 무대를 선택한 것도 좋은 징조다. 모스크바 전시회는 5월 3일까지 예정돼 있으며 그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자리를 옮긴다. 막스플랑크 협회는 모스크바 과학기술박물관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전시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독일 외무부가 후원하는 이 전시회는 이후 뉴델리, 상파울루, 뉴욕, 도쿄에서 세계순회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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