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반발하는 미국의 러시아인 재판 3건

미국에서 20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러시아 조종사 콘스탄틴 야로셴코가 최근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작별 편지를 공개하면서 그의 사건에 다시 관심이 쏠렸다. 러시아는 야로셴코가 미국에 납치됐고 그 사건에는 정치적 동기가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러시아인을 상대로 한 떠들썩한 재판이 최소한 두 개 더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야로센코와 같은 맥락에서 비판한다.
 Lyubov Yaroshenko holds a photograph of her son Konstantin Yaroshenko
콘스탄틴 야로셴코의 어머니 출처 : 아르춈 게어다캰/ 타스

형사사건에 연루된 러시아인들은 모두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에 의해 제3국에서 미국으로 이송됐다. 세 개의 재판은 이들 러시아인에게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며 막을 내렸다.

야로셴코와 ‘코카인 4t’

지난 5월 11일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보내는 야로셴코의 감동적인 편지가 언론에 공개됐다. 편지에서 야로셴코는 수감되어 있어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을 슬퍼했고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2010년 리베리아에서 조종사 야로셴코를 체포했다. 야로센코는 민간 항공사와 조종사 계약을 맺고 1998년부터 여객 및 화물 운송을 해 왔다. 그러다 2010년 5월 리베리아 국가안보국에 체포됐다. 공식 이유는 마약 운송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야로셴코는 체포가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뒤 그는 미국으로 이송됐다. 1년 후 미국 법원은 그의 마약 거래 혐의를 유죄로 인정됐다.

콘스탄틴 야로셴코. 출처: 타스콘스탄틴 야로셴코. 출처: 타스

혐의를 입증한다는 핵심 증거는 미국 마약수사국 직원들이 위장 활동을 하면서 야로셴코와 나눈 대화 녹취였다. 대화에서 야로셴코는 콜롬비아에서 리베리아로 코카인 4t을 운반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에 이 마약은 미국으로 반입될 예정이었다.

야로셴코는 재심을 청구하려고 했다. 또 그는 국제협약에 따라 러시아 교도소로의 이감을 추진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는 허사가 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야로셴코에 대한 판결이 편파적이고 정치적 동기가 개입되어 있다고 여러 차례 거론했다. 2015년 미국 법원이 러시아 조종사 야로셴코의 사건을 재심하지 않기로 하자 콘스탄틴 돌고프 러시아 외무부 인권문제 담당 전권대사는 이 사건을 가리켜 “해당 사건을 정치화하는 또 다른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야로셴코를 둘러싼 상황이 처음부터, 다시 말해 리베리아에서 야로셴코를 완전히 불법적으로 납치했을 때부터 굉장히 정치화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야로셴코도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죄 판결 이후 그는 “리베리아 내 미국 비밀 감옥”에 감금돼 있을 때 고문을 당했고 감옥에서 의료 제공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야로셴코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미국에서 진행된 또 다른 떠들썩한 재판, 다시 말해 빅토르 부트에 대한 재판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했다. 야로셴코의 말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부트를 엮어 넣을 정보를 그에게서 얻어내려고 했다.

‘죽음의 상인?’

미국 언론이 ‘죽음의 상인’이라고 부른 러시아인 빅토르 부트는 야로셴코보다 2년 앞선 2008년에 미국 마약수사국에 체포됐다. 야로셴코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의 사건에 관련된 요원들이 부트의 사건에도 관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2012년에 부트는 미국에서 25년형을 선고 받았다.

빅토르 부트. 출처: 로이터빅토르 부트. 출처: 로이터

두 러시아인에겐 공통점이 많았다. 두 사람 모두 제3국에서 체포됐고(부트는 태국에서 체포됨), 그런 다음 미국으로 이송됐다. 야로셴코와 마찬가지로 부트도 불법 거래를 꾸며낸 미국 정보기관 직원들의 녹음 대화를 근거로 기소됐다. 부트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그에게서 구매할 것처럼, 콜롬비아 반군 행세를 한 요원들에 체포됐다. 야로셴코의 사건에서도 부트의 사건에서도 위법 사실은 없었다. 코카인 공급도 무기 공급도 없었다. “이건 공상과학 영화 같았다. 미래에 있을 어떤 범죄를 갖고 심판했다. 재판에서 나는 주로 내 머릿속에 있었던 것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들은 어떤 증거도 없었다. 재판정에서 그들이 갖고 있었던 것은 오직 가짜 요원뿐이었다.” RT 방송과의 최근 옥중 인터뷰에서 부트가 이같이 밝혔다.

부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는 판사직을 그만뒨 뒤 자신의 판결이 “지나쳤고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부트는 과거에 무기 거래를 그만둔 사업가였다. 부트 자신도 무기 거래가 아닌 항공운수에 종사했다고 항상 주장했다.

야로셴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법원의 정의와 공정성을 부정하면서 부트의 사건을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법원이 사실상 모종의 정치적 주문에 따라 움직였다”고 밝혔다.

27년 징역형 선고 받은 국가두마 의원 아들

외국에서 러시아 시민을 체포한 뒤 미국으로 데려가 재판에 넘긴 세 번째로 떠들썩했던 사건은 러시아 국가두마 의원의 아들 로만 셀레즈뇨프 건이다. 그는 2014년 몰디브에서 체포됐다. 이후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그를 괌으로 데려간 다음 다시 시애틀로 이송했다.

지난 4월 셀레즈뇨프는 배심원 참여 재판에서 27년 형을 선고 받았다. 미국 법원은 셀레즈뇨프가 은행 신용카드 자료를 빼내 총 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힌 죄를 인정했다. 선고가 내려지기 직전, 배심원 평결 뒤 셀레즈뇨프는 죄를 인정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용서를 빌었다.

로만 셀레즈뇨프. 출처: AP로만 셀레즈뇨프. 출처: AP

셀레즈뇨프의 변호사는 사이버 범죄에 대해 이렇게 높은 형이 선고된 역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셀레즈뇨프도 법원의 판결이 건강 문제가 있는 자신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2011년 그는 모로코 중부도시 마라케시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발 사건으로 큰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 외무부는 “셀레즈뇨프의 체포가 불법 납치”라고 주장했다. 국가두마 의원인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판결이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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