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러시아 -2: 왜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건설했나?

1908년, 아무르 철도가 건설되는 모습.

1908년, 아무르 철도가 건설되는 모습.

러시아국립도서관
극동에서의 중국의 세력 확대를 두려워한 제정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건설에 나서게 된 사정을 역사학자 알렉세이 볼리네츠에게서 들어본다.

Russia포커스는 러시아와 관련하여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자주 오르는 질문들을 정리해 보았다. 우리는 “러시아는 왜?”라는 제목의 시리즈 기사에서 다양한 관련 질문에 상세한 답변을 준비했다.

1890년 무렵 러시아의 유럽 지역은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인 협력 하에 총 연장 30,000km에 이르는 철도망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우랄산맥 동쪽으로는 황제 알렉산드르 3세의 보증에도 불구하고 철도를 부설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1886년 알렉산드르 3세는 “이 풍요로운 미개척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태평양까지 이어진 철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비현실적으로 비쳐졌다. 길이 650k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철도(1851년 개통) 건설에 6,700만 루블이 투입됐는데(당시 제정러시아 정부의 연 세입은 2억 루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데는 적어도 3억 3천만 루블(현재 가치로 70억 달러)이 든다는 계산이 나왔다.

한편 엄청난 자원이 투입된 크림 전쟁(1853~56)이 끝나자 국고는 텅 빈 상태였다. 아무도 살 지 않는 시베리아를 관통해 수백 개의 크고작은 강들을 지나 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사실도 정부에 두려움을 주었다. 이때문에 정부 관료들은 알렉산드르 3세에게 시베리아 철도의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때만해도 몇 년 뒤에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사건이 일어나리라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1890년 7월 중국이 러시아 극동 턱밑까지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제정러시아의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강타했다.

머나먼 변방

오늘날 아무르주, 연해주, 사할린주, 유대인자치주, 그리고 하바롭스크 변강주의 상당 부분으로 구성된 거대한 땅을 러시아가 중국 청조와 일련의 조약을 맺고 인계받은 것은 19세기 중반의 일이다.

당시 러시아의 철도는 우랄산맥이 종착역이었다. 거기서부터는 말을 타고 시베리아를 통과해 극동으로 달려야 했다. 바이칼 호수에서 선박으로 실카강과 아무르강을 따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르강이 어는 겨울이나 유수량이 감소하는 여름에는 정기 교통에 문제가 생겼다. 이 길은 최소 11개월이 걸리는 길이었다.

대안은 인도, 중국, 조선, 일본을 거치는 바닷길이었다. 해로로는 최대 6개월이 소요됐는데 영국, 중국, 또는 일본과 분쟁이라도 생기는 경우 러시아의 유럽 지역과 극동은 즉각적으로 차단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그 당시의 극동 지역은 러시아 본토에서 격리된 ‘섬’이나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위협

아시아의 영토가 격리된 탓에 제정러시아는 1890년 여름 청나라가 러시아 극동 턱밑까지 철도를 부설할 계획임을 알게됐을 때 공포감을 느꼈다.

청나라는 영국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받아 베이징에서 만주 북방, 그리고 거기서 청-러시아-조선 3국이 만나는 훈춘시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훈춘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불과 100km 거리였다.

당시 청나라의 인구는 4억이었는데, 중국에 접한 러시아 접경주들의 전체 인구는 채 2백만 명도 되지 않았다. 1890년 8월 제정러시아의 외무대신 니콜라이 기르스는 “시베리아횡단철도 건설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위대한 시베리아 길’이라 불린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건설은 1891년 5월 31일 시작됐다.

건설 시작

시베리아 철도와 그 건설 과정은 러시아 극동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철도 건설이 시작되고 불과 5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의 화물 통과량은 30배가 증가했다.

상당량의 수입화물이 철도 건설을 위한 것이었다. 태평양에서 우랄산맥을 잇는 구간이 개통되자 블라디보스토크는 대륙횡단 철도가 바다로 나가는 출구가 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토록 러시아를 공포에 떨게 한 중국의 베이징-북방 철도는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준공되고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건설됐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Dv.land에 실린 글을 요약,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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