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항서 자동소총 판매한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새로 입점한 무기제조사 ‘칼라시니코프’는 매장에 이 특별 기념품이 올렸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새로 입점한 무기제조사 ‘칼라시니코프’는 매장에 이 특별 기념품이 올렸다.

일리아 피탈레프/ 리아 노보스티
평범한 기념품과 공포탄 총으로 모습을 바꾼 중고 자동소총도 판다.

모스크바에 온 여행객들은 마트료시카(러시아 전통 목각인형)나 보드카 외에도 칼라시니코프 자동 소총을 선물 목록에 새롭게 올릴 수 있게 됐다. 아 물론 실제 무기가 아니라 모형이나 공포탄 총이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새로 입점한 무기제조사 ‘칼라시니코프’는 매장에 이 특별 기념품이 올렸다.

매장에 들어서면 벽에 가지런하게 걸린 자동소총을 진열한 선반 두 개가 있다. “아빠, 이거 다 장난감이야?” 다섯 살 쯤 돼 보이는 한 사내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묻는다. “진짜 총이었는데 지금은 장난감이 됐어.”  이렇게 대답한 아빠는 옛 전우라도 만난 듯 반가워 한다. “우아, AK-74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이걸 썼는데.”

유명한 러시아제 자동소총을 개발한 무기제조사 ‘칼라시니코프’는 8월 16일 공항철도 ‘아에로엑스프레스’ 터미널과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대합실을 연결하는 보행자 통로에 새로 매장을 열었다.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예프 마케팅 부문 이사는 “‘칼라시니코프’는 전 세계 사람들 대부분이 ‘러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 중 하나다. 그래서 우리 회사 브랜드의 기념품을 사서 집으로 가져갈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세련된 외관과 네온 조명으로 장식된 매장은 제임스 본드의 화려한 무기고를 연상시킨다. 여기서는 러시아 경찰이 사용하는 AK-74, 개량형 AK-74M, AK-103, PP-19 등 자동소총 모델 4종을 살 수 있다. 모델들은 전부 진짜 소총을 생산하는 기계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외양과 분해 방식이 진짜와 똑같다.

“진짜 자동소총과 냄새마저 똑같다”고 매장 판매원 아르툠 바라놉스키가 자랑스레 말하면서,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은 영화나 비디오 게임에서 러시아군이 변함없이 사용하는 AK-74소총”이라고 귀띔한다.

모형뿐 아니라 진짜 총도 있다

비탈리 미할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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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살아 있는 전설이 된 총을 들고 사진이라도 찍기 위해 매장에 들른다. 당연히 러시아를 추억하는 선물로 모조 소총을 사 가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그런데 평범하지 않은 손님들도 가끔 있다. 예를 들면, 한때 군인이었던 한 손님은 정해진 시간 안에 AK-74를 분해, 결합하는 마스터 급 실력을 공항 판매장 안에서 즉석에 선보였다. 병기 분해결합 훈련은 러시아군인들도 늘 갈고 닦는 기술이다.

모형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매장은 비활성화된 공포탄 소총을 판매한다. 이 소총은 과거 한 때 군인들의 손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냈겠지만 지금은 그 안에 공포탄(dummy cartridge)만 장전할 수 있다. 판매원 아르툠은 “공포탄 총은 자동 소총의 소리가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탁월한 선물”이라고 진지하게 말한다. 공포라고 하지만 매장에서 탄환을 살 수는 없다. 국제공항 안에서는 탄환 판매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공포탄을 구입하려면  형사 처벌을 각오하며 불법 시장을 기웃거려야 한다.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

판매원이 야로슬라블에서 온 고객 니콜라이를 위해 기자가 보는 앞에서 공포탄 소총 AK-74M 모델을 포장한다. 니콜라이는 “나는 사냥과 사격을 좋아하지만, 이 총은 내가 쓸 건 아니고, 아이들과 손자들에게 선물로 주려 한다. 나는 내 총을 아이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이 선물은 안성맞춤이다. 애들이 이 총으로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기념품 가격은?

‘칼라시(칼라시니코프 소총의 애칭)’는 만 18세 이상만 구매할 수 있다. 기내 반입은 금지되어 있고 화물로 부치는 것만 허용된다. 매장의 모든 제품은 특수 상자에 포장되어 판매되며 라벨과 관련 서류가 첨부되어 있어서 공항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할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총기 모형을 기념품으로 사는 외국인들은 다른 나라로 반입할 때 이런 유형의 총기를 운송하고 소지하는 문제에 관하여 해당 국가의 법률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동 소총의 평균 가격은 대략 2만~3만 루블(34만 원~51만 원)사이이다. 가장 싼 제품은 검은색 AK-74 모형으로 1만2300루블(약21만 원)이고 가장 비싼 모델은 같은 모델인 AK-74를 크롬 도금하고 손잡이와 개머리를 나무로 만든 모형인데 34,500루블(약 6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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