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자전거 투어… 도심 명소 3시간에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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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는 자전거 여행에 안성맞춤인 도시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지는 않지만, 지형 자체가 평평하고 고즈넉한 골목들과 넓직한 강변로가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글지도로 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자전거 도심투어 맵

자전거 대여방법 및 안전수칙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는 7개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하지만 시 교통인프라개발위원회는 2016년에 총 연장 34.5km의 전용로 3개를 더 만들 계획이다.

지난 4월 말 상트페테르부르크시는 시가 직접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 96곳을 개장했다. 자전거 대여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으면 사이트(www.spb.velogorod.org)에 접속해 전용 앱을 다운로드한 후 지시사항에 따르면 된다. 이것이 힘들다면 사설 대여소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신분증(여권)과 보증금만 준비하면 된다.

사설 자전거 대여소

1. Skatprokat – 곤차르나야 거리 7번지(건물 안쪽)에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자전거 브랜드인 Shulz 자전거나 접이식 자전거 Strida를 대여할 수 있다. 가격은 하루에 각각 500루블, 1,000루블이다. 운영시간은 매일 11:00~20:00이다.

2. Rentbike – 24시간 운영되는 곳으로 예피모바 거리 4a번지에 있다. 시내용 자전거, 스포츠용 사이클, 레트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가격은 하루에 600~900루블이다.

3. Саfe 1818 – 상트페테르부르크 최초의 자전거카페(데카브리스토프 거리 31번지)로 대여소는 볼샤야코뉴셴나야 거리 9번지(건물 안쪽)에 있다. 시내용 자전거와 산악자전거가 구비되어 있으며, 가격은 하루에 500~600루블이다. 운영시간은 매일 10:00~23:00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점점 더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가 되고 있다고 ‘피터스워크(Peters Walk)’의 표트르 코지레프 사장은 생각한다. 이 회사는 2007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도심 자전거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더 배려해주고 있어요. 우리 고객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덴마크 같은 자전거 친화적인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코지레프 사장의 말이다.

출처 : velosipedization.ru출처 : velosipedization.ru

나홀로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코지레프 사장은 큰 차도보다는 조용한 골목, 인도, 폭이 넓고 인적이 드문 보도나 건물 사이의 통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자전거를 탈 때는 다른 데 정신을 팔면 안 돼요. 이어폰 착용은 절대 금물입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휴일 아침이다. 그 시간에는 안전하게 차도로 진입하여 주행할 수도 있다.

1시간째 코스

보스타니야 광장(площадь Восстания)에서 자전거 산책을 시작해보자. 19세기 중반까지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변두리 지역이었다. 1851년에 모스크바 역(당시 이름은 니콜라옙스키 역)이 들어서기 전까지 그랬다. 참고로 니콜라이 1세 시절에 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 기차 노선이 개통되었는데 모스크바까지 가는 데 20시간이 걸렸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놀랍도록 빠른 속도였다. (지금은 고속철도로 3시간 40분 걸린다. – Russia포커스)

우리가 추천하는 경로를 따라 옛날에 큰 가마솥에 타르(역청)를 끓이던 스몰니드보르(Смольный двор)가 있었던 광장으로 가보자. 지금 이곳에는 1764년 예카테리나 2세가 설립한 제정러시아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스몰니귀족여학교(Смольный институт Благородных девиц) 건물이 서 있다. 20세기에는 이곳을 정치인들이 차지한다. 1917년에 볼셰비키의 본부로 사용되면서 블라디미르 레닌이 넉 달을 머물었다. 최근 20년은 페테르부르크 시장 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옆에는 이탈리아 건축가인 라스트렐리가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한 스몰니성당(Смольный собор)이 서 있다. 러시아정교회 최초의 ‘마천루'를 짓고 싶었던 라스트렐리는 140m 높이의 종탑을 설계했다. 하지만 이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스몰니성당의 모든 부속건물과 스몰니수도원을 완공하는 데는 87년이 걸렸다. 지금 스몰니성당은 공사용 가설물 때문에 발사를 앞둔 로켓처럼 보인다.

스몰노보 거리(ул. Смольного)를 따라가다가 넓은 강변도로와 만나면 좌회전을 하라. 네바 강 건너편으로 ‘페테르부르크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그곳에는 공장굴뚝이 즐비한 칙칙한 공장지대와 함께 현대식 비즈니스센터 ‘베누아’가 서 있다. 비즈니스센터 구내에는 러시아 유일의 ‘훌리건’ 서커스인 ‘웁살라 서커스’가 자리잡고 있다.

출처 : velosipedization.ru출처 : velosipedization.ru

보스크레센스카야 강변로(наб. Воскресенская) 12번지와 14번지 건물 건너편에 있는 한 쌍의 스핑크스 상 옆에서 잠시 멈추자. 이 스핑크스 상은 조각가 미하일 세먀킨의 작품으로 정치적 박해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비(памятник жертвам политических репресий)다. 얼굴의 절반이 해골의 형상을 하고 있는 스핑스크 상들은 네바 강 건너편의 ‘크레스트’ 구치소(СИЗО “Кресты”)로부터 얼굴을 옆으로 돌린 형상으로 앉아 있다.

리테이니 다리(Литейный мост)를 따라 네바 강을 건너자. (인도로 주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을 해 레니나 광장(пл. Ленина)까지 달리자. 음악 분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레닌 동상 앞에서 셀카도 찍자.

2시간째 코스

봇킨스카야 거리(ул. Боткинская)를 따라 가다가 삼소니옙스키 다리(Сампсониевский мост)가 보이면 반드시 반대편으로 길을 횡단하라. 그래야 강을 건너 우리가 추천하는 경로를 따라 페트로그랏스카야 강변로(наб. Петроградская)로 들어설 수 있다(구글지도 참조). 이곳에는 올 6월이면 그동안 수리 중이던 순양함 ‘아브로라’호(крейсер “Аврора”)가 다시 돌아와 정박하게 된다. ‘아브로라’는 1917년 10월혁명의 시작을 공포사격으로 알린 군함이다.

강변로를 따라가다가 선착장 옆에 보이는 한 쌍의 중국사자상(китайские скульптуры львов Ши-цза) 앞에서 잠시 멈추자. 그 앞에는 표트르 대제의 통나무집(Домик Петра I)이 서 있다. 건물 보존을 위해 집 전체를 벽돌로 다시 에워쌌기 때문에 바깥에서 보면 여러 개의 창이 있는 붉은색 벽돌건물 모양을 하고 있다. 표트르 대제의 통나무집은 1703년 5월 단 사흘 만에 지어졌으며,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함께 러시아의 유럽식 새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의 초석이 되었다.

도브로류보바 대로(пр. Добролюбова)와 미트닌스카야 강변로(наб. Мытнинская)를 따라 비르제보이 다리(Биржевой мост) 앞에 도착하면 오른편 인도를 따라 다리를 건너라. (왼편은 보행자들로 항상 붐빈다.)

3시간째 코스

다리 끝에서 우회전 후 다시 좌회전을 해 티플리스카야 거리(ул. Тифлисская)를 따라 아카데미카 사하로바 광장(пл. Академика Сахарова)으로 가자. 이곳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긴’ 건축물 중 하나인 ‘12성건물(Здание Двенадцати Коллегий)’(18세기 정부청사)이 서 있다. 총 길이 400m의 이 건물에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출처 : velosipedization.ru출처 : velosipedization.ru

코스를 따라 계속 가다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심장인 드보르초바야 광장(пл. Дворцовая)이 나온다. 그곳에 가려면 드보르초비 다리(Дворцовый мост)를 건너야 한다. 광장 중앙에 있는 알렉산드르 원주기둥(Александровская колонна) 주위를 세 바퀴 돌면서 반드시 소원을 빌어보자. 경험 많은 바이커들 사이에는 핸들을 잡지 않고 기둥을 돌면서 보행자와 한 번도 부딪히지 않는다면 소원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미신이 내려온다.

그런 다음 한적한 밀리온나야 거리(ул. Миллионная)를 따라 마르스 광장(Марсово поле)까지 가보자. 과거 군사훈련장이었던 이곳은 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광장에 항상 잔뜩 쌓여 19세기에는 ‘페테르부르크의 사하라 사막’이라 불렸다. 지금 이곳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녹음이 가장 우거진 장소 중 하나다. 3시간에 걸친 도심 투어를 마친 당신, 이제 이곳에서 다리를 쭉 뻗고 피크닉을 즐겨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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