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불교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일곱 가지

이볼가 사원.

이볼가 사원.

세르게이 구네예프 / 리아 노보스티
펠트 사원, 샤먼과 라마승 박해, 불멸의 시신... 우랄 산맥 너머 시베리아 불교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일곱 가지를 모아 봤다.

러시아에서 불교는 널리 퍼진 종교는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자신이 불교 신자라고 밝힌 러시아인은 1%에 불과하다. 불교 신자는 대부분 투바 공화국과 자바이칼 변강주, 부랴티야 공화국, 이르쿠츠크 주 등 시베리아에 산다. 불교 공동체와 사원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있지만, 여러분이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티베트 밖에 있는 불교의 전통과 역사, 정신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시베리아에 가봐야만 한다.

1. 시베리아에서 불교는 17세기에 퍼지기 시작했다. 불교는 몽골에서 시베리아로 전파됐고 몽골로는 티베트에서 전파됐 다. 흥미로운 점은 티베트 전통에서는 '다찬(дацан)'이라는 것이 원래 대학의 학부를 뜻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로부터 오랫동안 고립돼 있던 시베리아에서는 대학뿐만 아니라 불교 사원 단지 전체를 '다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진제공=안톤 페트로프)

2. 1740년대 부랴티야와 투바 최초의 사원들은 이동식이었고 그때문에 돌이 아니라 펠트로 사원을 만들었다. 따라서 불교 사원은 한동안 이동식 유르트(이동식 천막집)와 비슷했다. 이러한 사실은 놀랍지 않다. 유르트가 부랴트족의 전통 가옥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펠트 사원은 목조 사원으로, 그다음에는 석조 사원으로 바뀌었다. 수 세기를 거치면서 불교 사원 건축에는 부랴트 문화, 불교 정전, 러시아와 중국 건축 전통의 요소들이 섞여 들어갔다(예를 들면 지붕 끝이 하늘을 향해 위로 구부러진 모양은 몽골과 중국 전통에서 나왔다). 따라서 시베리아 불교 사원들은 절충적인 양식으로 중앙아시아 수도원들과 차이점을 드러낸다.


(사진제공=일리야 피탈료프 / 리아 노보스티)

3. 자바이칼 변강주와 투바 공화국, 부랴티야 공화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샤먼 전통이 매우 강했다. 이때문에 시베리아에서 불교가 정착되는 초기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라마승들이 샤먼들을 박해했고 의식을 거행하는 데 사용하는 샤먼의 집기들, 그중에서 특히 늑대 어금니, 순록 뿔 또는 새의 깃털로 만든 부적을 불태워버렸다.


(사진제공=안톤 페트로프)

4. 시베리아 라마승들의 처지도 간단치 않았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많은 불교 수도원들이 파괴되었고 라마승들은 러시아정교회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박해를 받았다. 예를 들면, 자바이칼 변강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불교 사원 가운데 하나인 아긴 사원에서는 1930년대에 많은 라마승이 ‘반혁명 활동’ 혐의로 총살됐다. 사원 자체가 폐쇄됐고 건물들이 철거되고 수도원의 귀중품(예술품과 신앙용품)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울란우데의 박물관에 귀속됐다.


이볼가 사원 (사진제공=Alamy/Legion-Media)

5. 시베리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 겸 대학은 부랴티야의 수도 울란우데에서 가까운 이볼가 사원(Иволгинский дацан)이다. 이곳은 스탈린 시대 대조국전쟁(2차 세계대전) 직후에 세워지기 시작했다. 당국이 베르흐냐야이볼가 마을 근처에 작은 부지를 제공했고 부유한 부랴트 가문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집을 사원에 기증했다. 현재 이곳은 부랴티야에서 가장 외경하는 건축과 문화 유적이다. 이곳에는 법당 열 곳과 대학 건물, 박물관, 게스트하우스, 야외 노루 사육장, 불교의 성수인 보리수 나무들이 자라는 온실이 있다.


이볼가 사원 (사진제공=Alamy/Legion-Media)

6. 이볼가 사원에는 시베리아에서만 아니라 러시아 전체에서도 가장 중요한 불교 유물 가운데 하나로 20세기 초 시베리아 불교 지도자로 활동했던 라마승 다시-도르조 이티겔로프의 부패하지 않은 시신이 보존돼 있다. 이티겔로프는 1927년 연꽃 자세로 열반에 들었는데, 그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있다. 따라서 심지어 21세기 초 오늘날에도 그의 시신은 러시아 학자들의 의학과 생물학적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이티겔로프의 시신은 이볼가 사원의 특별 ‘성전(聖殿)’에 보존돼 있다.


(사진제공=안톤 페트로프)

7. 여러분이 불교 수도원을 방문하고 싶다면, 몇 가지 규칙을 기억해야 한다. 사원은 시계 방향을 따라 둘러봐야 하는데, 이러한 원형 경로는 ‘고로오(гороо)’로 불리며 정화 의식을 상징한다. 원형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기도문이 들어 있는 ‘후루데’ 북들이 나오는데, 이 북들을 회전시켜 볼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이런 행동이 기도를 의미한다. 개방된 법당은 모두 들어가볼 수 있으며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법당 안에서는 불상을 향해 등을 돌리고 서 있지 않도록 하고 벽 옆에 있는 낮은 의자에 앉을 때는 다리를 꼬거나 팔짱을 끼지 않아야 한다. 복장은 튀지 않고 수수해야 하고(여성들은 미니스커트와 숏탑을 입지 않는 게 좋다), 머리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게 좋다. 사원 경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돼 있고 쓰레기를 버려서도 안 된다. 일부 법당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 주의사항들에 유의하기 바란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