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조언 – 아무르호랑이와 마주쳤을 때 대처법

(사진제공=유리 스미튜크/타스)

(사진제공=유리 스미튜크/타스)

러시아 극동의 연해주는 아직 자연 서식 환경 속의 호랑이를 볼 수 있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다. 놀라운 힘과 아름다움을 가진 이 맹수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숲에서 호랑이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것은 어렵고도 치명적으로 위험하다.

연해주 밀렵감시청의 전문가들이 확언한 바에 따르면, 아무르호랑이가 먼저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90%의 경우 그런 일은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다. '아무르호랑이' 센터 연해주지부장인 세르게이 아라밀레프는 다음의 네 가지 경우에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 먹이를 빼앗겼을 때, 2) 어미호랑이가 새끼를 보호할 때와 양육에 방해가 될 때, 3) 사람이 호랑이가 먹이 사슬에서 경쟁상대로 받아들이는 개와 함께 있고 그 개가 주인 뒤로 숨을 때, 그리고 4) 사람이 호랑이를 쏠 때다.

공격하고 싶을 때 호랑이는 소리 없이 살금살금 먹잇감에 다가간 후 달려드는데, 이때의 속도는 승용차와 비슷하다(최대 80km/h).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아무르호랑이는 동물원에서 보는 게 더 나은 동물들 중 하나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야생의 아무르호랑이를 보려고 마음 먹었다면, 주도면밀한 행동계획이 필요하다.

하나, 정보를 수집하라. 호랑이를 찾으러 가기 전 이 동물에 관해 최대한 많이 알아두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 그 시작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시의 스포르티브나야 강변로에 위치한 청동 새끼호랑이상을 만나볼 수도 있다. 이 호랑이들은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호랑이길(Тропа тигра)'을 천천히 걸으며 화강암 석판의 수를 세어보자. 석판마다 야생호랑이가 서식하는 나라의 이름이 적혀 있다. 참고로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아무르호랑이 기념비가 총 12개 있다.

둘, 멀리서 호랑이를 지켜보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70km 떨어진 연해주사파리공원에는 아무르호랑이 성체 세 마리가 살고 있다. 그들의 크기,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발과 이동속도를 평가해 보자. 그러고 나면 두 겹짜리 보호망 없이 이 호랑이들을 만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자.

셋, 우데게족과 이야기해 보라. 크라스니야르(Красный Яр) 마을(블라디보스토크에서 120km)에서 타이가의 토착민으로 누구보다 아무르호랑이를 잘 알고 있는 우데게족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말그대로 호랑이 옆에 붙어 살기 때문에 호랑이의 성격과 습성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다. 우데게족 문화에서 호랑이는 도움과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성스러운 동물, '타이가의 주인'이다. 호랑이에는 수많은 미신과 전래신앙과 연관돼 있다. 사냥꾼이 호랑이를 쏘면 그의 평생 동안 불운이 따라다닌다고 여겨진다. 한편 사냥꾼이 포획물을 호랑이와 나눠 반은 자기가 갖고 반은 숲에 남기면 그에게 행운이 올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심지어 우데게족 중에서도 호랑이를 본 사람은 많지 않다. 호랑이는 사람을 두려워해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적대심을 갖고 당신은 공격하려고 한다 치더라도, 당신은 호랑이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숲에서 산책을 하다 갑자기 호랑이와 맞부딪혔다면 호랑이는 공격하지 않고 단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려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렇지만 이 조우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숙련된 안내자들 여러 명처럼 말이다.

넷, 안내자를 찾아라. '아무르호랑이' 센터의 전문가들이 가장 좋을 것이다. 아무르호랑이 센터는 아무르호랑이의 연구와 개체수 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국가단체다. 이곳 전문가들은 여행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에 관해 도움을 줄 것이다.

다섯, '북곶(Мыс Северный)' 생태길을 걸어라. 이 길은 시호테알린 자연보호구역(Сихотэ-Алинский заповедник) 안에 있는 5km 길이의 관광로이며 해변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살고 있는 20마리의 아무르호랑이들이 당신과 함께 보호구역을 산책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숫호랑이 무르지크와 암호랑이 바르바라가 있는데, 해변에서 이들의 발자국을 볼 수 있다. 이 호랑이들은 당신이 (보호구역 직원과 동행하여) 나무 포장길을 따라 북곶 방향으로 걸어가는 동안 나무들 사이에서 당신을 지켜볼 수도 있다. 한편 바다로 나가면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는 바다표범들을 볼 수 있다. 바다표범들은 전망대에서 잘 보인다.

여섯, 타이가 깊은 곳으로 들어가라. 전망대에서 경치를 즐긴 후 관광로에서 무성한 숲으로 방향을 틀어라. 여기서는 도끼와 긴 고무장화가 편리하다. 진흙탕과 늪을 지나다보면 그 유용함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장소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야생동물들의 영역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의하라.

호랑이는 맨 끝에 가는 사람을 공격하고, 곰은 맨 앞에 가는 사람을 공격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숲에서 이동할 때는 항상 동행자들 사이에 중간 자리를 유지하도록 하라. 그러면 동행자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위험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 걷는 동안에는 발 아래를 보며 동물들의 발자국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새들을 주목하자. 까마귀가 보인다면, 아마도 목표물에 매우 가까워졌을 것이다. 호랑이가 어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사냥을 한 것이다.

일곱, 먹이로 호랑이의 환심을 사라. 아무르호랑이의 메뉴로는 멧돼지, 사슴, 노루, 백두산사슴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가장 쉽게 잡을 수 있는 어린 멧돼지다. 이들을 놓아둘 수 있게 오래된 재료로 만든 나무 먹이통을 설치하라. 새 나무판자의 낯선 냄새는 호랑이가 겁을 먹고 먹이통을 피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여덟, 카메라 트랩을 체크하라. 카메라 트랩을 통해 타이가 숲 호랑이의 개체 수와 이동을 추적한다. 카메라 트랩은 나무 줄기에 고정되며, 충전하지 않고도 장시간 동작하면서 날씨와 시간에 관계없이 촬영한다. 노트북을 켜면 가까운 곳 어딘가에 있는 호랑이의 동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아홉, 침착하라. 마침내 호랑이와 맞닥뜨렸다. 호랑이와 마주쳤는데 절대로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달아나거나 땅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싶어진다. 몇 미터 앞에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300kg짜리 맹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첫째, 해서는 안 될 것들을 기억하라. 호랑이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거나, 등을 돌리거나, 도망가려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소음으로 쫓아내려고 해 보자. 이는 금속음, 나무 부러지는 소리, 신호탄 발사가 될 수 있다. 소리를 지를 수도 있지만, 이때 당신의 목소리는 평온하고 확신에 찬 것이어야 한다. 떨리고 끊기는 목소리는 호랑이를 겁주지 못하고, 호랑이가 사냥감이 죽기 전에 내는 비명을 떠올리게 할 뿐이다. 호랑이가 떠나지 않는다면, 천천히 뒷걸음질치기 시작하라. 이와 함께 점퍼, 배낭 또는 다른 장비를 버려서 호랑이의 주의를 돌려라. 호랑이가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뒤로 물러나라. 그 다음에는 도망쳐라.

열, '호랑이의 날'을 축하하자. 위 목록 중 몇 가지를 지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르호랑이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있다. 매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호랑이의 날'을 기념한다(9월 넷째 주 일요일). 이 축제에서 다채로운 사육제 행렬에 참가함으로써 '타이가의 주인'에 존경심을 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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