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중심에 올레길 7곳 조성…러시아 역사 따라 한바퀴

크림강변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며 여유로를 즐기는 모스크비치들. 러시아의 역사적 명소를 잇는 이 길은 최근 정비돼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진 않다.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크림강변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며 여유로를 즐기는 모스크비치들. 러시아의 역사적 명소를 잇는 이 길은 최근 정비돼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진 않다.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가볼 만한 모스크바 산책로 ① 구원자 예수 성당~안드레옙스키 다리

여행 안내서에는 아직 나와 있지 않지만, 벌써 모스크비치들의 사랑을 크게 받고 있는 모스크바의 역사적 중심지를 따라 가는 새로운 산책로 연재 코너를 Russia 포커스가 마련했다. 먼저 여행 안내서에 나와 있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추천하는 모스크바의 모든 산책로가 아주 낡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

모스크바의 역사적 중심지에 일곱 곳의 보행자 전용 지역이 등장한 것은 불과 3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부대 시설인 대형 주차장 세 곳은 몰라보게 달라졌으며, 건물들에서는 도시 경치가 잘 내다보이는 전망대가 들어섰고 모스크바 강변로의 화강암 제방에는 편리한 산책 지대가 조성됐다. 오늘날 여행자들의 눈앞에는 이전 여행자들이 봤던 모스크바와는 완전히 다른 도시가 펼쳐진다. 다시 말해 지하철을 더 이상 찾을 필요 없이 도심을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편리한 모스크바가 펼쳐진다는 말이다.

가볼 만한 모스크바 산책로 ① 구원자 예수 성당~안드레옙스키 다리 (Russia포커스)

◆크로포트킨스카야 역=우리의 산책로는 지하철 크로포트킨스카야 역 부근에서 시작한다. 가까운 강변에는 1990년대에 국민 성금으로 복원된 '구원자 예수 성당 '이 자리 잡고 있다. 성당 전망대에서는 크렘린과 시내 중심 지구, 모스크바 강의 멋진 경치가 내다보인다. 전망대 입장료는 200루블(4달러 이하)이다.

◆파트리아르흐 다리=성당 앞에는 모스크비치들이 가장 좋아하는 파트리아르흐 다리가 있다. 5년 전이었으면 모스크바 중심부 산책로는 바로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그때는 다리가 사유지와 근처 거리에서 내뿜는 배출 가스에 가로 막혔기 때문이다. 이제는 파트리아르흐 다리에서 '붉은 시월' 초콜릿 공장터가 세월을 얹고 있는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현재 이 공장 건물들 내부에는 힙스터 바와 건축가, 디자이너, 미디어 분야 전문가들을 위한 사무실로 가득 찬 거대한 아트 클러스터가 활동하고 있다.

◆발추크 섬=파트리아르흐 다리는 발추크 인공섬을 통과한다. 이 섬은 18세기에 홍수 방지용 '보도오트보드니 운하' 건설과 함께 조성됐다. 흥미롭게도 발추크 섬의 나이가 200년이나 됐는데도 시 중심부에 섬이 있다는 사실을 모든 모스크비치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놀랄 것은 없다. 이전에는 다리가 없어 섬을 지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섬과 운하와 강을 갈로질러 건설된 파트리아르흐 다리를 건너가면 성인의 보통 걸음으로 5분 후에 야키만스카야 강변로가 나온다.

◆야키만스카야와 크림스카야 강변로=야키만스카야 강변로는 우리의 산책로에서 어려운 부분이다. 인도가 좁은 반면 차도는 넓은데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쌀쌀맞게 경적을 울려대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해도 모스크바 중심부의 강변로들은 모두 이랬다. 그래서 무시무시한 강변로를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해서 놀랄 게 없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이젠 5분만 걸어가면 야키만스카야 강변로가 새로 단장한 크림스카야 강변로로 이어진다. 이곳은 훌륭한 산책로와 디자인 조경, 자전거 도로, 반짝반짝 빛나는 분수들이 조성돼 있다. 어쩌면 여러분은 이곳이 마음에 쏙 들어 더 이상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무제온과 '트레티야콥카'=새로 단장된 크림스카야 강변로는 무제온 강변로라고도 불린다. 2013년부터 이렇게도 불리고 있는 크림스카야 강변로는 중앙화가회관 주변의 무제온 공원과 연결돼 있다. 이 건물 2층에는 트레티야콥카 로도 불리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신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말레비치와 페트로프-봇킨, 칸딘스키 등 20세기 주요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한마디로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머물다 가기에 이상적인 장소다.

◆고리키 공원=크림스카야 강변로를 따라 계속 이동하면 크림 다리 아래를 지나 '새로운 도시 전설'로 자리매김한 고리키 공원의 서쪽 입구에 당도한다. 바로 2011년 고리키 공원 개보수와 함께 모스크바 휴식지대 복원 역사에 새 장이 열렸다. 고리키 공원은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한 갑판 의자와 백조들이 가득한 연못에서 크로스핏과 요가 운동장, 아동센터, 자전거와 뗏목배 대여장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어쩌면 여러분은 벌써 이때쯤이면 돌아가는 항공권을 물리고 여름 내내 모스크바에 남아 있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안드레옙스키 다리=고리키 공원 주변 강변로를 따라 계속 이동하면 공원 남쪽 경계선에 있는 안드레옙스키 다리 입구에 도착한다. 이 다리는 개방식 아치에 유리 지붕이 설치된 보행자용으로 굽이굽이 도는 모스크바 강과 예스러운 공원 '네스쿠치니 사드'(이곳은 너무 넓어 자전거를 타고 가 보기를 권한다)의 녹지를 음미하기에 딱 좋은 장소다.

◆산책로 종료=산책로 종료 지점은 여러분이 다음 두 가지 방법 중에서 독자적으로 선택하길 바란다. 첫 번째 방법은 고리키 공원 중앙 입구까지 가서 크림스키 다리를 따라 지하철 파르크 쿨투리 역( 빨간색 노선과 순환선)이나 옥탸브리스카야 역( 오렌지색 노선과 순환선) 쪽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안드레옙스키 다리 끝까지 쭉 가다 보면 7분 후쯤 지하철 프룬젠스카야 역( 빨간색 노선) 입구에 당도한다. 지하철역 근처에는 작은 공원을 끼 고 있는 두 개의 멋진 19세기 저택 2채가 자리 잡고 있다. 하몹니키에 있는 트루베츠키가(家) 저택과 레프 톨스토이의 저택-박물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저택에 들르게 되면 땅거미가 짙게 내릴 때까지 산책이 더 계속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시간을 안배하고 신발도 더 편한 것으로 준비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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