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르구트, 러시아 툰드라 한복판으로 떠나는 순록 썰매 타기와 오일 투어

툰드라의 순록 사육 (사진제공=라밀 시디코프/리아 노보스티)

툰드라의 순록 사육 (사진제공=라밀 시디코프/리아 노보스티)

수르쿠트는 석유가 풍부한 한티-만시스크 자치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도시 가운데 하나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중심 도시(한티인과 만시인이 이곳의 최대 토착민이다)이다. 이곳에는 몇몇 주요 천연자원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거나 수르구트네프테가스(현지 고용인력 약 82,000명)과 가스프롬처럼 주요 지사를 두고 있다.

수르구트에 사는 노인에게 물어보면 거대 쇼핑몰과 번쩍번쩍하는 외국식 디자인의 건축물, 근사한 레스토랑, 퇴폐적인 나이트클럽 등을 끼고 있는 인구 30만 명의 이 도시가 노인들의 학창시절에는 시골 마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이내 알 수 있다. 수르구트의 모든 발전상에서 핵심 요인은 바로 석유였다.

(사진제공=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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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초 기지에서 주요 도시로

수르구트는 1960년대까지 인구 기록에 거의 등록되지 않았지만, 시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지 가운데 하나다. 수르구트는 1594년 이반 뇌제(4세)의 아들로 류리크 왕조 마지막 황제였던 표도르 1세에 의해 전초 기지로 세워졌다.

수르구트는 사냥꾼과 군지휘관, 상인, 이렇게 세 사람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세 사람은 레닌 대로(Проспект Ленина)와 마이스카야 거리(улица Майская), 오스트롭스키 거리(улица Островского)가 만나는 회전로에 세워진 거대한 기념비를 통해 기억되고 있다. 기념비에는 세 사람과 함께 사제 한 명의 동상도 서 있다. 도시의 이름은 '물고기 구멍'을 뜻하는 두 개의 현지 토착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수르구트는 17세기와 18세기 러시아의 시베리아 주요 전초 기지 가운데 한 곳이었다. 이미 17세기부터 수르구트는 정치적 유형지가 되었고 19세기에는 데카브리스트(декабрист) 가운데 몇 명이 여기에 와서 살았다.

수르구트에서 혁명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수르구트는 부유한 지주들이 볼셰비키들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 중심지이자 몇몇 농민 봉기가 일어난 현장이었다. 수르구트는 도시의 지위를 상실하고 당시 자원 분배 측면에서 중요한 마을로 잠시 지정돼 있었다.

런던의 빅 벤(Big Ben)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한 수르구트의 외국어학교 건물 (사진제공=Shutterstock)
런던의 빅 벤(Big Ben)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한 수르구트의 외국어학교 건물 (사진제공=Shutterstock)

수르구트의 모든 변화는 1950년대 말 이곳에 석유 탐사자들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수르구트가 제2의 삶을 실제로 시작한 것은 1961년 3월 21일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지질학자 파르만 살마노프가 수르구트 부근에서 거대한 유전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1959년 수르구트의 인구는 약 6,000명이었다. 현재는 인구 약 332,000명의 대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반드시 가 봐야 할 명소와 박물관

(사진제공=Photoxpress)
(사진제공=Photoxpress)

수르구트에서 반드시 가 봐야 하는 첫 번째 장소는 '스타리 수르구트(Старый Сургут, 옛 수르구트)'다. 이곳은 석유가 발견되기 전 수르구트의 분위기를 담아 보여주기 위해 최근 설계해 복원한 마을이다. 14채의 목조 가옥으로 구성된 이 마을 단지에는 토착민과 카자크, 환경을 주제로 한 박물관, 러시아 북부의 전형적인 목조 교회 복원물, 카페 몇 곳이 있다.

살마노프 박물관은 유명한 지질학자였던 살마노프에 관한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가 1957년 수르구트에 처음 왔을 때 살았던 실제 건물 내에 석유 생산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지면도 1960년대 수르구트의 생활 조건과 비슷하게 복원되었다.

수르구트 지역박물관(Сургутский краеведческий музей)은 구교도와 정치적 유형수와 관련된 전시품, 소련 시절 철거 동상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혁명기 관련 전시품 등 지역 역사와 관련된 뛰어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또 이곳에는 소련 시절의 아동복과 장난감 견본 수십 점 등 소련의 유년 시절을 주제로 한 멋진 전시품도 소장돼 있다. 수르구트 미술박물관(Сургутский художественный музей)은 민속의상에서 성상화, 회화까지 망라한 순회 전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두 박물관은 모두 같은 건물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오일 투어

수르구트는 ‘시베리아의 석유 수도’로 불린다. (사진제공=Shutterstock)
수르구트는 '시베리아의 석유 수도'로 불린다. (사진제공=Shutterstock)

오일 투어는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관광 산업의 일부로 성장하고 있다. 대개 오일 투어는 주요 석유 생산 시설 방문을 포함하고 있는데, 여기서 방문객들은 석유 생산 과정을 눈 앞에서 지켜보고 석유산업의 역사를 배우고 오일타워에 올라가 석유 노동자의 복장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오일 투어와 함께 개 썰매 여행을 조직할 수 있는 회사로는 루스투르세르비스(RusTurServis)(rus.tur86@mail.ru, +7(3462)651-037 또는 677-170)가 있다.

가스프롬 현지 지사에 있는 석유 박물관은 폐쇄돼 있기는 해도 방문단과 학생들의 입장이 자주 허락되곤 한다. 여러분도 운을 한 번 시험해 보기 바란다. 박물관 내부 정경을 볼 수 있는 블로그가 있으니 방문해 보시라: dikiy-m.livejournal.com/54189.

순록 썰매 타기와 기타 현지 겨울 스포츠

석양 속의 순록. 튜멘 주 수르구트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석양 속의 순록. 튜멘 주 수르구트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루스킨스카야(Русскинская) 마을은 수르구트 시에서 툰드라를 따라 북쪽으로 130km 떨어져 있다. 마을의 주요 명소 가운데 하나는 현지 야생생활과 원주민 관련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다.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 연중 최고의 시기는 사냥꾼과 낚시꾼, 순록 사육사들을 위한 기념 축제가 열리는 3월 말이다. 축제는 순록 썰매 타기와 함께 다른 야외 활동들로 풍성하다. 랸토르는 북쪽으로 약 95km 떨어진 핌(Пим) 강 연안의 그림 같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곳에는 박물관과 함께 한티인 전통 거주지를 보여주는 민속공원이 있다.

수르구트는 겨울이 제격인 곳이다. 따라서 현지인들이 겨울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는 없다. 스키와 함께 추운 날씨에 즐길 만한 활동을 하기에 좋은 근처 장소들로는 올림피야(Олимпия), 스네진카(Снежинка), 카멘니미스(Каменный Мыс) 세 곳이 있다.

수르구트를 떠나기 전에 꼭 먹어 봐야 하는 음식과 생선요리

현지 별미로는 생선요리가 많다. 곱새흰연어(муксун)가 가장 유명한데, 쇠철갑상어(стерлядь), 백연어(нельма)도 인기 있다. 이 물고기들은 훈제나 날것으로도 살 수 있다. 겨울내 원주민들이 거리에 좌판을 열고 생선과 함께 순록 고기, 견과류, 산열매류를 판매한다.

건강에 관심 많은 방문객이라면 매주 일요일 '베건 건강식 바(Vegen health food bar)'에서 아침식사와 스무디를 맛보며 라이브 음악을 즐겨보기 바란다. '셈 퍄트니츠(Семь пятниц, 일곱 번의 금요일)'는 러시아와 유럽 요리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저녁식사로 좋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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