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hutterstock)
압테카르스키 정원('약사의 정원')은 도시 건축 현장에 가로막혀 행인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다. 그래서 부산한 '프로스펙트 미라(проспект Мира)' 대로 옆에서 이처럼 근사한 장소가 있는 걸 알면 전혀 뜻밖일 것이다. 정원이 일반인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정원 입구를 찾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정원으로 들어가려면 '프로스펙트 미라' 대로 26-1번지 건물을 통과한 다음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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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테카르스키 정원 (사진제공=타스) |
정원은 방문객들에게 일년 내내 만족을 선사해준다. 겨울에는 얼음 조각 전시회와 난초 축제가 열리고, 봄에는 목련 등 이국적인 꽃들이 만발한다. 또 여름에는 연못에서 물고기들을 어루만지며 놀 수 있고, 가을에는 그냥 벤치에 앉아 형형색색 물든 낙엽에 취해 볼 수 있다. 온실도 특별함을 선사해준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 있다가 괴상망측하게 생긴 몬스테라 델리코사와 야자수, 파인애플 나무로 가득한 진짜 열대우림 속으로 들어오면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주소: 프로스펙트 미라(проспект Мира) 대로 26-1번지
지하철역: 프로스펙트 미라 역
전화: (495) 680-5880
홈페이지: hortus.ru
입장료: 3달러
무료입장: 오전 10시~오후 6시 - 모스크바국립대학교 학생과 직원, 미취학 아동, 1,2급 장애인, 고아, 2차 대전 참전용사, 오전 10~정오 - 초중고생, 대학생, 연금생활자, 다자녀 부모.
러시아과학아카데미(이 건물은 꼭대기 부분이 금도금된 건축 구조물 덕분에 모스크비치들 사이에서는 '황금두뇌(Золотые мозги)'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전망대 자체는 모스크바의 최고 은둔지는 아니다. 하지만 모스크바 시내의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는 건물 근처의 이 고즈넉한 전망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망대를 찾는 것 자체가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며 연인과 더 친밀해지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퀘스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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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전망대 (사진제공=타스) |
여기서는 각양각색의 고급주택 지붕들과 안드레옙스키 수도원, 모스크바 강과 다리들, '루즈니키' 경기장,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본관건물, '모스크바-시티(Москва-сити)' 고층빌딩 단지, 구원자 예수 성당, 이반 대제 종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곳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 황혼이 깃들 무렵 담요와 따뜻한 차를 담은 보온병, 샌드위치 두 개를 챙겨 이곳으로 낭만적인 도시 소풍을 다녀올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이곳까지 가려면 레닌 대로(Ленинский проспект)에서 코시긴 거리(ул. Косыгина)로 꺾은 후 오른쪽으로 두 번째 진출로에서 우회전하여 과학아카데미 건물을 지나 막다른 곳까지 계속 가야 한다. 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좌회전한 다음 구불구불한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보행자 구역 표지판을 만나도 더 가야 한다. 콘크리트 말뚝이 세워져 있어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곳이지만, 실제로는 더 들어갈 수 있다. 모스크바 강변의 고급주택으로 접근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길을 내려가다보면 왼쪽에 전망대가 보인다.
주소: 레닌 대로 32a.
지하철역: '레닌 대로'역
'에르미타시' 정원은 모스크바 중심부 최고의 낭만적인 장소다. 여기서 1평방미터당 키스하는 커플 수는 엄청나게 높은 수준을 자랑하다. 이곳은 계절에 상관없이 삶이 약동한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에서 글뤼바인(향신료를 넣고 따뜻하게 데운 와인)을 즐기는 데이트가 인기 있고 따뜻한 날이 오면 야외 재즈와 소울 음악회, 축제들이 열리고 잔디밭 소풍 나들이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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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미타시' 정원 (사진제공=타스) |
'에르미타시' 정원의 주요 상징물은 높이 약 3.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실버 하트(Серебряное Сердце)'다. 연인들에 바치는 이 조형물에는 커플들만 알고 있는 전설과 의식들이 서려 있다. 소원을 빌며 '실버 하트'를 통과하면 소원이 틀림없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곳은 심지어 그만의 독특한 전통도 갖고 있다. 매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는 '실버 하트' 근처로 연인들이 몰려와서 모스크바 최대 규모의 키스 플래시몹을 선보인다.
정원은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며 사색하기에 좋은 곳이다. 한때 안톤 체호프와 레프 톨스토이도 상념에 젖어 거닐다가 작고 오래된 분수대에 감탄하기도 하고 정원의 적요 속에서 영감을 찾기도 했다. '에르미타시' 정원에는 순혈종 비둘기들을 키우고 있는 유서 깊은 비둘기장이 보존돼 있다. 이곳에는 또 귀여운 털복숭이 다람쥐들을 만나거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꿩들을 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정원 벤치와 낭만적인 정자는 러브스토리 스타일의 웨딩 앨범 사진을 찍기에 좋은 무대를 제공해준다.
주소: 카레트니 랴트(Каретный Ряд) 3-7번지
지하철역: '체홉스카야(Чеховская)', '트베르스카야(Тверская)', '푸시킨스카야(Пушкинская)'역
전화: (495) 699-04-32
홈페이지: www.mosgorsad.ru (러시아어)
무료 입장
운영시간: 오전 11:00 – 밤 23:00
한겨울 모스크바 중심부 야외 수영장을 찾아 연인과 단둘이 수영을 즐기는 것도 기억에 남을 이색 데이트를 위한 훌륭한 계획이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있으면 주변에서 김이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 또 수영장에서 멀지 않은 '차이카' 클럽에 들러 미니골프 게임을 한 판 해보는 것도 방치된 듯한 이색적인 장소가 자아내는 야릇한 느낌을 여러분께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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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카' 수영장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
수영장에 갈 때는 필요한 수영모와 샌들, 수건, 샤워용품, 건강증명서를 챙겨 가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모자와 나머지 모든 건 현장에서 직접 살 수 있다. 또 '차이카' 수영장은 10달러에 검진을 해주고 증명서를 써 주는 자체 의사를 두고 있다. 건강증명서 발급에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주소: 투르차니노프 골목길(Переулок Турчанинов) 3-1번지
지하철역: '파르크 쿨투리(Парк культуры)'역
전화: (495) 229-94-48
홈페이지: (러시아어 전용)
운영시간: 월-토 오전 7:00 - 저녁10:45, 일 오전 8:00 - 저녁 8:45
'모스필름' 스튜디오에 가면 21세기에서 19세기로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시간여행이 실제로 가능하다. 모스크바판 '할리우드'에서 '5등문관(Статский советник)', '아자젤(Азазель)', '닥터 지바고(Доктор Живаго)' 등 유명 러시아 영화들을 촬영한 뒤로 보존돼 있는 옛 모스크바 골목길들을 따라 산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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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필름' 스튜디오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
모스크바판 '할리우드'에 설치된 대형 세트들 외에도 추억의 자동차들과 현대식 촬영세트장, 고즈넉한 연못, 빈티지풍 의상 컬렉션, '비(Вий,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대표적인 악귀)'의 밀랍인형은 물론이고, 종종걸음으로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극작가, 촬영기사, 감독, 배우들도 진정한 '시네마 데이트'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모스필름' 스튜디오는 단체 투어로만 방문할 수 있고 사전예약이 필수다.
주소: 모스필몹스카야(Ул. Мосфильмовская) 거리 1번지
지하철역: '키옙스카야'역
전화: (499) 143-95-99, (495) 745-28-90
인터넷 홈페이지: www.mosfilm.ru
입장료: 5달러
관람시간: 오전 10:00 - 오후 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