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를 날려줄 "오싹한" 장소 7곳... "러시아판 폐가체험 떠나요"

(사진제공=andrew_qzmn)

(사진제공=andrew_qzmn)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장소들을 보았다면 ‘러시아판’ 스릴러 영화를 찍으려고 했을 지 모른다. 데이비드 린치라면 트윈픽스 시즌 3을 찍고 싶어 할 수도 있다. 또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가 러시아인이었다면 분명 오싹한 분위기의 이즈바(러시아 오두막집)에 살았을 거다.

추흘로마의 폐가

추흘로마 마을에서 8km 떨어진 허허벌판에 위치한 이 폐가는 한때는 활기차고 아름다웠다. 이 저택은 20세기 소련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자취를 감춘 오스타셰보라는 큰 마을에 지어졌고 집주인은 페테르부르크 출신의 한 부유한 사업가였다. 그는 오스타세보 출신이었던 두 번째 부인을 위한 선물로 이 저택을 지었다. 저택의 건축 양식은 슬라브 양식과 비잔틴 양식을 혼합한 특이한 유사 러시아풍 양식이었다. 오늘날 이 저택은 러시아 공포영화에서 튀어나온 유령의 집처럼 변했으며 건물을 복원하려고 지원금을 모으는 열성적인 블로거 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공간이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550km 떨어진 코스트로마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갈리치 역까지 간 후 지역 버스 터미널에서 추흘로마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이 저택은 추흘로마 마을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긴 하나, 지역 주민에게 방향을 물어보면서 찾아가는 편이 좋다.

첼랴빈스크 곡물 창고

 첼랴빈스크 곡물 창고
(사진제공=archnest.ru)

이 곡물 창고는 20세기 초 우랄의 첼랴빈스크 시 외곽에 지어졌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건설됨에 따라 첼랴빈스크는 러시아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교통 요충지로 거듭났다. 그로 인해 첼랴빈스크의 경계는 몇년 만에 급격히 확장되면서 곡물창고는 이제 도시 외곽이 아닌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셈이 됐다. 1, 2층 주거 건물들 사이에 우뚝 선 이 마천루 같은 거대한 8층 창고는 완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 이 곡물 창고는 완전히 방치되어 건물의 중심부(그리고 가장 높은 부분)만 남아 있다. 방문객에게 개방도 되지 않지만 새로운 VIP용 주차장이 바로 옆에 건설되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곡물창고는 첼랴빈스크 시 중심부의 상가지역에 위치한다. 첼랴빈스크(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770km)까지는 항공기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산부인과 병원

 산부인과 병원
(사진제공=Lana Star)

이 병원은 18세기 말에 건설됐다.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과의 1812년 조국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을 수용하던 병원과 같은 지대에 있다. 처음에는 일반 지역병원이었다가 20세기 후반 산부인과 병원으로 바뀌었고, 2009년부터는 재건을 이유로 폐쇄한 상태다. 이 2층 병원은 러시아어 알파벳의 'п'모양이며 지하실과 다락방이 딸려있고 천장 높이는 5m 이상이다. 완전히 인적이 끊긴 건물인데도 중앙난방이 아직 공급되고 있으며 상당히 깨끗하다. 블로거와 폐허 찾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곳이다.

병원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86km 떨어진 블라디미르 주에 위치한다.

버려진 오성급 호텔 세베르나야코로나(Northern Crown)

 버려진 오성급 호텔 세베르나야코로나(Northern Crown)
(사진제공=Lana Star)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스산한 세베르나야 코로나 호텔은 얼마 전 개봉한 앤더슨의 영화 속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처럼 대형호텔이 간직한 노스탤지어로 가득하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세베르나야 코로나 호텔에는 모든 객실이 꽉 차는 영광의 시기가 단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세베르나야 코로나 호텔 건설은 몬텍스그로엑스포트라는 유고슬라비아 회사의 주도로 1988년부터 시작됐다. 계획대로라면 247개 객실과 고급 카페, 리셉션, 복도, 테라스를 갖춘 5만 제곱미터 규모의 5성급 호텔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호텔의 90%가 완성됐던 1995년 건설이 돌연 중단됐다. 신비주의를 믿는 사람들은 세베르나야 코로나 호텔의 비운이 1995년 이 호텔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은행 창립 5주년 기념행사 중 벌어진 페테르부르크의 요안 대주교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을 거라 믿는다.

주소: 상트페테르부르크, 카르폽카 강변로 37번지

브루스니친 저택

 브루스니친 저택
(사진제공=로만 베제닌)

페테르부르크 바실리 섬의 공업지대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폐가는 거리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저택은 지역 제혁소의 소유주였던 부유한 페테르부르크인 니콜라이 브루스니친이 지었다. 이 저택의 벽 사이 비밀 공간에는 그 유명한 드라큘라의 거울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역 민간 전설에 따르면, 드라큘라 유해의 재가 보존된 베네치아의 팔라초에 있던 그 거울이 20세기에 이 저택에 옮겨졌다. 그런데 그 후 얼마 안 있어 브루스니친의 손녀가 급사했다. 이 거울은 혁명 이후 키로프 지역문화관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이 저택으로 돌아왔는데 그 뒤로 거주자들이 두 명 더 사망했다. 그리고 나서 드라큘라의 거울을 건물 안 비밀 장소에 숨겨두자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거울은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주소: 상트페테르부르크, 코제벤나야 거리 27번

블라디미르 주의 잊혀진 고딕풍 성

 블라디미르 주의 잊혀진 고딕풍 성
(사진제공=세르게이 무하메도브, nedosmi.ru)

러시아인 목재상 블라디미르 흐라포비츠키는 1880년 프랑스를 여행하고 나서 고딕 양식에 푹 빠졌다. 그는 여행 중 블라디미르 주에 고딕 양식으로 저택을 짓겠다고 내기를 걸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아 흐라포비츠키는 연못, 계단폭포, 정원이 딸린 거대한 프랑스풍 고딕 양식 성을 완공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성은 방치됐다. 그러다 세계 제2차대전을 앞두고는 기술기계학교 건물로 쓰이기도 했고 20세기 중반에는 휴양소로 바뀌었다. 그 후 주방에서 큰 화재가 일어나 천장과 벽 일부가 완전히 파괴됐다. 오늘날에는 아무도 이 성을 찾지 않는다.

성의 위치는 모스크바로부터 200km 떨어진 수도그다 마을 근처(3km) 이다.

덧붙이는 말: 스탈린그라드

 영화 ‘스탈린그라드’ 세트장
 영화 '스탈린그라드' 세트장 (사진제공=세르게이 멜니코프)

이곳은 실제로 버려진 장소는 아니다. 이 으스스한 세트장은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의 영화 '스탈린그라드' 촬영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만들어졌다. 사페르니 마을의 폐허 군사기지 땅에 지어진 이 세트 마을은 전쟁영화용 세트장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 세트장을 짓는 데 5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6개월간 400명의 건설자가 참여했다. 이 세트장은 소독전쟁 당시의 특징적인 디테일을 살려 만든 소품들로 가득하고 (예를 들어 독일군 공동묘지의 울타리는 침대 머리판으로 만들었다) 많은 사진사가 이곳을 찾는다.

세트장 입장은 무료이고 위치는 레닌그라드 주의 사페르니 마을이다(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남쪽으로 30km).

 

위 장소들의 사진은 다음 링크로 연결된 사이트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1. 추흘로마 저택과 이 지역의 다른 폐허 건물 사진: Frantsouzov livejournal, Magazindomov

2. 첼랴빈스크의 곡물 창고: 러시아 소셜네트워크에 있는 첼랴빈스크 도시의 전설 그룹 페이지 vk.com

3. 유명한 러시아인 블로거 라나 사토르가 찍은 산부인과 병원: here

4. 라나 사토르가 찍은 5성급 호텔: here

5. 로만 베제닌이 찍은 브루스니친 저택: here

6. 딜라 코타가 찍은 전설적인 고딕 성: here

7. 세르게이 멜니코프가 찍은 스탈린그라드 세트장: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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