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이 추천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속살’ 체험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수도 모스크바와 함께 러시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도시다. '네바 강변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올 때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는 이들은 삶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절로 생긴다. 그들은 정말 주말마다 넵스키 대로의 카페에서 브런치를 하고 에르미타시 박물관에서 여가를 보낸 후 황혼이 찾아오면 오페라글라스를 들고 마린스키 극장으로 향하는 걸까?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여러분의 생각이 맞다. 러시아 제2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평생 보아온 고리타분한 관광지를 피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휴식을 취한다.

자, 당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여러 번 방문했다. 그리고 이제 진짜 이곳 토박이들의 삶을 느껴보고 싶다. 그렇다면 안나의 조언에 따라 보자. 안나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직장인이다. 그녀가 고향 도시에 대해 말할 때면 두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이곳 특유의 기후와 열악한 도로 사정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다른 대도시와도 바꾸지 않을 만큼 안나의 페테르부르크 사랑은 대단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날씨는 거의 항상 나쁘다. 북부 지역의 기후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눈이 안 오면 비가, 비가 안 오면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분다. '제때'에 맞춰 이 도시를 찾기란 경험 많은 관광객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따사로운 햇볕을 쬘 수 있는 확률은 초여름보다는 여름이 한창인 7~8월경이 가장 높다.

흥미로운 사실들

·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게 도시를 대표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으면 '표트르 1세, 푸시킨과 단테스, 미하일 보야르스키, 축구클럽 제니트, 푸틴 대통령'이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모스크바에 갈 때 대부분 기차나 자동차보다는 비행기를 선호한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고속도로는 폭이 좁고, 체증이 심하며, 노면 상태도 모스크바 기준에 못 미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여행 팁

·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꼭 페테르부르크 중심부 기차역 부근에 있는 '그랜드 호텔 유럽(гранд отель "Европа")'에 머물러 볼 것을 권한다. 서비스, 음식, 분위기, 그리고 중심가인 넵스키 대로변에 자리한 위치까지 모든 면에서 최상의 선택이다. 보다 검소하지만 결코 나쁘지 않은 대안으로는 'Park Inn' 호텔이 있다. 모텔이나 호스텔도 매우 많으니 이용해 볼 수 있다.

· 쇼핑을 위해 페테르부르크에 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상점이나 브랜드의 종류는 유럽의 수도들만큼 다양하지만, 가격은 어디와도 비교가 안될 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주기적으로 자동차를 끌고 옆 도시인 헬싱키에 가서 주말 동안 자잘한 생활용품부터 인테리어 용품까지 필요한 물품을 절반 가격에 사 오는 편을 선호한다.

· 밤새도록 황혼의 어스름이 이어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는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이다. 이 시기엔 잠못 이루는 사람들을 위해 야간업소가 대부분 문을 여니 기회를 놓치지 말자!

· 밤에 다닐 때는 가동교 개폐시간을 확인해 강 반대편에서 열리는 파티를 놓쳐 후회하지 않도록 하자.

· 공항에서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중심가까지 요금은 700루블(20달러)이니 바가지를 쓰지 않도록 주의하자. 시내에선 보통 300루블(9달러) 정도 나온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볼거리

·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처음이 아니더라도 '러시아 박물관', 그러니까 '루스키 무제이(Русский музей)'에는 꼭 들러보자.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이자 페테르부르크 시민들도 자주 찾는 박물관으로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멋진 조형예술 작품들을 전시한다.

· 넵스키 대로 18번지에 있는 '문학카페(Литературное кафе)'는 아침 식사를 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 '비블리오테카' 레스토랑은 5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층마다 인테리어와 나오는 음식이 다르다. 모든 층에 다 가보자!

· 향락의 밤이 찾아오면 코뉴셴나야 광장 2번지를 찾으라. 즐비하게 늘어선 레스토랑 중 입맛에 맞는 곳에서 식사한 뒤, 2차로 바나 클럽에서 즐길 수 있다.

· 현지인들은 노래방과 바가 합쳐진 복합공간 '지마레토(ZimaLeto)'를 즐겨 찾는다. 멋진 야외 발코니와 흥겨운 사람들이 있고, 새벽까지 노래와 춤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으니, 즐거움의 대가로 상당한 돈을 낼 준비를 해야 한다.

· 날씨가 좋으면 카잔 성당이 마주보이는 레스토랑 '테라사(Терасса)'의 낭만적인 야외 발코니에 가 보자. 가장 바깥쪽 테이블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레스토랑 '만사르다'에서는 창밖으로 이삭 성당이 보인다.

· 바실리 섬의 스트렐카(섬 동쪽에 반원 모양으로 튀어나온 장소)에서는 금요일마다 아마추어 댄서들과 그저 살사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 열정적으로 살사를 춘다. 꼭 커플로 와야된다는 법은 없다. 솔로라도 마음만 있으면 다가가 보라. 10분 안에 사람들이 당신에게 살사를 가르쳐줄 것이다!

· 빠르게 시내를 둘러보려면 오스트롭스키 광장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된다.

· '예술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여겨지는 마린스키 극장이나 '세상에 나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미하일롭스키 극장에 표를 구해 가 보라. 미하일롭스키 극장에선 식당에 들러보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큰 음식점 체인인 '긴자 프로젝트'중 한 곳이다.

· 라디셰프 거리 36번지(ул. Радищева, д. 36)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다양한 맥주를 취급하는 레스토랑 '트라피스트(Траппист)'가 있다. 이 곳에는 전 세계 맥주가 들어오는데, 예를 들면 싱싱한 홍합 안주와 함께 벨기에 맥주를 음미할 수 있다. 비슷한 곳으로 '브류게(Брюгге)' 비어 레스토랑을 들 수 있다.

· '파라다이스(Paradise)'는 지역 주민 사이에 인기 있는 바로, 프리파티를 열기에 안성맞춤이다. 세련된 요리와 음악, 초대 스타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페트로샨)

· 페테르고프와 푸시킨 공원에 이미 가 봤다면 여유 있는 여름 산책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곳은 '옐라긴 섬 공원(парк "Елагин остров")'이다. 옐라기노오스트롭스키 궁전 중앙홀에는 코스튬파티와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사시사철 관악오케스트라가 연주된다. 공원에서는 스포츠용품을 대여하거나 강가의 푸른 풀밭에 누워 쉴 수 있다.

· 러시아 최대의 사립 현대미술관 '에라르타(Эрарта)'는 거대한 컬렉션과 작가들의 기획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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