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에서 즐기는 하이킹

키롭스크는 무르만스크 주 북극권 너머에 위치한 도시로, 탄광과 광산이 있는 지역에서 형성됐다. 늘 눈이 덮인 이 자그마한 도시에는 3만 명이 거주한다.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키롭스크는 무르만스크 주 북극권 너머에 위치한 도시로, 탄광과 광산이 있는 지역에서 형성됐다. 늘 눈이 덮인 이 자그마한 도시에는 3만 명이 거주한다.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확대지도로 본 히비니의 모습

북극권 콜라 반도에 위치한 히비니(Хибины)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에 하나다. 여기저기에 광산과 오래전에 인적이 끊긴 오래된 공장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선로가 남아있다. 이곳 산업 시설물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 레니 할린 감독으로 하여금 영화 '디아틀로프'를 그런 범상치 않은 방식으로 풀어나가도록 했는지 이해된다.

백컨트리(오지) 등반에 나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탈을 따라 올라가야만 영화 '디아틀로프'에 나온 바로 그 '비밀 벙커'를 볼 수 있다. 육스포르 산(г. Юкспор) 중턱쯤에서 녹물이 흘러내리고 횡목이 가로질러 있는 이상한 들보가 삐져나와 있는데 바로 그것이다. 그런 들보들이 정상에 외롭고 장엄하게 우뚝 서 있는 정교회 십자가들과 들쭉날쭉 뒤섞여 있다. 당신이 서 있는 발 밑에 혹시 군사 기지나 극비 연구소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상상하다 보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명소와 즐길거리

2월 중순 키롭스크 시에서는 콜라 반도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행사 중에 하나인 '돌꽃' 장터(ярмарка "Каменный цветок")가 열린다. 2유로면 이곳에서만 발견되는 광물의 작은 조각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 이곳 북방 소수민족들이 만든 수공예품은 그들의 문화적 긍지가 됐다. 순론의 가죽, 뿔, 털로 만든 공예품에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 특유의 장식을 붙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키롭스크 너머 보이는 오로라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키롭스크 너머 보이는 오로라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이곳 북극권에는 정교회 수녀원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카잔 성모 수녀원이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 최북단에 있는 극지방 고산지대 식물원 연구소도 이곳에 있다. (유감스럽게도 6월부터 9월까지만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러시아 한대 지방 도시들의 녹화사업을 위해 다양한 꽃들이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겨울이면 패쇄되는 식물원 구내는 눈과 얼음으로 놀라운 조각품을 만드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사업가 블라디미르 코먀긴은 벌써 5년째 첫 얼음이 얼자마자 예술가들을 모아 극지방의 '눈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눈으로 된 양파 모양 쿠폴 지붕과 아치, 내부의 가구까지 매년 다른 콘셉트로 구성한다. 얼마 전에는 얼음 예식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혼인신고가 가능하다!

키롭스크는 버려진 공장 지대 탐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최적의 장소다. 벌써 20년 전에 아파티티 시(г. Апатиты)에서 오는 전차의 발이 끊긴 기차역의 폐허 주변으로 아파타이트-하석암 공장의 산업지대가 자리잡고 있다. 한때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 산업지대이지만, 지금은 거의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기관차 두 대가 레일을 따라 아직도 운행하고 있지만, 소박한 열차칸에는 노동자 몇 명의 모습이 보일뿐 텅 비어 있다.

키롭스크에서 20km 떨어진 곳에 쿠엘포르 산장(база отдыха Куэльпорр)이 있다. 이곳까지 가는 여정도 모험이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설상차를 택시처럼 불러세운 후 비포장 도로를 30분 동안 타고 가야 한다. 산장에 도착하면 설상차를 실컷 탈 수 있다. 한 시간 동안 직접 설상차를 몰면서 속도감과 묘기를 즐기는데 드는 비용은 1,500루블(약 4만 5천 원)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추천할만한 코스는 히비니 시의 북부와 남부를 잇는 쿠키스붐 계곡(Кукисвумская долина)을 관통해 페트렐리우스 강(Петрелиус)을 따라 설상차 투어를 하는 것이다.

추천 식당

북극권 지역에 사는 이들의 전통 민속음식은 당연히 순록고기, 신선한 생선, 흰연어 구이, 큰사슴 고기 파이, 산딸기와 비슷한 주홍빛 야생 열매인 진들딸기(морошка), 월귤나무 열매로 만든 모르스(морс, 과일즙 청량음료)를 꼽을 수 있다.

'볼쇼이 부디야브르(Большой Вудъявр)'는 키롭스크에서 가장 유명한 오락 시설이다. 식당과 볼링장뿐 아니라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출신의 디제이들이 음악을 틀어주는 꽤 괜찮은 클럽이 들어서 있다.

스키 리조트 쿠키스붐초르(Кукисвумчорр)에는 '수그로브(Сугроб)'란 카페가 있다. 이곳 손님들은 저녁마다 익스트림 스포츠 비디오를 보면서 자신들이 지나온 코스에 대한 인상을 교환한다. 그 옆에는 러시아의 호스텔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베드앤스노우 호스텔 히비니(Bed&Snow Hostel Hibiny)'가 있다.

교통편과 숙박 정보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비행기로 키롭스크까지 갈 수 있는 시기도 있다. 아파티티 시에 공항이 하나 있는데 키롭스크에서는 14km떨어져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항공기 운행이 정기적이지 않다. 그래서 비행기로 무르만스크까지 간 후 승합택시나 일반택시로 키롭스크까지 210km를 달려야 한다.

스키 리조트 빅우드(BigWood)에서 1km 거리에 '세베르나야' 호텔이 있다. 근처에 볼링장과 노래방, 클럽, 레스토랑, 술집이 모여있는 오락시설이 있다.

+7 (921)03 36-660 http://www.bigwood.ru/

호스텔 '쉐리(Sheri)' 아파티티 시

+7(911)060-75-60 http://hostel-sheri.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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