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러시아 도시 탐방… ‘황금의 고리’ 일주

볼가 강, 고대 러시아와의 대면, 가슴을 저미듯 한없이 펼쳐진 교회들... 야로슬라블을 몇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것으로 충분하다!
볼가 강에서 바라본 야로슬라블의 우스펜스키 사원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볼가 강에서 바라본 야로슬라블의 우스펜스키 사원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야로슬라블은 '슬라브 루시', 즉 고대 러시아의 문화와 역사의 독보적 유적들이 보존돼 있는 러시아 고도들, 이들을 관통하는 인기 있는 '졸로토예 콜초(Золотое кольцо, 황금고리)' 관광 노선에 속한다. 야로슬라블 외에도 모스크바 인근의 일곱 개 도시가 황금고리를 형성한다. 세르기예프 포사트, 페레슬라블-잘레스키, 로스토프, 코스트로마, 이바노보, 수즈달, 블라디미르가 여기에 해당한다.

야로슬라블에 가는 방법

모스크바에서 266km 떨어진 야로슬라블은 철도가 잘 발달해 있어 모스크바(야로슬랍스키 역)에서 매일 30회 출발하는 기차로 4시간이면 갈 수 있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는 매일 밤 출발하는 침대기차를 타면 12시간이면 갈 수 있다. 모스크바 중앙버스터미널(지하철 '숄콥스카야' 역)에서 매일 8:30, 12:15, 14:15, 17:30, 23:1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야로슬라블까지 5시간에 갈 수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국내선 여객기를 이용해 갈 수도 있다.

야로슬라블의 중심부는 크지 않아 주요 명소를 걸어서 전부 둘러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관광명소를 굳이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집과 교회가 유서 깊은 건물인 탓이다. 야로슬라블에는 러시아 문학이 상찬한 지방 도시의 고전적인 건축물과 사회주의와 모더니즘 정신이 깃든 소련 시대 건물들이 그다지 크지 않은 지역 안에서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져 있다.

볼가 강변 산책

여기저기 세워진 원형홀(rotunda)을 볼 수 있는 말끔히 단장한 강변산책로는 볼가 강을 따라 거의 3킬로미터나 뻗어 있다. 한쪽으로는 아름다운 건물 전면부들이, 다른 한쪽으로는 그림 같은 강의 경치와 수많은 교회들, 건너편 강둑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신혼부부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로 금요일과 토요일 이곳에 가면 러시아 사람들이 결혼식을 축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코토로슬 강과 볼가 강 합류점
코토로슬 강과 볼가 강 합류점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야로슬라블의 명물인 벽화가 그려진 교회들은 대부분 볼가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강변을 걷다보면 나타나는 여러 교회에 들러 교회 건축양식과 프레스코 벽화, 이콘화를 지칠 때까지 감상할 수 있다.

니콜라 나데인 교회(церковь Николы Надеина, 나로드니 골목, 2a번지)도 꼭 가봐야 한다. 17세기에 세워진 이 교회는 야로슬라블 건축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주었다. 엘리야-티혼 교회(Ильинско-Тихоновская церковь, 볼시스카야 강변로, 5번지)는 로마 신전에 더 가까울 정도로 러시아 건축물로서는 매우 특이한 교회다.

엘리야-티혼 교회 북쪽에 있는 선지자 엘리야 교회
엘리야-티혼 교회 북쪽에 있는 선지자 엘리야 교회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예수승천-성모수태 대성당(Вознесенско-Благовещенский храм, 볼시스카야 강변로, 51번지)은 둥근 양파형 지붕들이 아름답고 장식이 특이하다.

예수성탄 교회(Церковь Рождества Христова, 케드로프 거리, 1번지)

그런 다음에는 여객선 선착장(Речной вокзал, 볼시스카야 강변로, 4번지)에 가봐야 한다. 1970년대 후기 구성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이 흰색 건물은 지어진 시대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 선착장 건물은 물가에 맞붙어 지어져 있어 선창에서 강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볼가 강변로에는 '음악과 시간'이라는 독특한 박물관 건물이 있다. 이곳은 소련 붕괴 후 세워진 최초의 사설 박물관이다. 이곳에서 이름은 이국적이지만, 러시아적 영혼의 소유자 존 그리고리예비치 모스토스랍스키가 오래된 악기, 종, 축음기, 음반, 손풍금, 다리미, 시계, 사모바르 등 자신의 별난 수집품을 방문객 모두에게 소개해준다.

구(舊)시가지

야로슬라블 '구시가지(Старый город)'는 소비노프 거리와 레스푸블리칸스카야 거리 사이에 있다. 이곳은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야트막한 주택들 사이를 느긋하게 걸으며 아늑한 안뜰과 골목길을 둘러보면서 교회와 대로, 흥미로운 경치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18~19세기 건축의 모범 사례를 볼 수 있다. 한쪽으로 조금 떨어진 페르보마이스카야 거리에는 19세기 상업 중심지 고스티니 드보르(Гостиный двор)가 있다. 이런 건축물은 러시아 어디서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라면 볼 수 있었다. 옛날에는 지붕 덮인 회랑형 건물 안에 잘 조직된 시장이 위치해 있었다. 야로슬라블의 고스티니 드보르는 19세기부터 보존돼온 원형홀로 유명하다. 현재 고스티니 드보르 주변 지역은 야로슬라블에서 가장 활기찬 곳 가운데 하나로 도시 생활을 살펴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천 루블 지폐와 함께하는 산책

천 루블 지폐도 독특한 야로슬라블 여행 안내서가 될 수 있다. 이 종이돈을 잘 살펴보면 야로슬라블의 흥미로운 명소 몇 곳이 그 안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천 루블짜리 지폐
천 루블짜리 지폐 (사진제공=Wikipedia.org)

현자 야로슬라프 공후 동상(지폐 앞면)은 야로슬라블의 보고야블렌스카야 광장에 있다. 전설에 따르면 야로슬라프 공이 이곳에서 암곰을 죽인 후 요새 도시를 세우도록 명령했다(그는 도시에 당연히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지폐에 그려진 동상은 1993년에 제막되었다.

이 광장에는 구세주 변용 수도원(Спасо-Преображенский монастырь, 고대 러시아 문학의 대표 작품인 '이고리 원정기'도 바로 이곳에서 발견되었다)으로 들어가는 정문이 있다. 가까이에 있는 '신성한 문(Святые ворота)'으로 나와 뒤를 돌아보면 지폐에 그려진대로 작은 예배당과 자작나무, 작은 다리, 문, 탑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볼가 강을 가로지르는 야로슬라블의 ‘옥탸브리스키’ 다리
볼가 강을 가로지르는 야로슬라블의 '옥탸브리스키' 다리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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