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날 수 있다! 인기몰이 중인 드론 레이싱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일부 괴짜들이나 즐기는 취미였던 드론 레이싱이 2년 만에 수 십 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명실상부한 스포츠 종목으로 변신했다. 러시아에서도 대규모 드론 레이싱 대회가 개최됐으며 러시아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있다.

“셋, 둘, 하나. 출발!”. 그러나 심판의 마지막 구령은 출발 신호에 가려 무색해 졌다. 4대의 드론이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치솟으며 시속 100km 이상의 속력을 내며 레이싱 트랙 위를 날아간다. 드론들은 레이싱 대회의 엠블렘인  ‘Formula Drone’이라고 쓰인 깃발 주위를 돌아 게이트를 통과한 다음 고도를 조정하고 추월하거나 서로 간격을 좁힌다. 지난 6월2일 제1회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가 열린 혁신센터 '스꼴꼬보'(모스크바 근교)의 현장 모습이다.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기자의 옆에는 남자 4명이 앉아 있는데 모두 비디오 안경을 쓰고 리모콘의 레버를 천천히 조작한다.  잠을 자거나 안 보이는 장치로 느긋하게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드론을 조종하는  선수들이다. 카메라에 잡힌 영상이 비디오 안경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빠른 속도로 공기를 가르며 질주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경기 시작 몇 초 후, 드론 한 대가 기둥에 부딪혀 추락한다. 그 드론을 조종하던 선수가 비디오 안경을 벗으며 욕설을 내뱉는다. 드론은 이제 수리해야 한다.

또 하나의 ‘포뮬러 원’

“이 대회는 러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공식 드론 레이싱 대회이며 '포뮬러 원'과도 차이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주최자인 알렉세이 세레브레니코는 기염을 토한다. 드론 레이싱의 현 주소라기보다 잠재력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아직 드론 레이싱은 카레이싱만큼 팬을 불러 모으는 인기 대회는 아니다.

알렉세이 세렙렌니코프.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알렉세이 세렙렌니코프.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대회는 모스크바 인근 스콜코보에서  개최되는 ‘Startup Village’ 회의 기간에 열렸다. 대회가 시작할 즈음 관객들이 별로 없었다. 약 30명의 드론 조종사와 응원하는 팀 몇 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대회가 시작되고 드론의 윙윙하는 소리가 스콜코보 센터 전역을 뒤덮자 사람들이 서서히 몰려들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드론 레이서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드론 조립에 필요한 모든 부품의 가격은 100~300 달러 수준이며 나머지는 상상력과 노력에 달려 있다. 세레브레니코프는 “오늘 경기에 참가한 드론의 90%는 선수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조립했다”고 말한다.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드론 조종사들은 길거리에서 연습한다. 블라디미르 메세랴코프 선수는  “러시아에는 탁 트인 넓은 공간이 아주 많아서 연습하기가 좋다. 여름에는 집 근처의 아무 공원에서나 드론을 띠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이 되면 드론 레이서들은 주차장 지붕에서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국제 경험

메세랴코프 선수는 “서구에서는 약 1년 전에 'Formula Drone'과 비슷한 규모의 드론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으로 드론 레이싱 대회를 'Startup Village'와 같은 행사와 같이 개최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드론 레이싱 대회에 다른 행사들이 일정을 맞춘다”고  말했다.

메세랴코프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2016년 4월 팀을 이끌고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드론 선수권대회 'World Drone Prix'에서 3위를 차지했다. 상금으로 15만 달러를 받았다. 이 정도가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이 아니다. ‘World Drone Prix’ 주최자 중 한 명인 두바이 왕세자 함단 알 막툼은 드론 레이싱 관련 시장의 규모가 2020년 쯤이 되면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상황 및 발전 가능성

러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의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메세랴코프는 “세계에는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레이싱 대회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전문 조종사들이 많지만 나나 다른 러시아 인들에게는 아직 취미에 불과하다. 게다가 상금도 적다. 'Formula Drone'의 상금은 모두 합해봐야 7만 5천루블(114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출처 : 'Formula Drone' 선수권대회 공보실

그러나 주최측은 전국 규모로 열린 이번 레이싱 경기 자체가 이미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확신한다. 전에 드론 레이서들은 스폰서나 파트너 없이 조그만 지역 경기에서만 경쟁했었다. 그러나 제1회 선수권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지금 ‘Formula Drone’은 드론 레이서들 뿐 아니라 드론 설계 및 무인 항공기 관련 신기술 창조를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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