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주목해야 할 러시아 빙상선수 4인

로이터
최근 두 해 동안 러시아에서는 말 그대로 빙상 스포츠 ‘열풍’이 불었다. 전통적인 인기종목인 피겨 스케이팅 말고도 과거 생소하게 여겼던 쇼트트랙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는 소치 올림픽에서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한국 출신 빅토르 안(안현수) 선수의 공이 적지 않다.

한편 이번 시즌에는 파벨 쿨리즈니코프 선수가 세계기록을 거듭 경신하며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Russia포커스가 스피드스케이팅 시즌의 주요 경기를 앞두고 세계선수권과 대륙선수권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세묜 옐리스트라토프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이 고향 땅 서울에서 무릎 통증을 치료하는 사이 세묜 엘리스트라토프가 러시아 대표팀 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25세의 엘리스트라토프는 전혀 새로운 얼굴이 아니다.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말고도 2015년 모스크바 세계쇼트트랙선수권 1,500m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작년 도르드레히트 유럽쇼트트랙선수권에서는 총 6개의 메달을 가져왔다. 이번 시즌 세묜은 500m 기록을 상당히 단축했고 세계선수권 우승을 두 번 거머쥔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를 바짝 뒤쫓으며 아직은 세계랭킹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16 소치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세묜이 종합우승을 거머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파벨 쿨리즈니코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이미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어봤던 17세의 ‘금메달 소년’ 파벨 쿨리즈니코프는 2012년 금지약물인 메틸헥산아민 복용으로 2년 동안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나중에 파벨 본인은 모두 에너지 음료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소치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지만, 심한 우울증과 게임 중독(그는 한 인터뷰에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후 거의 1년 동안 완전히 “컴퓨터에 빠졌다”고 고백했다)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제는 러시아에 진정한 스피드스케이팅 천재가 등장했다고 마침내 단언할 수 있다. 파벨 쿨리즈니코프는 작년 아스타나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헤이렌베인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는 500m 경기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러시아인 중 최초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1년 사이 500m 기록을 두 번 갈아치웠고 역사상 처음으로 34초 안에 들어온 선수가 되었다. 게다가 이것이 그의 한계는 아닌 것 같다. 러시아 공훈코치 보리스 바실콥스키는 “기록을 세웠던 경기에서 파벨은 두 번의 실수를 범했다. 한 번은 스타트 직선주로에서, 두 번째는 코너를 돌면서다. 그건 0.1~0.15초 정도에 해당하는데 스프린트에서는 매우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파벨은 콜롬나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와 서울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명백한 우승 후보자 자리에 처음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모든 경쟁자를 안정적으로 0.2~0.3초씩 따돌리고 있다.

데니스 유스코프

쿨리지니코프가 신이 내린 스프린트 선수라면 데니스 유스코프는 전통적인  세계종합선수권 종목에서 러시아의 큰 희망이다. 2015년 캘거리에서 네덜란드의 위대한 스벤 크라머 선수에게 선두를 양보했던 그지만, 총력을 기울여 베를린 세계종합선수권을 준비하고 있다. 1월 초 민스크에서 열린 유럽종합선수권대회에서 데니스는 3개 종목 중 2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500m와 이미 두 번이나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른 적이 있는 그의 ‘강세 종목’ 1,500m에서였다. 그리고 그저 작은 부상 때문에 10,000m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어 선수권 종합우승을 놓고 겨룰 수 없었다. 콘스탄틴 폴타베츠 러시아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감독은 “이번 시즌 데니스는 이전과는 다른 스피드를 내고 있다. 500m와 1,000m 경기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1,500m 경기가 그에게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유스코프는 세계선수권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선수에게 다른 목표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탈리야 보로니나

러시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보로니나는 아직 주요 국제 경기에서 우승한 경험은 없지만, 올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메달권에 들면서 세계 상위권으로 급부상했다. 캘거리 대회 3,000m 경기에서 3위를 차지했고 다음 단계 대회인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는 5,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결과 보로니나는 월드컵 장거리 순위에서 2위에 랭크되었고 콜롬나와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종목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노릴 만한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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