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러시아 스포츠계 트랜드 여섯 가지

Micah Lawrence from the U.S., Rikke Moller Pedersen of Denmark and Kanako Watanabe of Japan (L-R) swim in the women's 200m breaststroke final at the Aquatics World Championships in Kazan, Russia August 7, 2015.

Micah Lawrence from the U.S., Rikke Moller Pedersen of Denmark and Kanako Watanabe of Japan (L-R) swim in the women's 200m breaststroke final at the Aquatics World Championships in Kazan, Russia August 7, 2015.

Reuters
승리와 스캔들, 귀화... 2015년 러시아 스포츠계 주요 사건

1. 초대형 스포츠 경기의 지방 개최

과거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트르부르크만이 최고 수준의 스포츠 행사 개최를 자랑했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 이후에는 러시아 지방에서도 초대형 스포츠 경기가 열렸다.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초대형 스포츠 행사였다. 첼랴빈스크 세계유도선수권대회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하바롭스크 세계밴디볼선수권대회, 블라디보스토크 국제요트연맹 네이션스컵 그랜드파이널은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열린 별들의 전쟁에 가려 빛을 잃었다.

2016년에는 러시아 지방의 또 다른 스포츠 중심지가 전면에 나선다. 모스크바 주 콜롬나 시에서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복싱 선수 로이 존스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복싱 선수 로이 존스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2. ‘새로운 러시아인들’ - 귀화 선수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귀화 선수들(쇼트트랙의 빅토르 안과 스노보드의 빅 와일드)이 한꺼번에 금메달 5개를 러시아에 안겨준 이후 국가 대표팀에 외국 선수들을 충원하자는 말들이 새로운 힘을 얻었다. 특히,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은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축구에서 러시아는 아직까지 국내 자원 발굴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귀화는 복싱과 종합격투기에서 나왔다. 2015년에 두 명의 미국인이 러시아에 귀화했기 때문이다. 복싱 선수 로이 존스와 종합격투기 선수 제프 몬슨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사례에서는 정치적 요인도 한몫했다. 두 선수가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공감을 공공연하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사진제공=AP)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사진제공=AP)

3. 여자 피겨스케이팅 붐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항상 러시아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1970~80년대는 소련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싱 선수들이 지배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는 러시아 남자 싱글 스케이팅 선수들에 필적할 자가 없었다. 최근 여자 싱글 스케이팅의 최대 성과는 2005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리나 슬루츠카야의 금메달 획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러시아 여자 선수들이 세계 피겨 스케이팅을 주름잡고 있다. 2015년 상하이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옐리자베타 툭타미셰바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재능 있는 여자 선수들이 기라성처럼 러시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옐레나 라디오노바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안나 포고릴라야는 모두 언제든 최고 수준의 연기를 선보일 준비가 돼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주인공들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도 엄청난 경쟁 속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은 바 있다.

FIFA 위기 (사진제공-AP)FIFA 위기 (사진제공-AP)

4. FIFA 위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아직 영향 끼치지 않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는 경기장 건설 기한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불거진 스캔들 속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은 러시아가 2018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받고 있는 압박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러시아 월드컵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언론에서 주기적으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계를 강타한 폭풍에도 러시아 월드컵은 아직까지 암초를 피할 수 있었다. 관리들이 경기장 건설 기한 준수를 보고하고 있고 지난 7월에는 러시아 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추점 행사가 열렸고, 9월에는 월드컵 시작을 1,000일 앞두고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로타르 마테우스, 지안루카 잠브로타, 페르난도 이에로 등 1990년대 축구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꾸로 가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설치됐다.

안드레이 키릴렌코 (사진제공=AP)안드레이 키릴렌코 (사진제공=AP)

5. 농구계의 몰락과 키릴렌코 신임 회장 취임

2015년 러시아 농구계 상황은 좋지 않았다. 농구연맹 지도부 내 두 계파의 대립 속에서는 결정 채택이 거의 불가능했다. 무정부 상태는 대표팀 성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남녀 대표팀 모두 올 여름 유로바스켓 대회에서 참패하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이런 난맥상 속에서 지난 7월 러시아농구연맹은 불투명한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자격을 정지당했다.

하지만 러시아 농구계는 밑바닥을 치고 난 뒤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농구연맹 신임 회장에 취임한 미국 프로농구 스타 출신의 안드레이 키릴렌코는 타협적인 인물로 연맹 운영 시스템에 질서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 농구연맹의 자격 정지는 지난 11월 해제됐다.

세르게이 수밴코프 (서진제공=리아 노보스티)세르게이 수밴코프 (서진제공=리아 노보스티)

6. 상처 입은 육상계

2015년은 러시아 육상계에도 힘겨운 시간이었다. 농구계 위기와 달리 육상계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2015년 러시아 육상계에 닥친 위기는 러시아의 많은 육상 선수가 금지약물을 체계적으로 복용했다고 폭로한 독일 공영방송 ARD의 다큐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러시아 반도핑기구 루사다(РУСАДА)가 자체 조사에 착수했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몇 명을 비롯한 러시아 경보 대표팀 선수단 거의 전원이 자격을 정지당했다. 최고 선수들을 잃은 러시아 육상 대표팀은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금메달 두 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 11월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당국이 육상 선수들의 도핑 양성 반응을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큰 반향을 낳은 WADA 보고서에 따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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