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상하이 피겨 세계선수권대회, 러 툭타미셰바 금, 라디오노바 동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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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피겨 대표팀은 소치 올림픽 때 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자 선수들만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 옐레나 라디오노바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18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의 선전은 수년 동안 자신을 희생하며 기울인 노력의 산물일 뿐 아니라 알렉세이 미신 코치의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년 전 툭타미셰바가 누가 봐도 부진한 연기를 할 때(그 때문에 그녀는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모두들 미신 코치에게 툭타미셰바 말고 다른 선수들 훈련에 집중하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었다. 하지만 그녀를 비판하던 이들은 지난 가을 툭타미셰바가 예전의 기량을 되찾자 할 말이 없어졌다.

툭타미셰바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파이널에서 우승한 직후인 작년 12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트리플 악셀 뛰기가 겁나요. 이론상으로는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잘 알아요. 하지만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전혀 다르죠. 심각한 부상을 입을 위험이 크고요... "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중순 바바리안 오픈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 트리플 악셀을 포함시켰다. 이 대회에서 그녀는 트리플 악셀에는 성공했으나 착지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더 성공적인 경기를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 툭타미셰바는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하며 경쟁자들을 완전히 따돌렸다. 쇼트프로그램 후 그녀와 2위 선수의 격차는 8점 이상 벌어져 있었다. 툭타미셰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이 모든 요소를 수행해 마리아 부티르스카야와 이리나 슬루츠코이의 뒤를 이어 러시아 역사상 세 번째 여자 개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겁 없이 승승장구하던 16세 안나 포고릴리야(2014년 일본 사이타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매우 훌륭한 연기를 보이며 4위에 올랐다)는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성장의 벽에 부딪혔다. 포고릴리야는 쇼트프로그램에서부터 두 번 실수했다. 게다가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더욱 눈에 띄는 실수 연발이었다. 러시아의 또 다른 기대주 16세 라디오노바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너무나 많은 실수를 했다. 하지만 라디오노바의 경우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확보한 점수가 충분해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도 동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다.

패어 경기, 유럽 선수들 중에선 최고

페어 부문 수상자 명단에 러시아팀이 오르지 않은 것은 2008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올림픽에서 두 번 금메달을 차지한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는 부상을 치료하느라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림픽 우승팀인 크세니야 스톨보바-표도르 클리모프도 가능한한 빨리 구성 요소들을 어렵게 만들며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그래서 베테랑인 가와구치 유코-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만 러시아를 대표해 힘겹게 분투했다. 타마라 모스크비나 코치의 지도를 받는 가와구치 유코-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는 메달권에 근접했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수행하다가 세 번 실수해 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카와구치-스미르노프가 상하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유럽 페어 중에서는 최고였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이제 막 시니어 무대에 선 예브게니아 타라소바-블라디미르 모로조프가 유럽 출신 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두 번의 실패

개인전에 출전한 남자 선수들은 부진했다. 막심 콥툰은 쇼트프로그램에서부터 이미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 (16위) 세르게이 보로노프는 경기 첫날에는 정확한 연기를 선보였지만(4위) 두 번째 날 실수투성이였다. 이로써 러시아는 자국 선수 3명의 다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쇼트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한 결과 콥툰은 7위에, 보로노프는 13위에 그쳤다. "오늘날 러시아 싱글 피겨는 기술적 난이도를 최우선시했던 시절에 이뤄낸 것들의 유산이다. 지금도 그것을 잊으면 안 되겠지만 오늘날의 최고 선수들을 보라. 그들은 다른 요소들은 물론이고 얼음판 위에서 진정 즐길 줄 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선수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러시아의 유명 피겨 코치인 예브게니 루카비친이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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