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1년 후 러시아 올림픽 영웅들의 모습

알렉산드르 줍코프 (사진제공=블라디미르 아스타프코비치/리아 노보스티)

알렉산드르 줍코프 (사진제공=블라디미르 아스타프코비치/리아 노보스티)

Russia포커스가 소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지난 1년을 취재해 보았다.

알렉산드르 줍코프: 기수의 저주

오랫동안 러시아 올림픽 기수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런데 러시아 대표팀의 기수였던 봅슬레이 선수 알렉산드르 줍코프는 소치에서 기수의 저주를 깨며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39세의 줍코프 선수는 올림픽 이후 선수로서의 명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은퇴를 결심했다. 그런데 이미 올림픽 후이긴 했으나, 불길한 징조가 줍코프를 덮쳤다. 먼저 5월에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줍코프의 차를 때려 부수고 줍코프가 이를 저지하려 하자 그도 폭행했다. 가을에는 시끄러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은퇴 후 대표팀 코치 자리를 기대했으나, 청소년 팀의 코치 자리를 제안받은 줍코프가 불만을 표했고 이를 두고 굴욕적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10월에는 그의 딸인 18세 엘리자베타가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에서 퇴출당했다. 대표팀 지도부는 엘리자베타가 독일 대표팀으로 옮기려 계획했다는 의혹을 두고 있다. 그 외에도 팀용으로 그녀에게 넘겨줬던 스켈레톤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줍코프 가족은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불운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알렉산드르 줍코프의 코치 경력은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를 맞고 있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사진제공=블라디미르 페스냐/리아 노보스티)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사진제공=블라디미르 페스냐/리아 노보스티)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올림포스 산에서 추락

어린 나이에 소치에서 인기몰이를 한 율리야 리프니츠카야에게 올림픽에서의 황홀했던 승리는 진짜 악몽으로 돌아왔다. 16세 소녀 리프니츠카야는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포스트 올림픽 시즌을 망쳤다. 리프니츠카야의 팬들을 그녀가 더 성장하기를 바랐지만, 결국 실망뿐이었다.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줄리엣으로 분한 리프니츠카야가 그랑프리 경기에서 저지른 큰 실수들로 얼룩졌다. 지난 11월 여론의 큰 반발을 산 베이징 경기 시상식에 불참 건만 보더라도 이 어린 선수가 심리 제어를 잘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치 올림픽 이후 리프니츠카야를 따라다니는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팀 내 다른 선수들과 갈등이 있었고 코치를 바꾸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긴장된 분위기는 분명 리프니츠카야에게 영향을 미쳤다. 리프니츠카야는 1월에 치러진 러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9위에 그쳤고 유럽 선수권의 러시아 대표팀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리프니츠카야는 그토록 불운한 경기를 치른 후 시즌 활동을 예정보다 일찍 접기로 했다.

빅토르 안 (사진제공=막심 보도그비드/리아 노보스티)
빅토르 안 (사진제공=막심 보도그비드/리아 노보스티)

빅토르 안: 앞으로 오로지 러시아

한국에서 귀화한 빅토르 안의 삶은 올림픽 이후에 크게 바뀌지 않았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금 3, 동 1)을 목에 건 빅토르 안은 이미 4년째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 러시아어도 그럭저럭 하며 추위라든가 끝없는 모스크바의 도로 정체 같은 현지 상황에도 적응했다. 관료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빅토르 안은 모든 행사에서 초대하고 싶어하는 손님이었다) 이 유명한 쇼트트랙의 달인은 바뀌지 않았다. 기자들과의 수많은 대담에서도 눈에 띄게 몹시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향후 모든 인생 계획을 오직 러시아와의 관계 속에만 설계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빅토르 안은 새 고국에서 올림픽 후 정부로부터 선물 받은 집에 아내인 나리 씨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스포츠 선수로서의 주요 목표는 오는 3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라고 본다. 이때 러시아의 팬들은 바로 빅토르 안 선수의 경기를 보러 갈 텐데 그는 이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로만 페투시코프 (사진제공=콘스탄틴 잘라보프/리아 노보스티)
로만 페투시코프 (사진제공=콘스탄틴 잘라보프/리아 노보스티)

로만 페투시코프: 패럴림픽의 슈퍼히어로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는 점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룬 것이 런던 패럴림픽이었다면 소치 동계 패럴림픽은 이러한 경향에 못을 박았다. 소치에서 열린 이 '초인들의 경기'는 본 올림픽의 미미한 그늘에 절대 가려져 있지 않았다. 러시아 대표팀에는 러시아의 슈퍼히어로도 있었다. 스키 및 바이애슬론 선수인 로만 페투시코프가 거의 불가능한 것을 현실로 만들었다. 패럴림픽 6관왕이 된 것이다. 그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병원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길에서 트럭에 치인 후 입원해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가 회복할 거라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 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그는 시상대에 두 차례 올라갔다. 절단 수술을 받은 이 36세의 선수는 소치에서 절대적인 우승 횟수 기록을 세웠다. 페투시코프는 9년 전 일어난 사고가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고백한다. 현재 그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이들의 스포츠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원정 경기를 통해 동기부여도 한다. 지난 1월 그는 미국 위스콘신 주 케이블에서 열린 세계 노르딕 스키 선수권(Cable-2015)에 참여했지만,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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